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화상’ 미키 다이운 스님
독특한 방법으로 佛法 알려
공연·출판, 대중 인기 높아

극장에서 괴담으로 설법하는 다이운 스님. 사진출쳐=매그 투 뉴스

무더운 여름에 인기를 끄는 괴담, 하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괴담을 하는 스님이 있다. 심지어 괴담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기까지 한다. 구랍 20일 일본의 인터넷 매체 매그 투 뉴스는 괴담으로 유명한 괴담화상’, 미키 다이운(47) 스님을 집중 보도했다.

다이운 스님은 교토에 소재한 유서 깊은 일련종의 고찰 렌큐지(蓮久寺)’의 주지. 스님이 괴담을 하기 시작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10여 년 전 어느 여름날 밤, 길을 지나고 있던 스님은 공원에 폭주족들이 입고 있는 옷에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글이 쓰인 것을 보곤 무심코 말을 건 것이 괴담을 하게 된 시작이라고 말했다.

다이운 스님은 겁도 없이 폭주족들이 모여 있는데 옷에 쓰인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말을 걸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폭주족들은 스님이 훈계하려는 것으로 생각해 험악한 분위기로 대응했다. 스님은 왠지 모르게 이대로 물러서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무심코 스님이 이야기하는 괴담을 들어보겠느냐라는 말이 튀어나왔다고 전했다.

스님은 아무래도 절집에 있다 보니 직접 경험하거나 들은 이야기들이 많다면서 자신의 괴담들을 간략히 설명했다. 스님은 괴담을 들은 폭주족들은 태연한 척했지만, 무거운 분위기에서도 무서워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중 한 사람이 괴담에 대해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으로 질문했다. 그때 괴담이라는 것도 사람의 마음에 울리는 것이 있구나하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괴담설법 최초의 청자들은 폭주족들이라며 웃어보였다.

다이운 스님은 그날 밤부터 매일 괴담을 공원에서 이야기했다. ‘스님이 공원에서 괴담을 들려준다는 소문이 인터넷과 뉴스 등에 퍼지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게 됐고, 점차로 괴담설법이라는 형태가 이루어졌다. 스님은 자신의 괴담설법이 어디까지 통용되는지 알고 싶어 TV방송에서 진행하는 괴담 그랑프리 대회에 응모했다. 결과는 2, 방송을 본 출판사로부터 괴담과 설법을 합친 책을 출판하자는 제안에 <괴담화상의 교토괴기담>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책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어 4쇄까지 출판, 속편까지 출간됐다.

한편 사람을 공포에서 해방시켜야할 출가자가 혹세무민을 솔선한다는 비판도 상당했다. 다이운 스님도 괴담 그랑프리에 나온 다음날 하루 종일 불교계의 항의전화를 받았다. 괴담을 그만둘까도 생각했다며 처음 괴담설법을 들었던 폭주족들에게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자 그들은 괴담을 통해 부처님과 인연을 맺었다. 부디 계속해 주시길 바란다며 스님을 만류했다.

스님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괴담설법을 이어나갔다. 현재 다이운 스님은 일본 전국의 사찰뿐만 아니라 공연장을 빌려 괴담설법을 진행하고 있다. 스님의 괴담설법은 공지되는 순간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일본에서 가장 예약이 힘든 법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스님은 괴담설법이 대중에게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로 단순히 부처님 가르침을 전해서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후회와 원망을 남긴 사람들의 배경도 확실히 말하지 않고선 진실에 이를 수 없다. 이런 점이 대중이 찾아오는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힘닿는 대로 괴담설법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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