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모두 거절, 6대 본산 중심 운영 전망

세첸 랍잠 린뽀체 사진출처=샤카쉬리 유럽 연합

티베트 불교의 주요 4대 종단 중 하나인 닝마(Nyingma)파의 종정이 끝내 공석으로 남게 됐다. 지난 25, 불교전문 인터넷매체 글로벌 부디스트 도어는 당초 추대된 스님들이 끝내 추대를 사양했다고 보도했다.

23일 인도 바라나시에서 열린 국제 닝마파 위원회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오랜 숙고와 회의, 협의에도 불구하고 끝내 닝마파의 종정을 공석으로 두게 됐다고 공지했다.

닝마파는 지금까지 6대 본산의 방장들과 원로 출가자들의 협의로 종정을 추대, 3년간의 임기제로 선출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8년에 종정에 착좌했던 까톡 게체 린뽀체가 그해 11월말 갑작스런 사고로 입적한 후 약 1년 넘게 종정이 공석으로 유지됐다.

3일 바라나시에서 열린 닝마파 총회에서 6대 본산의 방장들은 까톡 게체 린뽀체께서 입적하신 직후 6대 본산 중 한곳인 족첸사원의 방장께 종정의 자리를 맡아주실 것을 요청했으나 끝내 고사하셨다고 밝혔다.

현지 티베트 소식통에 따르면 족첸사원의 방장스님은 종정을 선출해야 할 필요성은 있으나 이것은 오히려 닝마파에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닝마파에서는 근대에 이르기까지 종정을 선출하지 않고, 6대 본산이 연합한 형태로 종단을 유지해왔다.

한편 현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기대하며 새롭게 추대된 세첸 랍잠 린뽀체역시 종정 자리를 사양했다. 1967년생으로 원로승려들 중 젊은 피에 속하는 세첸 랍잠 린뽀체는 1980년대 초부터 네팔의 세첸사원을 이끌며 세계 각지에 센터를 건립, 전법활동에 최선을 뛰는 고승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초 추대된 2인의 후보자가 모두 종정을 사양하면서 국제 닝마파 위원회는 종정 없이 종단을 이끌어 나가자는 본산 방장들의 제안을 이행하는 데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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