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사람들

 

손가락이
세 개
네 개, 다섯 개

그저께는
온통 깜깜한 밤하늘
오늘은 별이 총총한 밤하늘

손가락이 세 개든 네 개든
손가락 쫙 펴고,
하늘 향해 기도하는 사람들

그 분들 은혜로
지금
우리가 있을까

 

*까잘만, 싸이말루이 따쉬

싸이말루이 따쉬의 특징적인 암각화다. 큰 반달 모자 같은 것을 머리에 쓰고, 손에 북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샤먼일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손가락이 3개나 4개다. 보통사람과 다른, 특별한 신분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다.
샤먼의 옆에 있는, 두 팔을 위로 들어 올린 사람은 샤먼의 도움으로 기도하는 사람인 듯하다. 이 사람의 머리 위에 있는 반원형의 그림은 미완성인 것처럼 보이지만, 잘 보면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표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북을 들고 기도하는 샤먼들의 머리 위에 있는 반달 모양은, 칠흑 같이 어두운 밤하늘, 또는 기도 성취를 위해, 한 점의 빈틈도 없이 간절하게 기도하는, 깊은 마음을 표현했다고 생각하고 싶다.
고대인들의 삶에서, 인간의 노력으로 어쩌지 못하는, 한계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도하는 일은 매우 절실한 일이었을 것이다. 오늘날에도 형식과 모양은 다를지라도 기도하며 살아가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요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상한 감기는 모든 사람들을 고통의 늪에 빠지게 하고 있다. 어서 빨리 원인을 찾아내고 처방이 나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먼 옛날 옛적에 밤하늘을 바라보며 정성으로 기도했을 그분들의 염려와 기도 덕분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 분들이 무척 가깝고 고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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