코로나19, 그것은 이제 두려운 일상이면서 인류의 제일공안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에 인류는 하루하루 무너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내가 너를 무너뜨리고 다시 네가 나를 무너뜨리며 하루하루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공업의 시절. 이 거짓말 같은 시절을 어떻게 지나가야 할까.    

하 수상한 시절에서 그래도 다시 봄을 본다. 돌아온 꽃들과 훈훈한 바람으로 하루하루가 새롭다. 달라진 아침과 저녁, 노을의 온도, 하늘의 빛깔까지 하나하나가 새롭기 그지없다. 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좋은 시절이다. 하지만 오늘의 우리는 그럴 수 없다.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고, 멀찍이 걸어야 하고, 손을 내밀 수도 잡아줄 수도 없다. 우리는 결코 좋은 시절일 수 없다. 거짓말 같은 주검들, 거짓말 같은 죽음 옆에서 거짓말처럼 하루를 살아야 한다. 오늘도 우리는 거짓말 같은 하루를 산다. 좀처럼 내일은 보이지 않는다. 내일이 보이지 않는 오늘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공부할 수 있는 기회다.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고 했다. 어차피 닥친 어려움이라면 ‘곤란함’으로 함께 공부하는 것이다. 함께 있어도 함께할 수 없는 오늘. 우리는 더욱 더 우리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가 되지 못하고 너와 나에만 머문다면 우리는 이 공업의 시절을 여법하게 지나가지 못할 것이다.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는 대신 서로의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고, 손을 잡을 수 없는 대신 서로의 눈에서 위로와 안부를 묻는 것이다. 멀찍이 걸어야 하는 만큼 서로에게 더욱 노심초사하는 것이다. 한 말씀 가슴에 새기며 이 봄을 함께 지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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