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홍법사 ‘아미타불 철야정진’현장]

부산 홍법사 대광명전에 모인 100여 대중이 주지 스님과 함께 목탁을 치며 아미타불 철야정진을 하고 있다. 명호를 부르는 불자 대중의 얼굴이 환희로 가득 차 보인다.

아미타불 철야정진 1주년 맞아
붓다볼 명상 프로그램 병행해
홍법사 외 모든 불자 동참 개방
자신 낮추고 상대 높이는 마음
그 마음이 극락을 이루는 마음,
지금 사는 이 자리가 극락정토

어둠 속에서 아미타대불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부산 홍법사(주지 심산). 아미타대불 아래로 홍법사 염불행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붓다볼(싱잉볼) 등을 나누어 든 대중은 극락정토를 염원하는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한걸음 한걸음 경내를 걷기 시작했다. 염불소리를 따라 붓다볼의 맑은 울림이 시방으로 퍼져가고, 대중은 한걸음 한걸음 극락정토를 염원하며 걸었다. 어둠이 짙어갈수록 아미타대불의 광명은 더욱 밝게 빛나고 대중의 염원도 아미타대불의 광명처럼 시방의 어두운 곳곳을 찾아간다.

118일 밤 9시 홍법사 대광명전에 100여 명의 대중이 모였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열리는 주지스님과 함께하는 아미타불 철야정진(이하 아미타불 철야정진)’을 위해서다.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아미타불 철야정진 법회가 1주년을 맞았다. 대중은 지난 한 해를 법회의 정비와 정착을 위해 정진했고, 올해는 변화와 더 많은 수행을 목표로 정진한다. 그리고 그 수행의 궁극은 지금 살고 있는 이 자리에서 극락정토를 이루는 것이다.

대중은 천수경과 백팔대참회문에 맞춰 108배를 올렸다. 108배가 끝난 후 주지 심산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언제나 나 자신을 가장 미천한 사람으로 여기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상대방을 최고의 존재로 여기게 하소서.”

심산 스님은 달라이라마의 기도문을 인용하며 올바른 기도에 대한 설법을 이어갔다. 스님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마음이 곧 기도다이 마음이 극락을 이루는 마음이며 이런 마음으로 상대를 대할 때 바로 당신이 아미타부처님이다고 설법했다.

30분의 설법이 끝나고 대중은 대북과 징 그리고 목탁, 경쇠, 붓다볼 등 각자의 법구를 들고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부르기 시작했다. 법구들의 울림과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는 대중의 목소리는 한목소리가 되어 서로가 서로를 붙들어주었고, 서로를 돕는 힘찬 염불소리로 수행의 현장은 뜨거워졌다. 신이 난 불자들의 고성염불은 마치 노래처럼 들려왔고 대중은 염불삼매를 향해 정진을 이어갔다. 이내 대중의 얼굴은 환희심으로 가득 차고 법당은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로 가득 찼다.

아미타염불 정진을 지도하는 심산 스님

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대중은 가벼운 걸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따뜻하게 옷을 여미고 밖으로 나갔다. 천천히 경행을 하며 다시 아미타부처님을 불렀다. 경행을 마친 대중은 잔디마당에 둥글게 둘러앉아 명상으로 철야정진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잠시 휴식 후 다시 수행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아미타경독경으로 참된 극락을 이해하고 아미타 48대원을 서원하며 밤새 염불을 이어갔다. 힘들 것으로 생각되는 철야정진이지만 수행에 참여한 대중은 오히려 철야정진을 통해 한 달 동안 살아갈 힘을 얻어간다고 했다.

아미타대불 앞에서 포행하는 대중들의 모습

1년 동안 빠짐없이 기도에 동참한 박은경(49·부산 연제구) 씨는 기도 동참 당시 가족들의 만류가 있었다고 했다. 그 이유는 박 씨가 암 투병 중이었고, 기도 동참 다음 날에는 어린이법회 봉사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씨는 기도를 마치고 나면 한 달 후의 다음 철야정진이 기다려질 정도로 삶의 활력을 얻는다고 말했다.

아미타기도는 제 자신이 정화되는 특별한 기도입니다. 워킹맘으로 바쁜 삶을 살면서도 어린이법회 봉사까지 하고 있지만 피곤함보다는 에너지를 얻습니다. 지금은 남편과 함께 기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다른 불자들도 좋은 기도에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곽영자 아미타기도회 회장은 홍법사 아미타불 철야정진은 홍법사 불자들뿐 아니라 부산과 인근 지역 모든 불자들에게 열린 기도 모임이다고 말했다.

홍법사 아미타불 철야정진은 붓다볼 명상을 함께 진행한다. 붓다볼은 일명 싱잉볼로 불리는 명상 도구이지만 홍법사는 도구가 아닌 법구로서 그 가치를 재조명하고 한국불교에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산 스님은 붓다볼은 일반적으로 싱잉볼로 불린다. 붓다볼 명상이 주는 유익함을 연구하고 널리 확산할 필요성이 있다붓다볼 명상을 통해 아미타기도의 참된 가르침을 전할 계획이다고 했다.

홍법사는 붓다볼 명상을 위해 전문 수행 공간도 새롭게 조성할 예정이다. 현재 홍법사는 붓다볼 명상을 강조하며 매주 둘째 주 화요일에 불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나래 평생교육원에서는 3월 첫째 주부터 15주간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수업은 중급반 목요일 오전 1030, 오후 730분이며, 초급반은 금요일 오전 1030, 오후 730분으로, 평생교육원에서 각각 열린다.

홍법사는 지속적으로 기도와 명상 그리고 염불수행으로 극락세계를 열어갈 계획이다. 심산 스님은 홍법사에 처음으로 아미타대불을 모실 때 많은 사람들은 재를 떠올렸다하지만 처음 불사를 할 때 마음 속 깊이 낸 원력은 이곳을 극락 같이 살아가자란 취지였다. 아미타대불을 보며 모두가 극락의 마음을 가지고 수행하며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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