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서 1000여 명 운집

송광사 방장 현봉 스님이 법정 스님 영단에 헌향하고 있다.

‘무소유’를 실천해 우리 사회에 맑고 향기로운 가르침을 전한 법정 스님의 10주기 추모법회가 2월 19일 서울 길상사에서 봉행됐다.

문도회와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를 중심으로 열린 이날 추모법회서는 법정 스님의 ‘스스로행복하라’ 영상법문 공개를 비롯해 10주기 특별집 배포 등이 이뤄졌다. 법회에는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현봉 스님 등 스님들과 법정 스님을 그리는 불자대중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법회는 명종 타종으로 시작됐다.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한 대중들은 유나 영선 스님의 죽비 소리에 맞춰 법정 스님 영전에 삼배의 예를 올렸다.

법회서는 송광사 방장 현봉 스님의 헌향에 이어 문도 스님들의 헌다와 헌공, 대중 스님들과 맑고향기롭게 임원진의 헌화가 이어졌다. 특히 길상사를 보시한 길상화 보살의 딸인 보월화 보살이 헌화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상좌 스님들이 법정 스님 영전에 평소 스님이 즐겨 드시던 다과를 담은 발우를 올리는 헌공 후 절을 올리고 있다.

법정 스님의 영상 법문은 스님의 인사말로 시작했다. “카메라 찍는 기자들은 안보이 좀 비키라”는 설법전에 실제로 있는 듯한 영상 법문에 숙연했던 대중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폈다.

스님은 영상 법문을 통해 “‘인간성이 소멸되어 간다. 인간의 감성이 사라져 간다’라고 말하는데, 자연과의 교감이 단절되면 우리 자신도 모르게 감성이 녹슬고, 인간성이 메말라 간다. 그래서 살아 있는 미라가 된다”며 “꽃을 보라. 누구를 닮지도 않았고, 남이 지니고 있지 않은 보물을 저마다 지니고 있다. 그것을 드러내라는 것이다. 그것이 아름다움이다”고 법문했다.

법회가 진행된 설법전이 협소한 관계로 밖으로는 많은 대중이 서서 스님의 10여 년 전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와 함께 2월 18일 개막한 ‘비구 법정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길상선원에도 많은 이들의 발길이 머물렀으며 법회 후 배포되는 10주기 특별판 법어집을 받기 위해 긴 장사진을 이뤘다.

한편, 맑고향기롭게와 길상사는 3월 11일까지 ‘비구 법정 사진전’을, 3월 8일 오후 1시 30분 설법전에서는 ‘무소유를 읽다’를 주제로 음악회를 연다. 또 11월까지 매월 넷째주 일요일에는 ‘법정 나를 물들이다’를 주제로 특별 좌담도 진행된다.

법정 스님의 생생한 영상법문은 숙연했던 대중들이 박수치고 웃게 했다.
코로나 확산에도 마스크를 끼고 길상선원에서 법정 스님 사진전을 둘러보는 시민들의 모습.
법정 스님의 법문을 듣고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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