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IA요리학교와 이탈리아 알마와 함께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히는 프랑스 르꼬르동블루에 한국의 사찰음식이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성됐다. 본교가 아닌 영국 런던캠퍼스의 일이지만 한국 사찰음식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앞서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르꼬르동블루 파리본교에서 특강을 하고, 영국캠퍼스와 지속적인 교류를 거친 덕분에 이뤄진 성과다.

한국의 사찰음식은 오래 전부터 전 세계의 식문화에 화두를 던졌다. 슬로푸드운동이나 채식 등에만 관심 있는 서구인들은 음식의 재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연기법을 중심으로 가치를 담은 사찰음식에 큰 호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현재 사찰음식 전문가 스님들은 해외 각국의 초청을 받아 강연을 소화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사찰음식의 국내화는 곳곳에서 안타까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분명 사찰음식은 일반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사찰음식체험관은 예약이 가득 차 체험도 쉬이 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정작 사찰음식교육과정을 수료한 스님이 아닌 재가자들은 정작 설 무대가 없어 아쉬워한다. 자격증을 땄으나 쓸 기회가 없는 것이다. 이는 사찰음식은 스님에게 배워야 제대로라는 대중의 편견에 기인한다. 사찰음식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질수록 반대의 그늘은 크게 느껴진다.

전국 교구본사에서 사찰음식체험 기회를 만들거나, 전국적으로 사찰음식전문점이 늘어나야 하는 이유다. 다만 교육을 배운 사람만의 힘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범불교적으로 함께 지혜를 모아 사찰음식 국내화부터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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