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사관학교 호국사가 올해에도 4대 종교 중 가장 많은 생도 졸업생을 배출했다. 호국사는 올해 130여 명의 사관생도 중 55명을 불자로 키워내 6년째 굳건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호국사는 범어사 주지 능가 스님과 해군사관학교 김규섭 교장 등 관계자들이 모여 논의를 시작, 1972년 건립됐다. 이후 40여 년간 포교도량의 명맥을 이어오다 시설 노후화로 인해 2016년 신축을 결정해 2018년 낙성했다. 지하 1, 지상 2층 규모로 25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법당을 갖춘 호국사는 불자생도들의 심신을 어루만지는 안심도량으로 거듭났다.

호국사의 성공비결은 바로 생도들을 위한 배려에 있다. 젊은이들에게 자칫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종교색을 강요하지 않고, 법문도 10분가량으로 최대한 줄였다. 또 경전이나 법문에 국한하지 않고 PPT나 동영상 자료를 만들어 불교의 이해를 높였다. 그 시기에 생도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들을 귀담아 들어주는 것은 기본이었다.

생도들의 눈높이에 맞춰 배려하는 문화는 현 주지법사인 만소 스님 이전부터 만들어졌다. 그렇게 군법사스님들은 생도들과 가까이 하기 위해 고단한 행군도 마다하지 않고 함께 길을 걸었다. 그 결과 생도들은 자연스레 법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한국불교는 오래전부터 청년불자 감소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포교방법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어느 포교방법이든 눈높이와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이색적인 포교보다는 대기설법이라는 배려로 수많은 제자들을 진리로 이끌었다. 포교의 기본을 다시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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