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비밀 : 법화삼매참법?

명상클럽 펴냄/천태대사 지음, 각산 편역/1만8천원

 

“몸이나 마음이 고통스러울 때, 또는 삶에 장애가 생겨 도무지 일이 뜻대로 잘 안 풀릴때는 최대한 빨리 자신의 ‘참나’를 만나야 합니다. 업장 소멸과 운명 전환은 오로지 이 ‘참 나’를 만나야만 이룰 수 있기 때문이죠. 업이 소멸돼 자기 정화가 이뤄지면 성격과 기질이 바뀌고, 그것이 변하면 팔자와 운명도 달라지니 어찌 원하는 바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 업장을 녹이고 ‘참 나’를 만나는 기도 수행법이 바로 〈법화삼매참법〉이죠.”

〈법화삼매참의〉 모본 삼아 한글 편역
‘참 나’ 만나는 기도 수행 비결 담겨져
‘구원실성’ ‘회삼귀일’ 등이 핵심 사상


천태지의(天台智?, 538~597) 스님의 〈법화삼매참의(法華三昧懺儀)〉를 모본으로 삼아 우리말로 편역한 〈기도의 비밀: 법화삼매참법〉을 펴낸 서울 강남 참불선원장 각산 스님은 기도 수행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법화삼매참법〉은 천태종 개조(開祖)인 중국의 고승, 천태지의 대사가 〈법화경〉을 토대로 삼매(三昧)의 실천법을 저술한 〈법화삼매참의〉를 모본으로 삼아, 참선명상 전문가인 각산 스님〈사진 위〉이 이해하기 쉽게 정밀한 주석 해설로 풀고, 불법의 핵심 가르침들은 부처님의 원음이 담긴 초기불전의 원전을 토대로 일일이 출처를 제시해가며, 오랜 시간 정성 들여 편역한 기도경의 진수(眞髓)이다. 이는 특히 대승불교권서 1500여 년간 수많은 이들의 경이로운 기도성취 영험이 입증돼 전해진 영묘한 기도경으로, 부처님께서 손수 기도해주신 ‘초기불교 기도경’의 영험 성취와, 독경 예참과 좌선 수행을 겸한 선(禪)·교(敎) 일치로 깨달음의 필수인 ‘해탈삼매’가 동시에 구현된 절묘한 수행법으로 정평이 나 있다. 

또한 이 기도경은 기도수행에 처음 입문해 기도법을 잘 몰라도, 아무 생각 없이 삼칠일 동안 순서에 따라 그냥 독송하며 읽어 나가기만 해도, 어느 날 저절로 자기 마음이 보이며 하염없는 회한의 눈물이 쏟아지면서 몸과 마음의 정화가 절로 이뤄져 삶의 장애들이 극복되고 소원성취 될 정도로, 기도 영험이 경이롭고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그 신묘함은 본문의 기도 체험 수기들과 숱한 입소문들이 여실히 입증해 준다. 

‘누구나 스스로 마음먹은 것을 믿으면 부처의 능력이 작용된다’는 ‘구원실성(久遠實成)’과, 원융무애(圓融無碍)한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회삼귀일(會三歸一)’을 핵심사상으로 담아 일승(一乘) 실천법을 제시한 〈법화삼매참법〉은 불교계 일각의 교조화 된 수행 방편과 법통주의의 절대화를 지양해, 선교겸수(禪敎兼修)의 역동적 수행가풍을 되살려야 한다는 진정한 자각으로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서 ‘구원실성’은 ‘누구나 스스로 마음 먹은 것을 믿으면 부처의 능력이 작용된다’는 의미로로 〈법화경〉의 근간 가르침이다. 중생은 본래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물들지 않는 ‘대자유의 본질’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회삼귀일’은 ‘성문승, 연각승, 보살승이 모든 사상과 이념의 분란과 투쟁을 내려놓고 열반의 세계를 향하는 일승으로 원융무애한 대자유인으로 가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승(乘)은 중생을 깨달음으로 안내하는 가르침이나 수행법이다. 또한 성문승은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연각승은 연기의 이치를 알게 하는, 보살승은 나와 남을 이익되게 하는 가르침이다. 회삼귀일은 대립하는 모든 이론을 조화시키려고 한 원효대사(元曉大師,617~686)의 화쟁사상(和諍思想)과 근본정신에서 맥을 같이한다.

각산 스님은 기도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피력한다. “기도는 오히려 기도를 안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물론 기도는 필요하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그렇다고 기도에만 매달리면 마치 달에 가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만 머무는 이치와 똑같죠. 왜냐하면 이미 우리가 하는 참선명상 속에 기도의 목적인 지혜와 해탈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죠.”

스님의 설명은 이어진다. “육바라밀이라는 반야바라밀을 얻기 위해서 모든 것이 수반 되듯이, 참선 명상을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바가 성취되기 때문에 기도가 이미 포함이 돼 있는 겁니다. 그래서 참선은 하지 않고 기도만 한다면, 흔히 말하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만 집착하는 꼴이 되죠. 밥을 먹어 배 부르면, 밥을 먹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는 계속 신앙이라는 밥에만 매여 있어요. 기도는 단지 우리의 신앙심을 북돋아 주는 방편일 뿐, 참선을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기도 성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중생은 원해야 움직이기 때문에 원력이라는 동기부여를 통해서 중생에 다가가는 방편으로 기도라는 이름을 썼다고 보면 되죠. 기도는 이성적인 성취는 가능해도 감성적인 성취가 힘들어 지혜를 얻기 위해선 내면 고찰 과정인 참선 명상이 필요하죠.” 진정한 종교에는 기적이 따른다. 이 기적이란 다름 아닌 자신의 간절하고 진실한 마음이 만들어낸 것이다. 삶의 시련과 아픔을 이겨내려는 간절함이 종교를 접하는 계기를 만들고, 그 종교적 믿음이 간절한 기도의 힘을 통해 자신에게 내재된 무한 능력의 에너지를 발현시켜 삶의 질곡과 장애를 이겨내게 된다. 

이런 기도는 영적인 힘을 얻게 한다. 불치병이나 불가능한 일 등이 치유되고 성취되는 기적들이 바로 기도 영험으로, 이를 이루려면 제일 먼저 자신부터 믿어야 한다. 이 ‘나를 믿는’ 마음에 기도 성취 여부가 달려 있으며, 이런 간절한 믿음의 기도를 통해 ‘내 안의 나’, 즉 ‘참나’를 만나게 된다. 우리 몸이나 마음이 고통스러울 때, 또는 삶의 장애에 부딪혀 도무지 뜻대로 일이 안 풀릴 때는 최대한 빨리 자신의 ‘참나’를 만나야 한다. 업장소멸과 운명을 바꾸려면 오로지 이 ‘참나’를 만나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이 소멸되어 자기정화가 이뤄지면, 성격과 기질이 바뀌고, 성격과 기질이 바뀌면 팔자와 운명도 달라지니 원하는 바가 이뤄지지 않을 수 없다. 업이 소멸되면 팔자가 바뀐 새로운 운명이 저절로 열려, 모든 일들이 순탄하게 풀려 평안해지고 행복한 삶이 열린다. 그 업장을 녹이고 ‘참나’를 만나는 기도수행법이 바로 경전의 왕, 법화경(法華經)의 〈법화삼매참법〉이다.

‘기도는 기도를 안 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중생은 오온(五蘊: 인간을 구성하는 5가지 요소), 즉 육근(六根: 안·이·비·설·신·의)의 무상함을 알지 못해 본능적으로 일어나는 욕구를 절대 다스리지 못하므로 우선 기도의 단계에 맞춰 오온을 정화시켜 나가야 한다. 마음이 지어내는 온갖 망상들에 현혹되어 끌려 다니게 되므로, 나 자신을 믿는 것이 불교이고 나의 안에 부처가 들어있다 이르는 것이다. 오온은 윤회의 근본이라 오온이 청정하지 않으면 오온개공(五蘊皆空)이 일어날 수 없다. 오온은 모든 심리의 근원이기에 육근 참회를 통해 정화가 일어나야 하는데, 〈법화삼매참법〉 기도경을 읽다 보면 모든 고통이 육근으로 인해 일어났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면서 놀랄만한 참회의 눈물이 쏟아지며 ‘1차 정화’가 일어난다.

이런 정화과정을 현대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라 하는데, 자아가 위협받으면 자신을 보호하는 무의식적 방법을 이른다. 눈물을 쏟아냄으로써 스스로를 이해하고 아픔의 고통서 벗어나게 한다. 자신이 얼마나 미망에 빠져 조건지어진 대로 살아왔는지를 깨닫게 되면 ‘1차 환골탈퇴’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 참회의 눈물로 ‘1차 정화’가 일어나면 곧이어 놀라운 현몽(現夢)을 꾸게 되고, ‘아!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구나!’ 하며 ‘탁!’ 하는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된다. 이는 ‘지혜의 소리’로, 이때 비로소 부처님을 친견하고 불교 수호천신에게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어 기도가 성취되는 것이다.

이렇게 윤회론의 입장서 뿌린 대로 거두는 과정을 이해하게 되면 놀라운 삶의 원동력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불교가 경이로울 만큼 과학적이고, 모든 학문의 원천이자 완성임도 알아차리게 된다. 모든 것이 내 탓임을 알고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져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이처럼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모든 것을 믿고 들어간다는 마음으로 간절히 경전을 독송하면 100일 기도 후에는 저절로 습성이 바뀔 수 있다. 업력에 따라 조건 지어진 습성이 바뀌게 되면 운명도 바뀌므로 모든 것을 바꾸는 기도 효력이 발휘된다.

기도경의 진수인 〈법화삼매참법〉 기도 영험한 힘은 그 어떤 기도보다 경이롭고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병고액난 등 각종 장애를 극복하여 소망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도록 부처님 말씀이 잘 구성돼 있고, 불보살님과 천지신명의 위신력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각산 스님은 “자신에게 내재된 영적 능력을 믿으며 〈법화삼매참법〉의 기도 수행에 임하면 근기에 따라 슬기로운 이는 삼칠일 이내에 깨우치며, 업장이 두터운 사람도 삼칠일까지는 운명을 개척하고 인생을 바꾸는 공부의 기틀이 잡힐 것이며, 또한 틀림없이 부처님의 자비광명을 입어 해탈열반을 이룰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각산 스님은 “일이 잘 안 풀려 장애에 부딪혀 고통 받거나, 뭔가 새로운 뜻과 일을 이루려는 분은 천여 년의 비법을 간직한 본 〈법화삼매참법〉 기도 수행을 둘도 없는 기회로 삼아, 꼭 ‘참나’를 찾는 참선명상의 체험과 더불어 부처님의 자비광명으로 모든 고통과 번뇌에서 벗어나시길 합장 올린다.”고 밝힌다. 

▲저자 천태대사는?
천태종 개조(開祖)인 중국(陳나라 말~隋나라 초)의 고승, 천태지의(538~597) 대사는 18세에 출가해 남악혜사(南嶽慧思) 대사 문하에서 지관법문(止觀法門), 삼론(三論), 달마선(達磨禪) 등 북방계의 교리를 계승했고, 법화삼매(法華三昧)로 대오했다. 
575년 이후에는 천태산에 머물며 천태교학을 확립했고, 수양제의 국사에 올랐다. 말년에는 고향 형주로 낙향해 옥천사를 건립해 천태 3대부인 〈법화현의〉 〈법화문구〉 〈마하지관〉을 강설하며 선법을 펼치다 천태산으로 은퇴해 597년, 60세에 적멸에 들었다.

 

▲역자 각산 스님은?
저명한 명상대가로, 한국명상총협회 협회장, 한국참선지도자협회장, 세계명상대전 조직위원장, DMZ 세계평화명상 조직위원장 등을 맡았다. 세계명상의 풍부한 수행경험과 탁월한 지도로 불교명상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명상 포교’의 획기적 기치를 한국불교·명상계에 제시한다. 세계 명상수행승으로서 쌓아온 국제적 명상 네트워크로, 한국 초유의 세계적 규모의 컨벤션 국제명상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해인사 보광 큰스님을 은사로 해인사 강원에서 불교학을 수학한 후, 미얀마 고승 파욱 사야도와 세계적 명상스승 아잔 브람 선사에게 가르침을 받았고, 태국·미얀마의 밀림과 세계 도처의 국제명상센터, 송광사·범어사·통도사 등에서 20여 년 동안 수행하고 견문을 넓혔다. 참선 명상강의 시청률 1위 등, 명상강의 돌풍을 일으킨 명강사 선승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명상입문서 멈춤의 여행〉, 아잔 브람의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성난 물소 놓아주기〉 〈슬프고 웃긴 사진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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