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내륙 산속서… 진언·불경 암각도

암벽에 새겨진 마애석불군의 일부. 사진출처=신화통신

동부티베트 산속에서 대규모 마애불이 발견됐다. 3월 20일, 중국의 ‘신화통신’과 ‘AFP 뉴스’ 등은 600년 넘게 숨어있던 마애불들을 특별 보도했다.

마애불이 발견된 곳은 동부티베트 내륙인 캄 지역, 쎄르쓜현(現 스촨성 간즈 장족 자치주) 쩨다 지구에 소재한 산이다. 이번 발견은 해당 지구에 있는 마다사원의 제보로 이뤄졌다. 베이징 고궁박물원 티베트불교 문물연구소의 뤄원화 소장은 “2017년 연구소의 조사팀이 마다사원의 벽화를 조사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 스님이 ‘산 위에 벽화와 동시대의 마애불들이 있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조사팀은 현지조사를 통해 대규모 암벽이 늘어선 산기슭에서 다양한 마애불들을 발견했다. 산기슭에서 시작한 마애불들은 거의 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조성됐다. 주로 불보살을 중심으로 조사상이나 불탑 등의 도상이 발견됐다. 마애불들은 대부분 음각선화로 새겨졌으며, 일부는 얕은 부조로 조성됐다. 마애불 외에 진언이나 불경을 암각한 것도 발견됐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발견으로 꼽히는 것은 불족석으로 추정되는 암각화와 고대 티베트 비문이다. “불족석은 높이 최대 2미터, 최대 폭 미터로 이렇게 거대한 불족석은 티베트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작례”라고 조사팀은 말했다. 특히 산 정상 부근의 동굴에서 우연히 발견된 고대 티베트 비문은 버터기름을 도포하는 티베트 특유의 풍화방지책으로 보존돼 있었다. 그러나 훼손이 심해 비문을 판독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뤄원화 소장은 “마다사원 측의 자료에는 사찰을 중창한 15세기에 중창을 기념해 마애불을 새겼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비문의 발견으로 훨씬 이전 시대부터 마애불이 조성됐을 것을 추정된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다사원의 빨댄 스님은 “불족석에 대해서는 사원의 창건주였던 빨댄따시 대사의 발자국이라는 전설이 있어 보존에 신경 쓰고 있었다. 다른 지역에선 찾아볼 수 없다는 말에 놀랐다”고 전했다. 한편 마다사원에서도 이번 조사를 통해 15세기에 조성된 불상과 불화가 대거 발견됐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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