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공사 현장 한복판에서 비닐하우스 천막 무문관을 세우고 동안거 정진을 한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가 90일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위례 상월선원은 동안거 해제일을 하루 앞둔 2월 7일 동안거 해제법회를 봉행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대규모 법회를 취소하고 사중 행사로 전환했지만, 상월선원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1000여 명의 대중이 운집했다.

진제 스님 찾아 짧은 법문
“광도중생 매진하자” 당부
법회 취소에도 대중 운집해
정진 대중들에게 감사 인사

법회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상월선원 천막법당을 참배하고 무문관 정진동으로 이동하며 시작됐다.

“문 열어라!”

천막 무문관 정진동 앞에 선 진제 스님이 일갈하자 지난해 11월 11일부터 석달 간 굳게 닫혀있던 ‘문 없는 문’이 열렸다. 진제 스님은 몸소 안거 기간 동안 무문관 정진을 했던 9명 대중들을 제접하기 위해 들어섰다.

정진동에 들어선 진제 스님은 9명 정진 대중들에게 벼락같은 법문을 설했다.

“금일 모든 대중과 정여무정(情與無情)들은 아홉 분이 진면목을 아시겠습니까! 이 주장자, 이 진리를 바로 보면 천상 인간이 홀로 걸음할 뿐만 아니라 일체중생의 스승이 될 것입니다. 이제부터 문을 활짝 열고 광도중생에 다 같이 매진합시다!”

진제 스님의 짧고 강렬한 법문이 끝나자 가사와 장삼을 수한 회주 자승 스님(조계종 前 총무원장)을 비롯해 선원장 무연 스님, 입승 진각 스님, 한주 성곡 스님, 지객 호산 스님, 지전 재현 스님, 정통 심우 스님, 시자 도림 스님, 다각 인산 스님 등 아홉 대중들이 비로소 모습을 보였다. 처음 들어갈 때 정한 청규대로 안거 기간 동안 삭발과 면도를 하지 않아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이었고 수척했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선방을 나선 정진 대중 스님들은 가장 먼저 삼천대천세계에 감사와 발원의 삼배를 올린 뒤 곧장 천막법당으로 이동했다. 스님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도열한 사부대중들은 연신 “감사합니다”라고 무탈 회향을 응원했다.

9명 정진 대중 스님들은 부처님께 삼배를 올렸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던 스님들의 삼배는 세상과 부처님, 그리고 사부대중을 향해 있었다. 도열한 대중들의 격려 속에 이동한 9명 스님들은 각자의 주석처로 돌아갔다.

한편, 무문관 정진 대중들은 각자 교구본사로 돌아가 동안거 해제일에 봉행되는 해제 법회에 참석한 뒤 만행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