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예술서 새로운 언어 찾다
조형예술서 새로운 언어 찾다
  • 박재완 기자
  • 승인 2020.01.1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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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방의 눈, 조형언어를 말하다’ 사진전
서울 인사아트센터, 1월 9일~20일

5개 영역 각 500여점 영상소개
사찰건축, 탑, 불상 등이 주류
영기화생론 등 연구 성과 소개
“조형예술품, 또 하나의 언어”

문자언어가 아닌 조형언어를 통해 인식의 세계를 무한히 확장해 나가는 사진전이 열린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와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원장 강우방)은 1월 9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강우방의 눈, 조형언어를 말하다’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사학자 강우방이 40여 년간 촬영한 7만여 점의 사진을 지난해 국립문화재연구소 기록관에 기증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국민에게 문화유산 기록보관의 중요성을 알리고 미술사 연구에서 사진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마련된 이번 전시는 2부로 나누어 구성됐다.

강우방 원장이 ‘대우주’라고 말하는 석굴암을 촬영하고 있다.
강우방 원장이 ‘대우주’라고 말하는 석굴암을 촬영하고 있다.

△1부에서는 강 원장이 40여 년 동안 찍은 7만여 점의 사진 중에서 회화ㆍ조각ㆍ건축ㆍ공예ㆍ자연과 조형 등 5개 영역에서 분야별로 500여 점을 선별해 영상으로 보여준다. 소개되는 사진들은 작가가 어려운 환경과 조건 속에서 포착한 사찰건축과 탑, 불상 등으로 “풍토가 미술양식을 결정한다”는 작가의 확신이 담긴 사진은 작가가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려 한 우리 문화유산들을 보여준다. 또한 작가가 서양미술을 연구하게 된 과정에서 찍은 해외문화유산 사진들도 함께 전시된다.

△2부에서는 강 원장이 미술사학자로서 이뤄온 독자적인 연구 성과를 조명한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비롯한 우리나라 작품들과 구석기시대 대모지신(大母地神)에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그려진 ‘천국의 문’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망라하는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동서고금의 작품을 살펴보며 강 원장의 조형언어 해석기법인 ‘영기화생론(靈氣化生論)’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외에 작가의 카메라와 실측도면, 기록물 그리고 저서 30여 권도 함께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조형언어를 해독하고자하는 미술사학자의 실증적인 연구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사진을 통해 문화유산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강 원장의 ‘영기화생론’은 우주의 충만한 기운을 옛 사람들이 추상적 혹은 구상적 조형으로 표현한 영기문에서 만물생명이 화생한다는 것인데, 세계의 조형예술품을 1만점 이상 ‘채색분석’하여 확인한 보편적인 이론으로 동서양의 수많은 미술사학자들이 방법론은 제시했지만 이론을 펴낸 것은 강 원장의 ‘영기화생론’이 지금까지 유일한 보편적 이론이다.

△영기화생론의 과정인 채색분석법은 조형예술품을 해독하는 법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방법론이다. 돌이나 금속에 새긴 영기문은 채색이 없어 파악하기 어렵다. 비록 채색이 있는 회화라 해도 마찬가지이다. 강 원장은 사람들이 알아보기 쉽게 영기화생의 전개 원리를 쉽고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채색을 달리해 분석했다. 인류가 만들어낸 조형예술품의 90%에 해당하는 ‘문양’의 실체를 파악해낸 것으로, 그 문양들이말로 미술사학의 주체이며 모두가 영기문임을 밝힘으로써 미술사학 연구의 새로운 국면을 전개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취지는 선대가 만들어낸 조형예술품 자체가 언어라는 것, 그것이 조형언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조형언어도 문자언어처럼 침묵의 음소가 있고, 음소가 결합하여 음절이 되고, 음절이 모여 단어가 되고 단어가 모여 구(句)가 되고, 구가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된다는 것이다.

강 원장은 “나는 평생 미술사학을 연구하여 마침내 우리나라 미술을 새로이 밝혔을 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 그것도 인류가 창조한 건축, 조각, 회화, 도자기, 금속공예, 복식 등 모든 장르를 새로이 해석하여 매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나가 지속적으로 학술발표를 하여 그들을 계몽하고 있다. 마침내 나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조형언어의 존재’를 확인하며 그 문법도 찾아냈기 때문이다. 문자언어에 상대하는 조형언어는 세계의 누구도 몰랐던 미지의 세계를 체험하게 한다”며 “인류가 창조한 조형의 99%가 문양인데, 미술사학자들이 알아보지 못하고 죄악시까지 해온 바로 그 세계의 문양들이 생명생성의 과정을 보여주는 조형이며 만물이 거기에서 생겨난다는 것을 알아냈다. 세계 모든 나라의 미술품을 채색분석법으로 매일 매일 풀어내면서 인식의 세계를 무한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전시는 그러한 전 과정을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이다”고 전시의 의미를 밝혔다. (02)363-1114

석굴암 금강역사 앞에 선 강우방 원장.
석굴암 금강역사 앞에 선 강우방 원장.

 

강우방 원장은...
서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고고인류학과에서 수학한 뒤, 일본 교토와 도쿄의 국립박물관에서 동양미술사를 연수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30여 년 동안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과 학예연구실장, 국립경주박물관 관장 등을 역임했으며 우리나라 불교미술과 석굴암 연구의 새로운 문을 열었다.

2000년 고구려 무덤의 벽화를 분석하던 중 학문의 전환기를 맞고 교직에서 물러났다. 일향 한국미술사연구원을 설립해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조형을 실마리로 삼아 ‘영기화생론’을 정립하며 세계 조형예술의 비밀을 풀어나가고 있다. 저서로 〈한국미술의 탄생〉 〈수월관음의 탄생〉 〈한국미술, 그 분출하는 생명력〉 〈어느 미술사가의 편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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