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불교 스피치 전문가 (58ㆍ前 BBS 아나운서)
‘불교 커뮤니케이션-금강경서 본 부처님 스피치’ 출간

 

 

이현정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미술학 석사, 동국대학교 신문방송학 석사(불교포교 커뮤니케이션), 동국대학교 정치학 박사(다문화 정책)를 받았다. 서울디지털대학 겸임교수를 지냈고, BBS 불교방송 공채 1기 아나운서, KBS와 EBS자문위원을 거쳐 현재는 다문화 M-TV 자문위원이다. (사)한국다문화센터 공동대표를 지냈고, 글로벌교육문화연구원 다문화연구소장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포교디지털대학에서 스피치 강의, 교육원의 승려인증 교육 설법스피치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 〈다문화교안〉 〈우리의 미래 다문화에 달려있다〉 〈성공하는 스피치 돈버는 스피치〉 등이 있다.

 

불교색 집안에서 태어나 성장
말없던 아이 BBS 아나운서 돼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다문화 ‘레인보우합창단’ 창단
시대에 맞는 전법과 설법 연구

 

“부처님 법을 단 한마디, 한 단어로 말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이것을 해보자는 것이 불교에서의 스피치다. 대상은 불자와 스님이다. 불자는 ‘나’라는 울타리에서 ‘우리’, ‘공동체’로 일어서야 하고 스님은 시대정신에 맞는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BBS 아나운서를 거쳐 ‘스피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현정(58)이 〈불교 커뮤니케이션-금강경에서 본 부처님 스피치〉를 출간하고 ‘불교 스피치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다.

책은 불교 커뮤니케이션을 체계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으로, ‘포교스피치 + 설법스피치’가 핵심이다. 급속한 사회 환경 변화에 따른 전법의 새로운 개념과 방법론을 제시한다. 저자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개념과 방법론은 시대가 요구하는 전법과 포교에 대한 모색으로, 저자는 그것을 ‘불교 스피치’라고 말한다. 불교를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설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교재’라고 할 수 있다.

“부처님은 평생 대중이 알아듣기 쉽게 설법하셨습니다. 대중마다 형편과 근기에 어울리는 ‘스피치’를 하신 것이죠. 아무리 좋은 법이 있어도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면, 그 진리는 소용없는 것이죠. 이번 책의 취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부처님처럼 전법(스피치)하자는 것입니다.”

저자 이현정은 불교색의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할아버지는 큰스님으로 불렸던 선지식이었고, 아버지는 응용 불교학자였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랬을까. 어린 이현정에게 불교는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교우관계에서도 자신이 ‘불교’ 속에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당시 이현정의 친구들은 대부분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신교와 가톨릭계 중ㆍ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이현정에게 불교는 불편한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했던 어린 이현정은 말이 없는 아이로 자랐다. 말보다는 생각이 훨씬 많았다. 어린 소녀에게 남들과 다른 환경은 숙제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불편함으로 이현정은 불교 속에 늘 있을 수 있었다. 늘 번민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늘 불교를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늘 생각하다보니 그 속에 있을 수 있었다. 주변이 타종교 일색이었던 학창시절에서도 이현정은 불교동아리 ‘룸비니’에서 살았다. 그리고 개신교 대학교에 다니게 된 이현정은 학업의 일부인 예배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불교와의 거리를 더욱 좁혔다. 이현정은 친구들에게 자신이 불자임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이현정은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이 절에 다니는 것인가? 어떻게 해야 절에 다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 자신 있게 ‘불교’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어디에서 비롯되나?”

말보다는 생각이 많았던 아이, 수업 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읽는 것조차도 어려웠던 아이, 그야말로 ‘스피치’와는 거리가 멀었던, 소통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현정. 그 아이는 어떻게 스피치 전문가가 되었으며, 불교와 늘 불편했던 그 아이는 어떻게 ‘불교 스피치’ 전문가가 되었을까.

“나이가 들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만나게 되고, 그럴 때마다 문득문득 부처님과 마주하게 됐어요. 처음엔 부처님을 떠올리고 아쉬운 소리만 했죠. 그렇게 부처님께 아쉬운 소리하면서 부처님 가까이 간 것 같아요. 막연히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인해 알았던 부처님 말고 진짜 부처님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거죠.”

그렇게 이현정은 부처님과 가까워졌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그려준 부처님이 아니라 자신이 그린 부처님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부처님 가까이 다가가기로 한다. 이현정은 1989년 BBS에 아나운서 공채 1기로 입사한다. 말이 없던 소녀가 아나운서가 된 것이다. 그녀는 사회 속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불교 속으로 또 한 번 깊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현정의 화두가 자라기 시작했다. ‘다문화운동’과 ‘전법’이었다. 모두 커뮤니케이션을 화두로 하는 것들이었다. 시작은 ‘스피치’라고 생각했다. 말할 줄 몰랐던 아이는 이제 말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까.

2007년 BBS를 나온 이현정은 아나운서 생활을 통해 얻게 된 것들을 회향한다. 그것이 ‘스피치’다. 그녀는 자신을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말하는 법, 효과적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법을 연구하고 대중에게 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나운서 시절 품었던 다문화운동을 시작한다. 우리 사회에서 삐걱거리고 겉돌고 있는 다문화의 문제는 언젠가 우리의 문제로 다가올 것이었다. 삐걱거리고 겉돌 수밖에 없는 이유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였다. 그녀는 우선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살폈다. 충분히 이 땅에 정착할 수 있고, 정착해야 하는 아이들이 사회의 무관심과 소통의 부재로 인해 이 땅에 살면서도 이 땅의 아이들로 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이현정은 그 아이들의 뒤쳐진 학업을 도왔고 아이들이 자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그녀는 (사)한국다문화센터를 설립하고 최초의 다문화가정 어린이 합창단인 레인보우합창단을 만들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에서 불교를 풍성하게 하자는 서원이 생겼어요. 불교에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면 포교와 불심 그리고 새로운 변화 등에서 갈증이 해소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전국을 누비며 강의를 해오던 이현정은 우연히 불교 단체에서 스피치 강의를 하게 된다. 그 때 다시 이현정은 또 한 번 깨닫는다. 불교야말로 자신의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곳이었다. 이현정은 오늘날까지의 자신이 ‘불교’로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자신을 있게 한 불교를 위해 무엇인가 회향하고 싶었다. 종교가 걱정되는 이 시절에 불교는 어떻게 이 시대를 품을 것인가. 그 좋은 설법들을 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현정은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보다 많은 대중이 부처님과 가까워지기를 바랐다.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전법과 포교의 문제가 이현정에게 다시 큰 주제로 다가왔다. 이현정의 ‘불교 스피치’는 그렇게 탄생했다.

“우리 스스로 불자임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불교스피치’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단 한 마디의 법이라도 분명하고 소중하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불교스피치입니다. 그것이 부처님 스피치입니다. 점점 소통과 멀어지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부처님의 화법입니다.”

이현정은 오늘도 그 옛날의 부처님을 떠올리며 부처님의 화법을 닮아가고 있다. 그리고 전국을 누비며 부처님의 화법을 전하고 있다.

이현정 씨는 2018년부터 조계종 교육원 승려인증교육설법 스피치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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