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畫속 구법여행 선재 화가
佛畫속 구법여행 선재 화가
  • 박재완 기자
  • 승인 2020.01.20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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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불화작가(동국대학교 연구교수)
김선희 화가는…동국대 불교미술학과를 졸업했다. 동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입선한 후 국내외서 수차례 수상했다. 네 번의 개인전과 스웨덴 스톡홀름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 우수작가 초대전 등 수 차례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9년 금산사 벽화 모사복원에 참여하는 등 국내 전통사찰  불화복원 및 조성불사에 다수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인도 뭄바이대학교, 인도 델리대학교, 창원문화재단 성산아트홀 등이 소장하고 있다. 현재 동국대학교 연구교수, 창원대학교 외래교수, 경상남도 문화재위원회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선희 화가는…동국대 불교미술학과를 졸업했다. 동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입선한 후 국내외서 수차례 수상했다. 네 번의 개인전과 스웨덴 스톡홀름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 우수작가 초대전 등 수 차례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9년 금산사 벽화 모사복원에 참여하는 등 국내 전통사찰 불화복원 및 조성불사에 다수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인도 뭄바이대학교, 인도 델리대학교, 창원문화재단 성산아트홀 등이 소장하고 있다. 현재 동국대학교 연구교수, 창원대학교 외래교수, 경상남도 문화재위원회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화 속 고고학자 보고 꿈을 키워
꿈 실현 위해 동대 고미술과 진학
1987년부터 본격적으로 불화 그려

첫 개인전서 현대적 불화 선보여
문인화·서예·전각 불화에 녹여
아크릴 등 재료도 과감히 시도해

일찍부터 해외에 우리 불화 알려
수월관음도에 선재 대신 쥐 그려
세화와 불화의 새로운 접목 시도

 

법을 찾아 나선 선재는 28번째로 만난 관세음보살로부터 보살의 대비행문 설법을 듣는다. 선재는 간절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바라보고 관세음보살은 따뜻한 시선으로 선재를 굽어본다. 보살과 선재 사이로 달빛의 물이 흐르고, 버들가지와 정병을 들고 있는 보살의 발밑에는 연화좌와 연꽃들이 보인다. <화엄경>에서 전하는 그날의 모습은 한 편의 그림으로 옮겨진다. 고려불화를 대표하는 수월관음도가 그것이다. 2020년 새해 벽두에 선을 보인 한 점의 수월관음보살도에는 선재동자가 그려져 있어야 할 자리에 쥐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경자년을 상징하는 쥐가 보살을 향해 눈을 반짝이고 있다. 행복한 경자년을 기원하는 한 편의 세화다. 아울러 관세음보살의 설법이 그려진 불화다. 세화가 된 그 불화는, 아니 불화가 된 그 세화는 서울의 한 갤러리에서 선을 보였던 김선희의 ‘수월관음보살도’다. 김 작가는 1월 15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갤러리 한옥에서 초대전 ‘연년여의’를 개최했다. 김 작가는 전시에서 12년 동안 그려온 세화와 새롭게 그린 근작 불화를 함께 선보였다. 새로운 시도였다. 새로운 불화를 선보인 전시는 또 한 번 우리 불화의 길을 넓혔다.

인디아나 존스 꿈꾸던 소녀
영화 ‘인디아나 존스 레이더스 -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1981년)’에서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를 본 한 소녀는 꿈을 품기 시작한다. 영화 속 ‘고고학자’는 소녀의 눈에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 꿈을 잃지 않았던 소녀는 동국대학교 고미술과(현재 불교미술과)에 입학한다. 그 소녀의 이름은 김선희다.

김 작가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늘 미술부에서 살았고 각종 미술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도 했던 미술학도였다.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미술은 김 작가의 소녀 시절 꿈 중 하나였다. 미술을 좋아했던 소녀는 어느 날 영화 속에서 고고학자를 만났고, 인디아나 존스를 꿈꾸며 고미술과에 입학했다. 소녀가 진학한 고미술과에는 인디아나 존스 대신 ‘불화’라는 세계가 있었다. 고미술과의 ‘고미술’은 우리의 미술이었고, 우리의 미술은 다름 아닌 불교미술이었다.

김 작가는 또 한 번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영화 속 인디아나 존스가 이집트와 티베트 등을 누비며 오래된 이야기들을 찾아 나섰다면 김 작가는 우리 선대가 남긴 우리 불화 속에서 오래 된 이야기들을 찾아 나섰다. ‘불화’, 그것은 미술과 고고학자를 가슴에 품었던 소녀의 완성된 꿈의 제목이었다.

새로운 모색
불화는 경전의 내용을 도상화한 또 다른 경전이다. 앞서 말한 수월관음도만 봐도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불화를 여법하게 그리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말씀에 가까이 다가가 있어야 한다. 불화를 그리는 붓에는 먼저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어야 했다.

“법당에 모셔야 하는 예배화는 물론 일상 속에서 감상하기 위한 예술작품으로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불교가 우리 땅에 처음 들어온 후 각 시대마다 그 시대가 추구하는 불화를 남겼습니다. 이 시대에는 이 시대에 맞는 불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신과 도상이 끊임없이 변화되고 시대적 요구에 따라 새롭게 창조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새로운 전통이 되고 훗날 ‘한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작가는 경전이 전하는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새로운, 이 시대가 원하는 불화를 그리고 싶었다. 새로움은 옛 것에 있었다. 옛날을 알지 못하면 새로움은 없었다. 김 작가는 선재가 선지식을 찾아 나섰던 것처럼 선대가 남긴 그림을 길로 삼았다. 김 작가의 박사학위 취득 당시의 논문인 ‘돈황 막고굴과 한국화엄경변상도의 비교 연구’는 그 길 위에서 나왔다. 김 작가는 새로운 모색과 함께 선대가 남긴 지난날에서 위대함을 찾고 경전 속의 부처님 가르침에서 그 답을 찾아갔다.

또한 김 작가는 최고의 스승을 찾아 문인화와 서예, 전각 등을 공부해 불화에 녹였다. 재료도 전통적인 분채나 석채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아크릴물감도 사용하고 유럽의 재료와 석채를 섞기도 하는 등 쉼 없이 새로운 시도를 모색했다.

첫 개인전 ‘화엄 禪 세계’
2013년 김 작가는 첫 개인전 ‘화엄 禪 세계’를 연다. 다양한 모습의 수월관음도, 지장보살도, 空 시리즈, 평상심시도 등 화엄과 선의 세계를 담은 불교회화, 수묵화, 전각 등을 선보였다.

“지극히 담백한 선화의 세계와 화려하고 찬란한 화엄불화의 세계는 서로 상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을 담담하게 그리거나 찬란하게 그리는 등 기법적인 차이만 있을 뿐 본질적으로 동일한 그림세계라 할 수 있다.”(동국대 문명대 교수)

“김 작가의 작품세계는 전통의 미를 살리면서 동시에 새로운 현대적 미를 개성 있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동국대 예술대 김창균 교수)

고려불화 7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월관음도가 눈길을 끌었다. 김선희의 수월관음도는 ‘옛 것에서 온 새로운 것’,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불화였다. 옛 것이면서 오늘의 것이었다. 구법여행을 떠난 선재동자가 관세음보살을 만나 법을 구하는 모습은 법을 열망하고 새로운 불화를 열망하는 김 작가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새롭게 해석한 김선희의 수월관음도는 전통고려불화의 형식을 김 작가의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버들가지 대신 연꽃을 쓰고, 가부좌를 틀고, 화면 하단에 대나무와 기암괴석을 그리는 등 김 작가의 붓은 형식에서부터 자유로웠다.

선화로 표현되는 ‘空’ 시리즈는 작가가 평소 모색했던 선의 세계를 가감 없이 표현했다. 자연의 상징으로 새를 그리고 새의 시선에 작가의 시선을 포갰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세계를 말이 없는 세계로 그렸다.

김 작가의 불화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기법적인 면에서 새로웠다. 또 다른 경전으로서의 의미에 충실했고, 답습이 아닌 창작으로서의 의미에도 충실했다. 김 작가는 전시에서 <화엄경> 입법계품에 근거한 관음보살도 도상과 같이 교리에 어긋남 없는 표현으로 관객의 마음을 끌었다. 수묵화에서는 단순한 감상만이 아니라 인간의 심성에서 느낀 우주의 이치를 새로운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종교와 예술은 불가분의 관계다. 어려운 경전의 내용이나 교리를 시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좀 더 직접적이고 실감나게 전달하고 그로 인해 신심을 북돋는 역할을 예술이 하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첫 개인전에서 종교의 예술적 승화를 잘 보여줬다.

2020 불화, 2020 김선희
30년 넘게 불화를 그려온 김 작가는 지금까지 네 번(일본 전시 포함)의 개인전을 열었다. 많지 않은 개인전이다. 하지만 그의 프로필은 남다르다. 전부 적어내기 힘들 정도다. 그는 수없이 많은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 중에는 해외 교류전이 수두룩하다. 김 작가는 이미 오래 전부터 불화의 한류를 꿈꿨다. 그는 일찍이 유럽과 미국 등으로 자신의 불화를 들고 나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많은 상을 받고 관심을 받았다. 선지식을 찾아 나선 선재동자였다. 우리 불화의 답을 찾아 먼 길을 떠났던 불모 선재였다.

김선희의 불화는 네 번의 개인전을 치르면서 거듭 달라지고 새로워졌다. 화엄경변상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통과 현대라는 상이한 가치의 접점에서 삼세의 미묘한 경계를 하나로 아울렀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 열린 개인전에서는 세화와 불화의 경계를 허물며 또 다른 불화를 모색했다.

2020년 경자년 새해를 새로운 불화로 연 김선희는 “이제 불화라는 것은 법당에서만 볼 수 있는 그림이 아니라 갤러리 벽에도 걸리고 일상의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그런 불화를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그녀가 걷는 길은, 그녀가 그리는 길은 어디로 향할까. 그의 붓끝이 궁금해진다.

김선희 화가의 주요작품

수월관음보살도 30×45, 장지에 채색, 2020
수월관음보살도 30×45, 장지에 채색, 2020
본래공(本來空), 32×42, 장지에 채색, 2020
본래공(本來空), 32×42, 장지에 채색, 2020
수월관음도(2017년 후쿠오카 복강한국미술전)
수월관음도(2017년 후쿠오카 복강한국미술전)
과욕청심원, 10×25, 자연석 새김, 금, 분채
과욕청심원, 10×25, 자연석 새김, 금, 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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