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쾅도 스님 입적… 종교·정치적 자유 강조

법랍 78·세납 92세 일기로
사원서 가택연금 중 입적해
공산주의 비판, 비폭력 시위
수많은 인권상 받은 원로승

1998년 호치민감옥에서 출소한 틱쾅도 스님. 사진출처=뉴욕타임즈

베트남의 민주화와 종교적 자유를 위해 외로이 싸워온 노스님이 끝내 입적했다. 지난 224일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베트남의 존경받는 원로, 틱쾅도(Thich Quang Do) 스님의 입적을 보도했다.

틱쾅도 스님은 세납 92, 법랍 78세로 입적에 들었다. 입적은 파리 국제불교 정보국에 의해 확인됐으나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국제불교 정보국의 대변인은 틱쾅도 스님은 2003년부터 베트남 정부에 의해 호치민시에 위치한 투 히에우(Tu Hieu)사원에 가택연금 중이었으며 외부인과의 접촉도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또한 스님은 생전 당뇨병과 심장질환을 지병으로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틱쾅도 스님은 14세에 출가했다. 스님은 17세에 은사인 틱둑하이(Thich Duc Hai) 스님이 공산혁명재판소에서 처형되는 것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당시 스님은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도므어이(Do Muoi)에게 광신(狂信)과 편협을 타파하고 불교의 비폭력, 관용, 자비의 가르침을 통해 정의를 추구하는데 내 인생을 바칠 것을 맹세했다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베트남 전쟁 종전 후 틱쾅도 스님은 종교적 자유를 보장받기 위한 비폭력 투쟁을 도모한 죄로 투옥됐다. 이후 그의 행적과 공개성명 발표에 대한 정부의 보복으로 10년간 망명생활을 했다. 84세의 노모와 함께 추방되었으며 노모는 영양실조와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

스님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지리적, 이념적 분열을 종식시키고 베트남 남북의 반체제 인사들 간의 유대를 형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또한 다양한 문학작품과 번역서, 베트남 불교 연구를 포함한 12개 이상의 저술로 베트남 사회에서 존경 받는 학승이었다. 틱쾅도 스님의 대표 저술은 <베트남 민주화 호소문>으로 복수 정당제, 자유선거, 독립노조 등 베트남의 정신적, 도덕적 가치를 왜곡하는 모든 문화와 이념의 폐지를 요구하는 8개항으로 된 호소문이다.

스님은 여러 차례 정부의 종교 탄압에 대한 공개 성명을 발표했다. 2005년 국제연합(UN)에 전달한 성명서에 스님은 우리는 민주주의와 다원주의 없이 빈곤과 불의에 맞서 싸울 수도 없고 진정한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 그리고 인권은 민주적 제도와 법치주의 없이 인권은 보호될 수 없다고 밝혔다.

틱쾅도 스님은 30년간 베트남 공산주의 정권에 대한 비폭력 시위를 통한 그의 용기와 인내로 노르웨이의 라프토 인권상을 포함한 다수의 인권상을 수상했으며, 노벨 평화상 후보에도 여러 차례 오른바 있다.

스님은 종교적, 정치적 자유를 갈망하며 공산주의 정권에 대항했으며 정부의 통제를 지속적으로 거부했다는 이유로 가택연금을 당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스님은 정부가 매 시간, 모든 사람을 침묵하게 만들 수 없는 시기가 올 것이다. 모든 통제가 무너지고 국민이 일어나는 순간이 올 것이며 베트남에도 민주주의가 꽃 필 것이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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