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자들 “독특한 형태” 주목
연꽃무늬 새겨진 벽돌 등 출토

방글라데시에서 발견된 1200년 전 사찰터 모습.

방글라데시 쿨나(Khulna)주와 바리살(Barisal)주 당국 고고학부가 1200년 된 불교 사찰 터를 발견, 발굴 작업에 착수했다고 '부디스트도어(Buddhist door)' 등 외신 매체가 3월 27일 보도했다.

지역 당국 고고학부는 쿨나주 제소르(Jessore)구 케쉬브푸르(Kheshbpur) 지역에서 9~11세기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2개 사찰 터를 발견해 지난 1월 22일 발굴 작업에 착수했다. 발굴팀의 총 책임자인 아프로자 칸 미타(Afroza Khan Mita)는 “남서부 방글라데시에서 이런 종류의 구조물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심지어 서벵골(Bengal, 원래 인도 북동부의 한 주(州)였으나, 현재 일부는 방글라데시 영토에 속함) 남부 지역에서도 이 같은 발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명한 인도 고고학자 아룬 낙(Arun Nag)도 “이번 발견은 방글라데시 고고학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그것은 ‘바랏 바야나’(케쉬브루프에 있는 고고학 유적지) 발견 이후 벵갈 남부 지역에서 발견된 두 번째 사원”이라고 ‘다카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고고학자 낙은 또 “이 고대 건축물은 방글라데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독특한 특징이 있다”며 “모든 건축물이 발굴되면 방글라데시의 고고학사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고고학자들은 “사찰터의 폐허에서 발견된 특징 중 일부가 방글라데시에 있는 다른 불교 유적지와는 매우 다른 형식을 나타낸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남아시아 불교 유적 양식과 비슷한지 등을 알아보는 심층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고고학부의 보조 연구원인 우르밀라 하스낫(Urmila Hasnat)은 “이 터에서 우리는 무늬가 새겨진 테라코타 벽돌, 점토 항아리 파편 등을 발견했다”며 “이것들에는 연꽃 무늬나 기하학적 모양이 새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석회와 모래로 만들어진 스투코(stucco), 항아리 등도 발견됐다”며 “이는 오직 7~11세기 불교 사원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라고도 덧붙였다.

지역 일간지 ‘프로톰 알로’(the Prothom Alo)에 따르면, 당초 이 사찰 터는 망고나무 숲이었다. 1988년 폭풍이 몰아쳐 망고나무들이 무너지자 당시 토지 소유자가 바나나 나무를 심으려고 땅을 파던 중 벽돌 장벽이 발견된 바 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이 소식은 지역 거주민 사이에서만 회자됐고,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로부터 30년 후인 지난해 11월, 현 토지 소유자인 기지아 술타나와 그의 남편 모스타파 모랄은 다시 망고나무를 심기 위해 더 깊게 땅을 파기 시작했다. 이때 거대한 빨간 벽돌 구조물이 드러났고, 지역 당국 고고학부에 신고 돼 마침내 올해 1월 발굴 작업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발굴 작업은 1~3월 내내 진행되다 현재는 우기로 인해 중단된 상황이다. 지역 당국은 “우기가 끝나자마자 다시 작업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현 객원기자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