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춘천博 비편 접합 조사
9점 접합… 세 종류 혼재돼
등장인물 김 씨 ‘和尙’ 연결
귀족 출신 승려임이 확인돼
향후 특별전시서 결과 공개

삼척 흥전리사지에서 출토된 탑비 조각 중 7점을 접합한 모습. 이를 통해 측면 조각의 자세한 모양과 탑비 주인공이 귀촉 출신 김 씨 성을 가진 스님으로 확인됐다.

통일신라시대 대찰(大刹)로 추정되는 삼척 흥전리사지에서 출토된 탑비의 비편 일부를 접합하는 연구가 최근 진행됐다. 그 결과 탑비의 주인공이 확인되는 등 새로운 연구 성과가 나왔다.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상태)은 “삼척 흥전리사지에서 출토된 고승의 탑비를 조사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고 3월 11일 밝혔다. 

흥전리사지 비석 조각은 홍영호로부터 기증받은 비석 조각과 불교문화재연구소, 강원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한 비석 조각 등 현재까지 16점이 확인되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독립된 비편들을 해석·판독해왔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이중 14점을 한자리에 모아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중 7점과 2점이 서로 접합됨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조사된 14점의 비편이 3종의 다른 비석들과 혼재돼 있음을 확인했다. 
국립춘천박물관에 따르면 7점의 조각이 접합되는 고승 탑비의 경우 양 측면에 고부조의 조각장식이 있었다. 이는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비와 유사한 양식으로 그 형태가 화려하다. 다른 2점은 탑비와 표면마감, 서체와 자간 등이 고승 탑비와 달랐으며, 나머지 1점은 서체와 자간도 다르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모두 세 종류의 비석이 혼재돼 있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고승 비편으로 막연히 추청되던 고승 비편의 주인공이 확실히 확인됐다. 그간 고승 비편은 계림 출신 신라 귀족 김 모 씨가 주인공으로 추정됐지만, 접합 조사 결과 스님을 의미하는 ‘화상(和尙)’과 연결됐다. 이에 따라 탑비의 주인공은 귀족 출신 김 씨 성을 가진 스님임이 확인됐다. 
접합 조사를 통해 탑비 측면 조각의 형태를 좀 더 자세하게 확인했다는 점도 성과다. 이는 통일신라시대 석조 조각사 연구에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립춘천박물관의 비편 접합 조사는 최근 10년간의 주요 발굴 성과를 전시하기 위한 자료 조사 과정에서 이뤄졌다. 향후 불교문화재연구소가 발굴보고서 작성을 위해 보관 중인 비편 2점을 마저 인수하면 관련 연구를 더 이어나갈 계획이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이번 조사 사례는 따로 조사되고 보관된 발굴품의 통합 조사 및 연구를 통해 새로운 해석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연구 기관 간의 협업이 왜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3월 24일부터 일반 공개되는 특별전 ‘새로 발굴된 강원의 보물’에서 접합된 비
석 조각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4월 5일까지 휴관이 연장됨에 따라 전시도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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