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문화재硏·문화재청, ‘대형불화 조사 보고서’ 발간
?
청곡사·법주사 등 7점 조사해
원형 자료·세부 도판 등 망라
분광분석 통해 염색재료 분석
올해엔 칠장사 괘불탱 등 조사

보물 제1270호 은해사 괘불탱. 조사를 통해 바탕재가 18세기 괘불탱 중 유일하게 56.6∼67.2㎝ 넓이의 특수 비단인 ‘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보·보물급 괘불탱을 과학적으로 정밀조사한 보고서가 발간됐다. 

성보문화재연구원(원장 현문)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2015년부터 10개년간의 계획으로 진행하고 있는 ‘대형불화 정밀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한 해 동안 7건의 대형불화를 조사했으며, 이에 대한 성과를 담은 〈대형불화 정밀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대형불화, 일명 괘불탱은 야외에서 봉행되는 영산재(靈山齋), 수륙재(水陸齋) 등 대규모 불교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불화다. 10여m가 넘는 웅장한 크기와 화려한 색채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유·무형의 독창적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성보문화재다.

하지만 괘불탱은 궤에 넣어 보관하는 특성상 보존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고, 잘못된 보수·보존으로 2차 훼손이 발생할 수 있어 장기적 보존을 위한 원형 기록은 필수다.

이 같은 이유로 성보문화재연구원과 문화재청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동안 ‘대형불화 정밀조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에는 조계종 총무원과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협업 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청곡사 영산회 괘불탱(국보 제302호) △법주사 괘불탱(보물 제1259호) △개심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제1264호) △은해사 괘불탱(보물 제1270호) △예천 용문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제1445호) △안동 봉정사 영산회 괘불도(보물 제1642호) △김천 계림사 괘불도(비지정) 등 총 7건의 대형불화를 조사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7건의 대형불화를 정밀 실측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와 채색 정보, 세부 도판, 관련 유물 등에 대한 원형 자료 및 보존 현황 정보 등 종합 조사 결과를 담아냈다. 

특히 자외선-가시광선 반사 분광 분석을 이용한 염색 재료 분석, 보존 환경 개선을 위한 미생물 조사, 채색 기법 연구를 통한 제작 방법과 전통 안료(물감) 사용 방식 검증 등 새롭게 시도한 분석 결과를 처음으로 수록했다.

새로운 분석 기법을 통해 괘불탱 재료와 안료 등을 확인한 것은 주요한 성과로 꼽힌다. 실제 조사를 통해 보물 제1270호 은해사 괘불탱의 바탕재가 18세기 괘불탱 중 유일하게 56.6∼67.2㎝ 넓이의 특수 비단인 ‘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초’는 누에고치에서 뽑은 가늘고 굵기가 비교적 일정한 실로 제직한 평직의 비단 직물로 치밀하지 않게 제직해 직물이 얇고 투명하다. 고려·조선시대에는 복식뿐만 아니라 회화의 바탕재로 사용됐다. 

보물 제1445호 예천 용문사 영산회 괘불탱에서 화면 장식을 위해 은박을 사용했다는 점이 확인됐으며, 보물 제1259호 법주사 괘불탱에 남아 있는 유소(流蘇, 깃발이나 가마 등에 갖가지 실로 매듭짓고 꼬아서 다는 장식)로 괘불탱 장황의 장식사례가 새롭게 조사됐다. 

문화재청은 “대형불화를 과학적으로 보존하고 복원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성보문화재연구원과 함께 2015년부터 조사사업을 진행하고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면서 “보고서는 일반 공개를 통해 학술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에는 국보 제296호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 등 7건을 대상으로 한 정밀 조사를 실시한 후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는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