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정 예고… 조선 사찰공간 변화 보여줘

조계종 제24교구 선운사 만세루 전경

조계종 제24교구본사 선운사 만세루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승격·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전북 고창군에 있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3선운사 만세루를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선운사 만세루는 1620(광해군 12)에 대양루로 지어졌다가 화재로 소실된 것을 1752(영조 28)에 다시 지은 전각이다. 정면 9, 옆면 2칸 규모의 익공계 단층건물이며, 맞배지붕으로 현재까지 잘 보존돼 있다.

처음에는 중층 누각구조로 지었으나 재건하면서 현재와 같은 단층 건물로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누각을 불전의 연장 공간으로 꾸미려는 조선 후기 사찰공간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만세루의 특징은 사찰 누각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정면 9칸이라는 점이다. 현존하는 사찰 누각은 대체로 정면 3칸이 주류이고, 5칸이나 7칸 규모도 있으나, 만세루처럼 9칸 규모는 흔치 않다.

만세루 가운데 3칸은 앞뒤 외곽기둥 위에 대들보를 걸었고, 좌우 각 3칸에는 가운데에 각각 높은 기둥을 세워 양쪽에 맞보를 거는 방식을 취했다. 하나의 건물 안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보를 걸어 구조의 안전을 꾀하면서 누각의 중앙 공간을 강조한 특징이 있다.

문화재청은 선운사 만세루는 조선 후기 불교사원의 누각건물이 시대 흐름과 기능에 맞추어 그 구조를 적절하게 변용한 뛰어난 사례라면서 동시에 구조적으로 독창성 가득한 건축을 만들어 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고 지정의 이유를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선운사 만세루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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