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온지 유지 스님, 트레이닝 러닝 대회 개최

인구·참배객 감소 위기 도시
상황 타기 위해 스님이 나서
명산 중심으로 ‘수행 달리기’
참가자 몰리며 지역경제 살아

지난해 12월에 열린 수행달리기 대회의 모습. 사진출처=대회 공식 페이스북

지역사회와 사찰의 부흥을 위해 달리는 스님이 있어 화제다. 121일 일본의 산케이 신문은 스님이 주축이 되어 매년 열리는 트레이닝 러닝 대회를 집중 보도했다.

일본 야마나시현에 소재한 일련종(日蓮宗)의 총본산 구온지(久遠寺)와 성지인 시치멘산(七面山). 특히 구온지는 13세기 말 일련종을 창시한 니치렌(日蓮) 스님의 묘소가 있어 연중 참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두 성지가 자리 잡은 미노부쵸()1980년대부터 인구가 감소, 현재 지역이 소멸될 가능성이 있는 도시로 분류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구온지의 산내 사찰 중 한 곳인 타케이보(武井坊)’의 주지 코마츠 유지(44) 스님은 미노부쵸를 되살릴 부흥책을 마련했다. 유지 스님은 “1980년대, 마을의 인구가 감소함과 동시에 구온지에 순례를 오는 전국의 신자들이 줄기 시작했다. 일본 전국에서 유명한 미노부산이 있는 마을이 사라진다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라며 부흥책을 마련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유지 스님이 마련한 부흥책은 트레이닝 러닝 대회. ‘미노부산(身延山시치멘산 수행달리기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대회는 벌써 7회를 맞이했다. 트레이닝 러닝이란 산악에 마련된 코스를 달리는 운동을 말한다.

유지 스님은 옛 중세의 기록을 살펴보면 당시 순례자들이 미노부산과 시치멘산 사이를 달리며 순례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또 일련종으로는 드물게 산악수행의 전통이 남아있는 곳이 시치멘산이라며 옛 전통을 현대식으로 복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회를 고안한 유지 스님 자신도 트레이닝 러닝 애호가다. 대회를 처음 개최하면서 홍보를 위해 미노부산에서 도쿄의 대본산 혼몬지(本門寺)까지 160를 완주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대회의 반응은 뜨거웠다. 자연을 즐기면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장소들이 코스로 들어가 있다는 점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해 개최된 제7회 대회에는 일본 각지에서 800여 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대회의 코스는 4가지로 모두 불교식 이름을 붙였다. 최장코스인 깨달음 코스(38km)는 미노부산과 시치멘산 간의 길을 3번 왕복하며, 최단 코스인 발심코스(13km)는 한 번만 왕복한다. 이중 깨달음 코스를 3인이 릴레이하는 이체동심(異體同心) 코스는 지난해 시작돼 주목을 받았다. 유지 스님은 지난 대회까지는 2가지 코스만을 운용했으나, 참가자가 점점 늘면서 코스를 다양하게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스님은 대회 참가자와 관람을 위해 방문한 이들 모두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숙소나 사찰이 운영하는 숙소에 묵고. 또 방문을 계기로 구온지나 시치멘산을 참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참가자들의 경우 원활한 경기 참가를 위해 사찰에 묵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대회가 지역과 사찰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회가 안정화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준비 중이다. 유지 스님은 올해는 무농약 농산물에 도전해 사찰에 묵는 숙박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좀 더 지역에 도움이 되기 위해 열심히 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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