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행으로 극복
윤태연 모란꽃집 대표

윤태연 모란꽃집 대표는 매일 새벽 5시부터 기도수행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그의 기도 내용은 꽃 시장부터 국민, 세계가 안정되길 바라는 서원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산업이 한두 곳은 아니다. 그 가운데 심각한 곳은 화훼 산업이다. 지금쯤이면 졸업과 입학으로 성황을 이루며 북적거려야할 꽃 시장은 절망 그 자체다. 그 많던 꽃들은 버려지고 상인들은 대부분 울상이다. 부산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대표 꽃시장, 부산 범일동 중앙시장에서 상인들을 바라보며 마음을 기도로 다잡고 있는 사람이 있다. 윤태연(85) 모란꽃집 대표다.

직격탄 맞은 화훼 산업 속
기도 통해 바른 마음 얻어
절망하는 상인에게 안정감
축원 기도 대상 폭 넓어져

2월 중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지 않았을 때 시장은 활기찬 분위기로 다가올 바쁜 시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대부분의 학교 졸업식이 취소되고, 입학은 연기돼 꽃 시장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윤 대표 역시 코로나19 소식을 뉴스에서 접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윤 대표는 매일 기도 수행을 이어왔지만 함께 일하는 주변 상인들의 얼굴이 떠올라 마음이 괴로워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뉴스를 보면서 일주일 정도는 마음을 집중하기 어려웠어요. 젊은 상인들의 우울한 낯빛, 활기가 사라진 시장 분위기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이래선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다시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지요.”

윤 대표는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다. 천수경과 반야심경, 예불로 시작하며 기도를 올렸다. 하지만 평소에 하던 기도 내용과는 많이 달랐다. 코로나19 극복으로 좁게는 꽃 시장이, 넓게는 나라가 안정을 찾기를 기원하며 세계와 한국을 위한 간절한 기도로 바뀌었다.

기도를 마친 윤 대표는 활력을 잃은 시장을 매일 찾아가고 있다. 시장을 찾기 전 항상 들리는 미소원 법당에서 짧은 기도를 잊지 않는다. 그곳에서도 모든 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다함께 모여 진행하는 기도와 법회가 사라져 아쉽지만 관세음보살에게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쉬지 않았다.

기도 후 시장을 찾은 윤 대표는 손님이 있든 없든 자리를 지키며 사경을 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다라니와 광명진언을 주로 사경하고 그동안 일을 하면서 보지 못했던 경전을 찾아 사경으로 내용을 깊이 파악했다. 걱정만으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각오였다. 윤 대표는 기도로 마음을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기도는 바른 방향으로 함께하는 의지도 포함합니다. 매일 부처님께 기도하고 나 자신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당황하지 않는 것은 주변인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기도의 힘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기도는 단순히 바라는 것을 뛰어넘어 바른 마음의 자세를 일러주는 지침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 때문인지 꽃 상가에서 일하는 상인들은 윤 대표를 찾는다. 작은 의논에서 큰 주제까지 힘든 일을 의논하고 마음의 위로를 얻는다. 모든 인연이 행복하길 바라는 기도의 에너지가 윤 대표를 미소 짓게 하고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한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일과를 마무리하며 윤 대표는 또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마지막 수행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누워 몽수경을 독송하는 것이다.

조념관세음 모념관세음 념념종심기(朝念觀世音 暮念觀世音 念念從心起), 아침에도 저녁에도 생각마다 관세음보살을 생각하며대한민국이 하루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길, 세계가 평화롭길, 이 모든 것이 잘 지나가길.”

이른 아침부터 기도 수행으로 시작한 윤 대표의 하루는 오늘도 기도수행으로 끝을 맺는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