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윌버의 통합명상

켄 윌버 지음/김명권, 김혜옥, 박윤정 옮김/김영사 펴냄/1만 5800원

성장과 깨달음의 두 날개

이 책은 깨어남과 성장의 길을 결합하는 제3의 길을 처음으로 제시하며, 진정한 삶의 길을 모색한다. 이는 5단계의 깨달음에 대한 동양의 가르침과 서구의 인간 발달 8단계 모델을 결합하여, 인간 진화의 완전한 경로를 묘사한 최초의 시스템이다. 이 방식을 통해 일터, 인간관계, 예술 창조, 자녀양육, 새로운 과정의 학습, 스포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성숙한 수준의 발달과 깨달음과 같은 몰입상태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우선 켄 윌버는 ‘성장의 길’을 발달심리학자들이 발견한 인간의 발달 단계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매슬로, 피아제, 뢰빙거 등이 제시한 여러 가지 발달 모델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거나,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가치들을 8~9개의 범주로 구분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길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이 구축해 온 사회·문화적 형태와 정신적 구조를 모두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각 개인 또는 사회가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지를 쉽게 가늠할 수 있다.

효과적 명상법과 포괄적 통찰이 결합한

‘통합 마음챙김’ 안내서

“성장하는 동시에 깨어나라!”

마음챙김 명상의 가장 혁신적인 해석

인간의 발달을 연구하는 현대의 다양한 학파들은 거의 모두 이 분류 방식에 합의하고 있다. 이 수준/단계들은 역사적으로나 진화적으로 한 번에 하나씩 생겨났다. 하나의 단계가 생겨나 형태를 갖추고 존재하면, 이후의 모든 개개인이 이 단계를 경험했다. 또 인간 존재와 의식의 퇴적물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이 단계들은 처음에 생겨난 순서 그대로 고고학적 지층을 형성했다.

진화의 8가지 주요 단계의 사람들은 정말로 그 단계에서 그들만의 세상을 살아간다. 각자의 단계에 따라 서로 다른 현상을 보고, 다른 욕구와 충동을 지니고, 다른 가치를 믿는다. 다른 유형의 정체성을 갖고, 정의에 대한 생각과 도덕관념, 진리나 궁극적 실재라고 여기는 것도 다르다. 이 통합적 개괄을 활용하면 자신이 보통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통합적 개괄을 통해 자신의 단계를 파악한 후에는 마음챙김으로 이 단계에 초점을 맞춘다. 이 단계를 충분히 알아차리고 하나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또한, 켄 윌버는 모든 문화에서 공통적으로 ‘5단계의 깨어남의 길’이 나타난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잠에서 깨어 있는 일상의 거친(gross) 상태’ ‘잠에 얕게 든 정묘한(subtle) 상태’ ‘깊은 잠에 든 원인(causal) 상태’ 그리고 ‘텅 빈 주시(look)의 상태인 투리야(Turiya)’와 ‘순수한 비이원적 합일 상태인 투리야티타(Turiyatita)’로 구성된다.

이 단계들은 각각 ‘성장의 길’의 8단계와 대응할 수 있는데, 이러한 통합적 접근법을 통해 두 길에서 가능한 최고의 경지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 켄 윌버의 목표이다.

성장의 길과는 대조적으로 깨어남의 길들은 모두 4~5가지의 자연스러운 주요 의식 상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이 상태들은 다양한 형태로 전 세계에 존재한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깨어 있는 상태와 꿈의 상태, 꿈 없는 깊은 상태, 텅 빈 주시의 상태, 순수한 비이원이나 합일의 상태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 상태들이 명상의 단계들이 되면, 이것들을 흔히 각각 ‘거친(gross) 상태’ ‘정묘(subtle)한 상태’ ‘깊은 정묘 상태나 원인(causal) 상태’ 투리야(turiya), 투리야티타(turiyatita)라고 부른다. 이런 상태들은 힌두교의 베단타 학파와 시바파, 금강승 불교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신플라톤주의나 수피즘, 카발라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다중지능과 통합 마음챙김 명상

‘통합 마음챙김 명상’은 삶의 전반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연구는 인간에게 십여 개 이상의 ‘다양한 지능’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면서 감성지능, 도덕지능, 대인관계지능, 예술지능, 신체 또는 운동감각지능, 나아가 영성지능 등 지능의 다양한 범주화가 이루어졌다. 켄 윌버가 구분한 ‘성장의 길’과 ‘깨달음의 길’은 각각의 지능에 적용된다. 각 지능의 ‘구조’와 ‘상태’를 동시에 파악함으로써 완성으로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것이다. 이때 각 지능의 구조와 상태를 파악하는, 자각과 관찰의 도구로써 ‘통합 마음챙김 명상’이 사용된다.

오랫동안 우리는 인지지능(cognitive intelligence)이라는 한 가지 지능만 갖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아주 중요하다고 여기는 IQ 검사로 인지지능을 측정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연구자들은 인간에게 실제로 십여 개 이상의 다양한 다중지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실제로 인지지능 외에도 감성지능과 도덕지능, 대인관계지능, 음악지능, 심미적 혹은 예술적 지능, 신체적 또는 운동감각 지능 등을 갖고 있다. 덕분에 지금은 그 만큼 다양한 다중지능 혹은 발달 라인들이 존재하게 되었고, 이 라인들 모두 앞에서 개괄한 6~8개의 주요 발달 단계들을 통해 성장하고 발달한다. 같은 단계들에서도 다양한 라인들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각각의 지능들은 진정한 자기와 지고의 정체성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영역 혹은 발달 라인이나 흐름이다. 마음챙김 수행의 통합적 측면은 라인들을 발견하고 일깨우고 활성화시켜서 이것들이 성장하고 발달하게 해준다. 그래서 마음챙김 수행을 계속하면,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삶에서 사용하는 모든 주요 라인들의 수준이 최대한 높고 완전하게 발달한다. 이로써 자아실현(Self-Realization)의 범위와 빛도 점점 커진다.

‘통합 마음챙김 명상’은 ‘성장의 길’에서 밝혀진 의식의 구조를 척도로 삼아, ‘깨어남의 길’의 방법론인 마음챙김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발달 단계와 다중지능이 대체 어느 수준과 상태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입체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켄 윌버는 매슬로, 피아제, 오로빈도, 그레이브스, 뢰빙거 등이 연구한 다양한 발달 이론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통합심리도’를 제공하여 독자 스스로 자신의 통합심리도를 그리고,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전체 지도에서 내가 현재 어디쯤 어떤 상태로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와 세상을 만나게 한다. 자신의 ‘의식의 구조’와 함께 ‘의식의 상태’를 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켄 윌버는 인류 정신의 성장과 발달에 대한 혁신적인 ‘통합이론(Integral Theory)’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사상가이자 수행자이다. 켄 윌버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인류가 쌓아 놓은 보편적 지혜와 첨단 과학지식을 하나의 모델로 통합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의료 등 실로 생활 곳곳에서 자신의 통합 모델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저자 켄 윌버는?

23세에 쓴 첫 저서 〈의식의 스펙트럼〉은 인간의식 연구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놓은 책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20여 권의 저서를 통해 심리학과 철학, 인류학, 동서양의 신비사상, 포스트모더니즘 등을 총망라하여 인간 의식의 발달과 진화에 대한 통합이론을 제시했고, 이러한 업적은 프로이트나 융, 윌리엄 제임스의 업적에 비견되기도 한다. 선불교와 티베트 불교의 수행법을 오랫동안 실천해온 수행자이기도 한 그는 통합이론과 수행법을 연구하는 통합연구소(Integral Institute)를 설립 및 주도한다.

저서로는 〈켄 윌버의 통합비전〉 〈모든 것의 역사〉 〈의식의 스펙트럼〉 〈무경계〉 〈에덴을 넘어〉 〈아이 투 아이〉 〈켄 윌버의 통합심리학〉 〈켄 윌버의 일기〉 〈모든 것의 이론〉 〈성, 생태, 영성〉 〈켄 윌버, 진실 없는 진실의 시대〉 〈내일의 종교(근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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