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주요 업무 계획 발표
4대 전략목표·15개 과제 제시
관리 사각 비지정문화재 조사
문화유산 관리체계 전환 진행
‘연등회’ 세계유산 등재 추진
목조문화재에 첨단 방재 설비
안료 등 전통재료 복원사업도

지난 2017년 진행된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 제등행렬 모습. 행렬의 부처님 장엄등은 한마음선원에서 제작한 것이다. 연등회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는 오는 12월 결정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비지정문화재를 전수조사한다. 또한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참이다.

문화재청은 이 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2020년도 주요업무 추진계획311일 발표했다.

4대 전략 목표와 15개 과제를 제시한 문화재청의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사문화자원(비지정문화재) 전수조사 착수.

역사문화자원(비지정문화재) 전수조사는 문화재 보존·관리 체계를 목록주의로 전환하기 위한 첫 작업으로 역사문화자원 제도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를 위해 이뤄진다.

이는 문화재청이 지난해 6월 개청 20주년을 맞아 개최한 문화유산 미래정책 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한 중점 계획이다. 당시 문화재청은 현재의 지정 위주의 문화재 관리가 아닌 목록주의적 관리 체계로 전환을 추진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전수조사는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비지정문화재 중 훼손과 멸실 우려가 높은 건조물과 역사 유적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조사는 올해 대구·경북·강원 지역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총 233억 원이 투입돼 5년간 진행된다. 이를 통해 역사문화자원의 보존·관리 및 활용을 위한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는 게 문화재청의 계획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비지정문화재 현황을 파악하고 목록화 해 문화재 정책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활 것이라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리가 시급한 역사문화자원에 대해서는 적절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단체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된 자료와 결과를 지방자치단체들과 공유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들이 비지정문화재를 관리·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주요 업무 과제로 제시했다.

연등회(Yeondeunghoe: Lantern Lighting Festival in the Republic of Korea)’는 부처님오신날인 음력 48일에 부처님의 탄생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거행되는 불교 행사로, 삼국시대로 그 연원이 올라갈 정도로 오랫동안 계승된 불교 의례다.

실제,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경문왕 6(866)과 진성여왕 4(890)황룡사에 가서 연등을 보았다(看燈)’라는 기록이 전해져 오랜 시간 한반도에서 거행된 행사임을 알 수 있다.

연등회는 연등법회와 연등행렬, 회향(廻向) 등으로 이뤄졌으며 1975부처님오신날이 국가 공휴일로 제정되면서 오늘날에는 중요한 문화행사로 발전했다.

지난 2012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연등회 보존위원회에서 전승교육을 맡아 전통등 제작 강습회 개최 지역봉축위원회 연계 연등회 행사 국제학술대회 개최 등 체계적 전승과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84월 유네스코 본부에 연등회의 인류무형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고, 등재를 위해 연등회보존위원회, 관계 부처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연등회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는 오는 12월 열리는 제15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전국 주요 사찰들을 순례할 수 있는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도 시행된다. 국내 세계문화유산·인류무형유산을 중심으로 방문코스가 구성됐으며 4월 말 선포식을 갖고 본격적인 캠페인에 들어갈 예정이다.

불자들이 주목할 만한 코스는 단연 테마 코스의 수행의 길이다. 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에 포함된 마곡사·법주사·대흥사·선암사·송광사·통도사·해인사·부석사·봉정사를 순례하는 코스다.

또한, 불국사와 석굴암을 시작으로 봉정사로 마무리 되는 천년 정신의 길과 마곡사에서부터 미륵사지, 왕궁리유적으로 이어지는 백제고도의 길도 눈길을 끈다.

문화재청은 각 코스별로 주변 관광정보, 이벤트 등을 연계해 방문객들의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다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캠페인 시기는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료와 아교 등 전통재료 복원을 위한 사업도 이어진다. 올해에는 전통 단청 안료 제법 복원 위한 연구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범어사 명학당, 구례 연곡사 동 승탑비 종각, 영주 흑석사 심검당 등을 시범 대상으로 선정해 전통단청 사업을 추진한다.

이밖에도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전기화재 예방 ICT(정보통신기술) 시스템을 처음으로 설비하고 주요 목조문화재 364개소에 소화전, CCTV 등 방재시설을 확대 설치한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지난 60여 년간 유지되어온 문화재 보호 체계 변화의 필요성과 함께 문화유산을 일상적인 여가공간으로 누리고자 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문화재 보존관리·활용에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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