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혼란’
근래 호흡기 전염병 극성 부려

코로나 바이러스 동물서 유래돼
열약한 환경서 집단 사육해왔던
인간 탐욕에 의해 기인한 문제

이젠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울 때
환자 대한 혐오·차별 도움 안돼
독화살 독이 무엇인지 분석해야

삶이란 공기를 호흡하는 것이다. 인간은 가슴 가득 공기를 들여 마시고 밖으로 길게 뱉어내는 호흡을 하지 않고서는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다. 얼굴 가운데 우뚝 선 코는 어떤 매개물도 거치지 않고 외부와 바로 통한다. 호흡은 인간과 우주를 하나로 연결해 주는 생명선이다.

그런데 근래에 마스크 없이는 활동할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력 때문이다. 우리는 질병관리본부의 브리핑에 귀를 기울이고 긴급재난문자를 들여다보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만, 자고 일어나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불안이 증폭되어 간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80~20nm의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벌벌 떨고 있다. 하기야 바이러스가 오죽 강력하면 라틴어로 왕관을 뜻하는 코로나(CORONA)’란 이름을 얻었을까.

코로나 바이러스는 21세기로 들어서면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2002년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2012년 메르스(MERS, 중동 호흡기 증후군)는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각각 700명이 넘는 사망자를 속출했다. 특히 201912월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로 맹위를 떨쳐나가면서 지금도 수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모두 동물에게서 유래한 바이러스가 병원체다. 박쥐, 사향고양이, 낙타 등에서 기생하던 바이러스가 숙주를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옮긴 것이다.

어쩌면 이런 상황은 예견되었는지도 모른다. 바이러스가 숙주로 삼아왔던 동물들이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감소하고, 인간들이 동물들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집단으로 사육하면서 바이러스는 그 안에서 똬리를 틀며 계속 변이를 일으켰을 것이다. 동물과 인간의 거리가 급격하게 가까워진 탓에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호흡기를 공략하여,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글로벌한 세계로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사투가 조만간에 끝나리라고 확신하지만 이번 전염병이 마지막이 아니리라는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것이 급선무다. 부처님이 <아함경>에서 독화살의 비유를 설법하셨듯이, 화살을 쏜 사람에 대한 정보와 화살의 종류를 따져 묻는 것이 아니라 당장 화살 맞은 자의 화살을 뽑고 독을 치료하여 목숨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다.

누구나 자신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을 배척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시대적 존재이며 사랑의 존재다. 사회적 재난을 외면하며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랑을 지킬 수 없다.

송마나 작가

이웃과 나는 우주적인 공기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 내 이웃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면 그것이 곧 내 삶마저도 바꿀 것이다. 우리는 이 재난 속으로 숨지 말고 강해져야 한다. 강해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그들을 혐오하거나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 그들 역시 가족과 격리되어 불안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당국과 의료진의 처방을 따라줘야 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대구로 달려가 분투하고 있는 전문가들과 자원 봉사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아야겠다.

제주도에 진달래꽃이 피었다고 한다. 우리 속히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꽃놀이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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