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가 회향했다. 지난해 1111일 입재 이후 정확하게 89일만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성곡·호산·무연·심우·진각·재현·도림·인산 스님은 89일의 시간 동안 자신을 가둬 내려놓고 오롯이 정진 또 정진했다.

이들 9명 스님들은 풍요의 시대에 스스로 고행의 길을 걸었다. 하루 한 끼 공양하며 14시간 이상 정진하고 절대 천막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옷 한 벌만 허용됐고, 삭발과 목욕은 금지됐다.

중간 중간 전해진 소식에서도 스님들의 날선 정진력을 알 수 있었다. 안거 막바지 한 스님이 의식을 잃는 긴급상황이 발생해 의료진이 출동하기도 했지만, 의식을 회복하고 수행을 방해하지 말라며 다시 정진했다고 전해진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결기를 보여준 아홉 스님들에게는 저절로 경외심이 들게 된다.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석 달의 대장정을 마치고 그 자리에는 신도심 포교당 불사가 시작된다. 불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천막결사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입재 이후 한달여 만에 5만 명 이상 사부대중이 다녀간 결사처는 흔하지 않다.

이는 조용한 곳에서 수행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부수고 천막 무문관을 설립하고 석달을 오롯이 수행한 아홉 스님의 정진력에 감화됐기 때문이다. 유튜브로 선원 소식을 전하고 외호대중이 함께 정진하는 열린 결사로서의 면모도 대중의 호응도를 높였다.

이제 사부대중은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정신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를, 추운 겨울이었지만 선원 안팎으로 뜨거웠던 에너지를 어떻게 한국불교 중흥으로 연결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고민과 논의, 실천은 결사는 지속시키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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