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치현 후쿠콘지 주지스님
‘다이구 화상의 1문1답’ 인기
말 못할 개인적 고민 돕고자
유튜브로 대중과 소통 나서
소년부터 노인까지 질문해와

최근 SNS와 유튜브를 이용한 다양한 방법의 포교활동이 주목받는 가운데, 일본에서 2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스님의 유튜브 채널이 화제다. 3월 19일 일본의 ‘아키타 사키가케 신보’ ‘마이도나 뉴스’ 등은 유튜브 채널 ‘다이구 화상의 1문1답’을 집중 조명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다이구 겐쇼 스님(大愚元勝, 48)은 아이치현(愛知?)의 유서 깊은 사찰인 후쿠곤지(福嚴寺) 31대 주지다. 후쿠곤지는 15세기 말에 창건된 조동종 사찰로, 지역신앙의 중심지로 이름 높다.

다이구 스님이 유튜브를 시작하기까지의 경력은 매우 다채롭다. 사찰의 후계자로 태어나 3살부터 불경과 종무를 익히기 시작했다. 이른 나이에 자의가 아닌 출가생활을 시작한 스님은 “결국 이대로 스님으로 살고 싶지 않아 절에서 도망쳐 방랑했다”고 말했다.

사찰 밖에서의 스님은 우여곡절을 겪은 후 32세에 창업, 불교를 이념으로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 이때 쌓인 부채 1억 엔을 5년 만에 모두 변제하는 등 실업가로서도의 실력도 상당하다. 현재 스님은 카라테 사범, 테라피스트, 사장, 교육자 등의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38세가 되어서야 다시 사찰로 돌아와 출가자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 스님은 자신이 쌓은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바탕으로 포교와 교화에 앞장서고 있다.

1문 1답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이구 스님. 사진출처=사키카케 신보

다이구 스님은 1문1답이라는 콘텐츠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지금은 직접 상담을 하는 경우는 없지만, 예전엔 한밤중이라도 고민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 7~8년 전 어느 보살님이 ‘방황하는 딸로 가정이 붕괴 직전’이라며 상담을 요청한적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스님은 “보살님의 설득으로 딸이 절에 찾아와 3자 대면을 하던 날, 그 딸은 내가 보는 앞에서 손목을 그어 자해했다. 너무나 충격이었다. 그때 ‘이 세상엔 남에게 말도 못하고 깊이 고뇌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라고 실감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방법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스님은 고민 끝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스님은 “재적사찰이 있다 해도, 가볍게 주지스님을 만나 상담을 하기는 어렵다. 또 스님과 이야기하고 싶어도 얼굴이나 이름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거기에서 익명이 가능한 유튜브를 생각해냈다”고 설명했다. 또 유튜브가 가진 기능에 기대한 점도 있었다. “유튜브는 짧은 시간에,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가능성이 가득한 매체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현재는 80세부터 11세의 소년까지 질문을 해온다”고 스님은 전했다.

주위에 선전 없이 시작한 유튜브는 어느 순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스님은 “특별히 넓히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세상에 이 내용이 필요하지 않다면 금방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양한 연령에서 채널을 구독해 놀랐다”며 웃어 보였다. 현재 스님의 유튜브 채널은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독하고 있다. 해외 구독자들 가운데 외국어로 스님의 영상에 자막을 달면서 세계 각국의 구독자들도 늘고 있다. 한국어 자막이 달린 영상도 있다.

스님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사찰은 ‘더욱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지혜와, 마음이 기댈 수 있는 장소’로 지역사회 속에 뛰어 들어야 한다”며 더욱 다양하고 진지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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