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일 동국대를 찾아 자신들이 평생 일군 재산인 아파트와 상가를 사후 유산으로 기부한 80대 노부부가 화제다. 이날 학교를 찾아 기부증서를 윤성이 동국대 총장에게 전달한 전병천(80)·김정숙(81) 씨 부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스님과 불자 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전달했다.

이들의 보시가 감동을 주는 것은 진실한 불심(佛心)에서 비롯돼서다. 부부는 자신들의 보시행은 평소 스님이 하신 회향을 깨끗하게 하라는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다니는 영덕사의 주지 선공 스님이 조계종에 사찰을 기증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저리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고, 앞서 주석했던 혜원 스님의 삶과 가르침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라고도 했다.

복전(福田)을 일구는 보시는 사실상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한 것”,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고 싶었다고 말하는 노부부에게서 진정한 보시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불교에서는 무주상보시를 강조한다. 이는 내가 내 것을 누구에게 주었다는 생각조차도 버리라는 가르침이다.

실제, 조선 중기 선지식 서산 대사는 무주상보시를 위해서는 맨손으로 왔다가 맨손으로 가는 것이 우리 인생의 살림살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전제했다. “불교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손사래 치던 노부부는 보시행에 있어서는 가장 잘 알고 실천하고 있었다. 빈손으로 오고감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덕을 베풀면 과보를 바라지 말고 덕을 베푸는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고 했던 부처님의 말씀을 노부부의 보시행을 보면서 다시 한번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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