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찾아가는 마을밥상’ 펼치는 보경 스님

3년째 이어진 산골 방문봉사
어르신들 호응 점차 높아져
일반 신도 참여도 유도 계획

진안 쌍봉사 주지 보경스님

“저는 그저 심부름꾼에 불과합니다. 봉사활동에 필요한 경비는 모두 신도님들이 십시일반 절에 보시한 보시금으로 충당하거든요. 신도들의 보시금을 필요한 곳에 나눠주는 게 제 역할입니다.”

지난 2017년 3월 시작한 진안 쌍봉사(주지 보경)의 ‘찾아가는 마을밥상’이 어느덧 3년째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진안군 자원봉사센터와 쌍봉사 섬김봉사단(단장 양행금)이 함께 진안군 11개 읍면의 작은 산골을 찾아 어르신들을 위해 소박한 밥상을 차린 마을만 해도 50개가 넘는다.

보경 스님은 1월 30일 쌍봉사에서 찾아가는 마을밥상 활동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스님에 따르면 찾아가는 마을밥상은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라는 작은 발심에서 시작됐다.

“쌍봉사 주지로 부임할 때부터 지역주민들에 대한 봉사를 고민했거든요. 그래서 신도들과 함께 진안군 자원봉사센터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봉사자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주민들에게 도움을 해드리려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교통이 불편하거나 농번기로 인해 바빠서 이동에 불편을 겪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때부터 보경 스님은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식사를 대접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쌀밥에 여러 가지 반찬을 준비했지만, 어르신들이 수제비나 칼국수 같은 간편식을 선호해 요즘은 다슬기 수제비와 팥칼국수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찾아가는 마을밥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곳곳의 마을에서 봉사 요청을 받고 있다.

“마을마다 5~60명쯤 되는 어르신들이 논밭에서 일하다가 평소 생활하는 경로당, 마을회관서 식사를 하셔서 편하신 것 같아요. 요청이 쇄도해서 올해는 벌써 연말까지 일정이 꽉 찼을 정도죠. 신도들과 상의해서 가능하면 조금 더 행사를 늘려보려 해요.”

보경 스님의 봉사 특징은 불교색채가 최대한 배제된다는 점이다. 봉사 대상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고, 신도들과 몸으로 직접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포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른 시골사찰들이 신도가 줄었다고 하지만 쌍봉사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늘 신도들에게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해요. 불사나 봉사는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 하는 게 아니거든요. 어려운 형편에 조금씩 모아서 시주하는 분들이 더 신심 난다고 하거든요? 저는 전달자일 뿐이고 공덕은 모두 신도님들에게 돌아간다고 말씀드립니다.”

이제 보경 스님은 그간 봉사활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섬김봉사단’ 외에 일반 신도회에도 동참을 권유할 계획이다. 더 많은 불자들이 봉사활동에 동참해 서로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진안은 워낙 산골이라 어르신들이 외로움을 많이 타세요. 누군가 찾아가서 잠시나마 말동무가 되어드리고, 따뜻한 밥 한 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쌍봉사뿐만 아니라 다른 사찰에서도 이런 봉사가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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