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목적은 ‘마음의 자유’
명상 목적은 ‘마음의 자유’
  • 최훈동/ 한별정신건강병원장
  • 승인 2020.02.0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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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두번째 단계

3-1 여행하려면 목적지를 정하고 거기에 이르는 지도와 안내서가 필수이듯이, 내면의 여행도 목표와 명상(선)하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바른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걷기 명상에서 목표 지점과 걷겠다는 의도와 함께 걸음을 떼고 멈추겠다는 의도를 세운 후 멈추고 돌겠다는 의도를 세운 후 서서히 돌고 다시 걷는 것처럼, 명상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진정한 의도는 무엇인지 숙고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 의도가 선한지 타인에게 해가 되지는 않은지 점검하지 않으면 엉뚱한 결과를 낳게 됩니다.

명상을 시작하겠다는 의도와 함께 바르게 앉고 어깨와 목을 한껏 위로 치켜세웠다가 탁 놓습니다. 허리는 반듯하게 하되 다른 모든 부위에 긴장을 내려놓습니다. 눈을 감고 호흡을 바라봅니다.

이제 명상을 하고자 하는 목적, 이유를 살펴봅니다.

무슨 문제를 해결하고자 명상을 하나요?(2분)

내면여행도 목적지 필요
마음상태 직접 바라봐야
속박 벗어난 평화 누리자

3-2 명상을 시작할 때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밖으로(사람, 사물, 일 등) 향하던 주의를 호흡으로 돌려 호흡을 바라봅니다. 이 때 마음이 산만하고 어수선하고 욕망이나 분노에 끄달려 있다면 먼저 심호흡을 몇차례하여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쉴 때마다 몸의 긴장을 풉니다. 그런 다음 보통 호흡으로 내려놓고 호흡을 바라봅니다. 현재 마음이 이렇고 호흡은 이렇구나하고 바라봅니다. 바라보고 알아차리고 멈추고 호흡을 바라보는 순서로 진행되는군요. 호흡이 거친지 미세한지 빠른지 느린지 무거운지 가벼운지 호흡의 모양을 바라봅니다. 호흡과 마음 상태가 연결되어 있음도 알아차립니다. 마음이 거칠면 호흡도 거칠고 마음이 편안하면 호흡도 고요해지는 걸 느껴봅니다.

3-3 이제 호흡을 코 입구에서 느껴봅니다. 들숨과 날숨의 감각의 차이도 느껴봅니다. 호흡이 편안하고 규칙적으로 되면 몸의 감각을 느껴봅니다. 어느 특정 부위에 감각이 뚜렷하면 그 감각을 잠시 부드럽게 바라봅니다. 특정 감각이 없다면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차례차례 감각을 살펴봅니다. 손바닥의 감각도 느껴봅니다. 차가운지 따뜻한지 가벼운지 무거운지 저린지 등 감각을 느껴봅니다. 몸 전체의 감각도 느껴봅니다. 몸이 무거운지 가벼운지 결린지 쑤신지 아픈지 가려운지 등을 느낄 수 있군요. 통증이나 가려움이 있을 경우 자신도 모르게 움직이거나 긁거나 하려는 충동도 알아차립니다.

이러한 과정을 낱낱이 알아차리는 게 마음을 다루는 힘을 키우는 첫걸음이 됩니다.

3-4 명상이 잘 안된다구요? 혼탁한 마음, 집중이 안 되고 산만하기만 한 마음, 불안하고 괴로운 마음은 온갖 욕망과 분노에 기인하는데, 계행이 바탕이 되어야 바른 명상을 할 수 있다고 붓다는 강조합니다. 모든 종교에서 계율을 설정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이 혼탁한 마음을 맑히려면 올바른 언어와 올바른 행동 그리고 잘 집중된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지켜보는 계행인 물 없는 목욕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한 바라문이 찾아와 질문합니다.

“세존이신 고따마여, 사람들은 바후까강(갠지스강)이 많은 사람을 해탈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바후까 강에서 많은 사람이 악업을 씻습니다.”

세존께서 대답하시길

“갠지스강이 무슨 소용인가?

강물은 악업을 저지르는 자를 씻지 못하네

그 잔인하고 죄 많은 사람들을...

바라문이여, 계행에 참으로 목욕하라

거짓을 말하지 않고 생명을 죽이지 않고 주지 않는 것을 빼앗지 않고

믿음을 가지고 인색하지 않으면

갠지스강으로 갈 필요가 있을 것인가?”

인도를 가면 지금도 갠지스강에서 일생 동안 지은 악업을 참회하고 씻어내려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2600년전이나 지금이나 갠지스강이 또는 다른 무엇(단순한 기도나 종교적 신념)이 악업을 정화시켜줄 수는 없지요. 이것을 옷감으로도 비유하셨습니다. 옷감을 물들이는데 때 묻은 옷감에는 염색이 지저분하게 되듯이 먼저 옷감을 잘 세탁한 후에 물들여야 하는 것과 같다하시면서 계행을 강조하십니다. 그래서 명상이 잘 안될 때는 자신의 행동이, 현재 삶이 어떠한지 살펴보는 게 좋은 처방이 될 수 있습니다.

3-5 목표와 의도가 바르면 바른 견해라고도 합니다.

부처님 당시에 살인마 앙굴리말라가 있었습니다. 앙굴리말라는 어떤 바라문 문파의 수제자였지요. 그는 스승으로부터 천명을 죽여 천개의 손가락뼈로 목걸이를 만들면 도를 깨치고 자신의 후계자로 될 수 있다는 말에 999명의 사람을 죽여 마침내 한 사람만 더 채우면 천개가 되는 상황에서 부처님을 만나 자신의 목표와 의도가 매우 잘못된 것임을 깨달았지요. 그는 부처님 밑에서 열심히 정진하여 마침내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목표 설정이 잘못되고 의도가 선하지 못하면 살인마가 되고 목표 설정이 바르고 의도가 바로 잡히면 성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가르침입니다. 나의 생각과 행동이 어떤 의도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지 살펴봄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3-6 명상과 심리치료는 남을 보는 게 아니라 자신을 보는 내면 여행입니다. 심리치료나 명상이나 모두 자신을 잘 보는 회광반조와 자귀의이지요.

무엇을 위해 자기자신을 보나요?

잠시 눈을 감고 숙고해봅니다.(1분)

자신의 행복과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이군요.

호흡을 보고 몸의 감각을 보고 걸음의 움직임을 보는 연습도 모두 마음을 잘 보고 마음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입니다. 마음이 몸과 행동을 좌우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어떤 불편한 상황에 처할 때 즉각적 반응의 하나로서 상대를 보고 탓하곤 합니다. 상대를 평가하고 분석하고 비난할 거리를 빠르게 검색하지요. 그렇지 않나요?(웃음)

내가 불편해지고 화가 나는 원인을 밖에서 찾는 것입니다.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러한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상대가(또는 상황이) 자극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반응은 자기 자신이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아직 수긍하기 어렵다구요?(웃음)

금방 방향 선회하기 어렵습니다. 지금껏 해오던 오래된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과 외부 상황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바꾸고 조절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외향적이라 합니다. 환경을 바꾸거나 상대방을 바꾸려 해보았지만 성공했나요?

삶을 돌아보셔요(눈을 감고 1~2분).

나는 놔두고 상대를 바꾸려했지만 다툼만 생기고 관계가 뒤틀리고 끊어지기까지 했군요. 환경을 바꿔보았지만 비슷한 사람 비슷한 상황에 부딪치면 같은 결과가 나왔군요. 그 사람이 싫고 미워서 떠나보았지만 또 살다보니 그러한 상황에 직면하기를 되풀이하였군요.

3-7 그래서 심리치료는 내담자 또는 환자를 상담을 통해 변화시키는 내향적 태도를 취합니다. 마음이 불편해진 것은 결국 자신이 그렇게 만든 것이라는 자각이지요. 문제 해결의 키가 자신에게 있는 것과 외부에 있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입니다. 외향적(환경적) 치료는 병든 잎새나 가지를 다스리는 수준이고 내향적 자기 각성 자기 변화만이 근본적 뿌리를 다스리는 수준이라는 것이지요.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고타마 싯다르타가 전륜성왕의 길을 마다 하고 출가 사문의 길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구요.

정치로는 인간의 고통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자각이었지요.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 명제 추구보다는 내 마음의 불안과 고통이 어떻게 일어났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념적 해석은 고통을 해결한다기보다 설명하는 수준이기에 고통이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심리학적 지식 취득마저 외향적입니다. 그러므로 어떻게 발생했는지 차근차근 짚어 나가는 성찰의 과정이 필요하지요.

지난 시간에 말한 호랑이를 기억하시나요?(웃음)

호랑이에 먹힌다는 것은 호랑이를 연구하고 설명하고 이해하는 수준이 아니군요. 호랑이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고통 속으로 깊이 경험해 들어감을 말합니다. 머리로 이해하고 정보를 얻는 것은 지적 앎(개념지)이지만 가슴으로 느끼고 체험하여 일어나는 통찰은 체험적 앎(체험지)입니다. 지적 앎은 책을 통해서도 습득되어지는 간접적 지식이지만 체험을 통한 앎은 직접적 지식입니다. 간접 지식으로는 고통이 이해는 되나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명상은 기존의 간접 지식들로 무장된 신념들을 해체하는 작업을 먼저 합니다. 자라면서 살면서 주입된 신념들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행동을 숙고하고 멈추는 것입니다. 멈추고 바라보면 습관적 행동이 멈춰집니다. 멈춤-바라봄-멈춤. 마지막 멈춤(止)은 단순한 집중이 아니군요. 고통의 멈춤, 새로운 삶이군요.

3-8 어떤 문제의 해결도 그 문제가 발생한 과정을 낱낱이 보아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듯이 우리가 삶속에서 겪는 마음의 고통들도 그러한 연유의 과정이 있기에 생긴 것임을 숙고해보아야 합니다. 지난 시간에 언급한 숙고명상이지요.

연상을 통해 과거 경험을 떠올리고 그 상처가 현재와 미래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자각한다면 통찰이 일어납니다. 이 통찰은 현재의 삶을 바꾸고 관점을 바꾸고 행동 양식을 바꾸고 대인관계의 태도를 바꾸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더 이상 과거의 무의식화된 카르마(조건)에 지배당하지 않고 그렇게 지배받고 속박되어 왔음을 명확히 깨달은 후엔 오히려 그런 조건을 활용하되 구속되지 않게 됩니다.

삶을 떠난 깨달음은 없습니다.

깨달음은 삶을 변화시킵니다.

좌절에서 희망으로, 불행에서 행복으로, 갈등에서 평온한 삶으로 안내합니다.

그래서 깨달으면 자유로워진다 하였습니다.

더 이상 에고를 보호할 필요가 없으므로 에너지 소모도 없고 있는 그대로 좋으며 꾸미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살게 되고, 자연과 하나 되고 이 세상 모두와 연결된 소통의 삶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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