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조불련·템플스테이… 응용불교 논문 ‘눈길’

불교 관련 박사 11명 배출
북한·경영 인접학문도 나와
조불련 관련 ‘첫’ 박사 논문
템플스테이 경영학적 접근도
대행선사상 연구 지속 현상

동국대(총장 윤성이)는 2020년 상반기 박사학위자를 114명 배출했다. 이중 불교 관련 박사는 11명이다. 상반기 박사학위 논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전통 불교학이 아닌 인접학문인 북한학, 경영학에서 불교 연구를 통해 박사가 배출된 점이다.

조계종 원로의원 법타 스님<사진>은 동국대 북한학과에서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북한 종교단체 전반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조선불교도연맹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박사학위 논문은 법타 스님이 최초다.

법타 스님의 박사학위 논문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연구’는 북한의 종교정책 변화 양상을 비롯해 조선불교도연맹 역사와 조직체계, 문중, 법계, 신도조직, 사찰, 주요인물 등 망라한 북한불교 종합 연구물이다.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의 태동은 1946년 12월 26일 북조선불교도총연맹(1972년에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로 개칭) 결성 당시 상무위원으로 사회주의 승려 대부분이 취임해 북한 불교계를 이끌면서부터다. 실제 한국전쟁 이전 사회주의 성향의 승려 56명이 월북한 바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의 종교는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복무하는 인민단체조직으로 국가와 종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조선불교도연맹은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6국의 지도를 받으며, 또한 조국전선중앙위원회 제6국에 속한다. 중앙위원회에서 업무 전체를 관장하며, 서기국에서 각 업무를 조율해 시행한다. 별도 기구로는 승려 대상 교육기관인 불교학원이 있고, 법계자격고시위원회가 있다. 이들의 주요 역할은 남한을 포함한 제3국과의 종교 교류와 북한 불교 정체성 유지, 사찰 관리 등이다.

법타 스님은 “이제 종교를 북한 사회의 한 부문으로 이해해야 한다. 조선불교도연맹의 조직과 역할을 재조명함으로써 향후 남북한의 종교교류를 정상화하기 위해 북한 종교에 대한 연구들을 풍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원 스님은 동국대 경영학과에서 ‘템플스테이 체험요인이 즐거움과 평안함, 그리고 재방문 의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불교나 관광학에서 학위논문이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경영학에서 박사 연구가 이뤄진 것은 드문 사례다. 

하원 스님은 참가자 간의 대인관계, 스님과의 관계, 일탈적 체험 등의 템플스테이 체험요인을 탐색하고, 이러한 체험요인이 즐거움, 평안함 등의 감정과 재방문 의도 간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관계를 체험경제이론과 서비스마케팅의 관점에서 규명했다.

이 같은 연구를 통해 템플스테이 체험요인 중 일탈적 체험이 즐거움과 평안함, 재방문 의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임을 확인된 부분은 눈길을 끈다. 하원 스님은 “현대인들은 복잡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자연에서의 휴식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수행자의 일상과 불교문화, 전통문화 등의 일탈적 체험을 통해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새롭고 신기한 체험을 하게 된다”면서 “템플스테이 참가자의 재방문 의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은 일탈적 체험 여부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템플스테이 운영주체는 즐거움이나 평안함, 동반유형, 연령, 사찰 위치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타겟별 맞춤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행 선사의 선사상에 대한 박사학위 논문이 올해 상반기에도 나온 점도 눈길을 끈다. 김용환 씨는 ‘일심법의 관점에서 본 대행 선사상 연구’로 동국대 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용환 씨는 원효 스님의 일심사상 속에 나타난 선리(禪理)를 규명하고 일심법의 관점에서 달마와 동산법문, 남종선과 북종선, 마조와 석두계의 선에 이르는 동아시아 선불교를 재조명했다. 나아가 저자는 대행선을 통해 일심법의 현대적 전개에 대해서도 살폈다.

김용환 씨는 “대행 선사가 말하는 둘 아닌 한마음은 무시무종의 일승공법으로 평등한 것을 의미하고 이는 곧 불성임과 동시에 평등공법인 것”이라며 “이는 원효로부터 융합된 반야사상과 불성사상이 한마음으로 계승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행 선사의 주인공(主人空) 개념에 대해서는 “중국선불교의 핵심 개념인 주인공(主人公) 사상과 맥락을 같이 하지만, 대행 선사는 전통적 의미의 주인공(主人公)을 해체하고 그 자리에 주인공(主人空)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한 것”이라며 “이는 원효가 말하는 일심의 대체대용을 ‘한마음’의 체와 용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