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은 선종 산물 아닌 인류 문화
禪은 선종 산물 아닌 인류 문화
  • 현불뉴스
  • 승인 2020.01.1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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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문화란 무엇인가?

선문화, 禪境의 현실적 표현
달마 중국 오면서 대승선 태동
수당시대 8대종파 中 선종 유행
시대마다 새로운 수행법 창시

 

먼저 일반적으로 문화란 무엇인가? 자문을 해보면 인류가 축적한 진선미덕행(眞善美德行)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선문화는 하나 더 보태서 선경(禪境)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먼저 ‘문(文)’에 대해서 살펴보면, 문화라는 단어는 고대 중국 언어계통에 이미 존재했던 어휘이다. “‘文’의 본뜻은 갖가지 색상이 이리저리 뒤섞여서 생긴 무늬를 가리킨다”고 했다. 〈역경〉 계사 편에 보면 “물체의 모양이 서로 섞인 것을 고로 가로되 문이라고 한다”고 했고, 〈예기·악기〉에서도 “오색으로 문양을 이루었지만 어지럽지 않다”고 했으며, 〈설문해자〉에서도 “문(文)은 그림을 섞은(여러 가지 그림)것으로, 모양이 교차한다”고 했다. 모두 비슷한 의미로서 대동소이하다.

‘화(化)’의 본뜻은 개혁(改易) 생성(生成) 조화(造化)라고 했다. 장자의 〈소요요〉편에서도 말하기를 “북명에 고기한마리가 있었는데, 이름이 곤이다. 곤의 부피가 너무 커서 정말이지 몇 천리에 이르는지 알 수가 없다. 변해서 새가 되었는데 그 이름이 붕이다”고 했으며, 〈주역〉 계사 편에서도 “남녀 교합으로 만물이 화해서 생한다”고도 했고, ‘化’는 사물의 형태 혹은 성질의 변화를 가리키며, 동시에 ‘化’는 도(道)교육을 통해서 선한 쪽으로 변화시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문화는 문(文)과 화(化)의 합성어로서 한어 계통에서 문화(文化)의 본뜻은 이문교화(以文싱化ㆍ문으로서 교화한다)로 사람들의 성정을 연마하고 인품과 교양을 도야하는 것을 표시하는 것으로 정신적 영역의 범주에 속한다. 따라서 문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변천을 거듭했고 공간의 차이를 따라서 또 다른 문화습관을 생산하면서 文化는 점점 풍부한 내용을 내포한 하나의 사상적 개념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때문에 문화는 지금도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연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문화는 다양성과 복잡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더욱 어렵다. 선종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복잡한 문화적 사상적 배경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을 가리켜서 딱히 ‘선문화’라고 할 수는 없다. 그저 모종의 각도와 입장에서 정의할 수 밖에 없다. 또 문화내부의 구성 요소를 살펴보면 인류가 생존해 오면서 정신적 방면과 물질적 방면 및 기타 생존방식인 생활방식 풍습 습관 등이 누적 되어서 오늘에 문화를 형성하였기 때문에 문화의 구성 요소를 해부해 보면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즉 물질문화와 정신문화이다. 이런 의미에서 선문화는 정신문화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인류학자는 문화를 세 가지 단계로 나누어 보고 있다. 하나는 고급문화(High culture)로서 철학, 문학, 예술, 종교를 포함하고 있으며, 두 번째는 대중문화(Popular culture)로서 관습, 습관, 의식, 및 의식주와 인간관계의 생활방식을 가리키며, 세 번째는 심층문화(Deep culture)로서 사람들의 가치관인 미추의 각도 및 생활방식의 가치관이다.

심층문화는 대체적으로 문화 혹은 사회활동 쪽에 초점을 둔다고 한다.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뿌리는 모두 심층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심층문화는 대중문화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예술적 행위와 생활방식의 취향은 곧 문학, 미술, 음악 등 문화적인 주제는 고급문화의 반영이라고 하겠다. 비록 종교를 고급문화로 분류하고 있지만 종교의 체험세계는 이 세 가지의 단계를 뛰어넘는 세계라고 볼 수 있다. 이 체험의 세계는 곧 인류의 희로애락의 근원인 마음에 대한 뿌리를 통달하는 경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문화는 선의 체험을 통해서 표현되는 세계라고 하겠다.

禪은 중국선종의 독창적인 창작물이 아니다. 선수행은 인도에서 부처님께서도 수행을 하셨고 또한 이 선수행을 통해서 성불을 하셨다. 이외도 인도의 외도들도 선수행을 통해서 본인들이 목적하는 바를 성취하기도 했다. 인도불교가 중국에 유입되어서 경전 번역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하면서, 마침내는 교판상석을 통해서 경전의 심천을 가려서 그것을 근거로 각자 학파를 성립하기도 했다. 대체로 위진시대에 반야, 공사상이 유행을 했다면, 남북조시대에는 불성론이 유행을 하였고, 남북조시대에 달마대사가 중국에 오면서 대승선이 서서히 태동하기 시작하였다. 수당시대에 이러서 8대 종파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당나라 중엽에 접어들면서 8대 종파가운데 선종이 유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중국불교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때 유행하기 시작한 선종은 비록 풍파를 겪기는 했지만 여전히 중국불교의 주류가 되어서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선이 처음부터 중국에서 유행을 했던 것은 아니다.

중국선종은 시대의 변화를 따라서 각 시대마다 새로운 수행법을 창시하기도 했다. 물론 부처님의 근본 수행법을 바탕으로 해서 말이다. 달마선 이전에는 인도선이 들어와서 여러 가지 많은 초기선법을 유행을 시켰다. 달마선은 곧 조사선이라는 새로운 수행법을 탄생시켰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사선은 공안선이라는 수행의 방편을 제시했고, 또 다시 시간이 흐르면서 공안선에 대한 해석으로 문자선이 유행하기 시작하자, 문자선에 대한 반감으로 간화선이 창시되는 과정을 겪었다. 이렇듯 중국의 장구한 역사와 함께한 선은 급기야는 선을 빼놓고 중국문화를 말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특히 송대의 사대부들이 한 축이 되어 이루어낸 독특한 선문화는 이제는 중국문화의 역사이자 자랑거리가 되어있다. 물론 여기서 선사들의 깊은 선경에서 나오는 격식을 뛰어넘은 호방한 행위도 한몫을 하였다.

선(禪)은 넓은 의미에서 일체 불법의 심요(心要)가 되며, 좁은 의미에서 선은 경전 이외의 또 다른 가르침으로 실천을 강조해서 체험을 통해 해탈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명나라 때 4대 고승 가운데 한 분인 지욱선사는 “선은 불심이고, 교는 불어이고, 율은 불행이다”고 했다. 또 〈능가경찬〉에서도 “부처님이 말씀하신 마음으로 종을 삼고, 무문으로 법문을 삼는다. 이것을 성취하는 자는 모든 불심이 제일이 된다”고 했다. 〈심부주(心賦注)〉에서 영명연수선사도 “석가출세는 일대사인연과 중생심 가운데 불지견을 열기 위해서이며, 달마가 서쪽에서 온 것도 오직 이심전심을 위해서다”고 했다. 여기서 마음이란 각자 중생들의 마음이다. 선종의 종지는 오직 자기의 본래마음 즉 본래면목을 깨닫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림, 강병호
그림, 강병호

‘중국선’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의 문구가 있는데 불립문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다. 선종은 ‘불립문자’를 표방했지만, 사실 선종은 중국불교에서 그 어느 종파보다 많은 전적을 남겼다. 〈단경〉에서 “직도(直道) 문자를 세우지 않는다. 곧 이 양자(兩字)를 세우지 않는데 또한 이 文字이다”고 했다. 이 뜻은 문자에 집착하지 말라는 의미의 강력한 메시지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경전의 문자는 손가락이 달을 가리키는 것으로, 달을 보았으면 손가락은 잊어야(因指見月, 得月亡指)하는 것이다. 달마대사가 중국에 당도했을 때는 중국불교 불교교리가 매우 성행할 때였다. 교리에 너무 집착하고 실천수행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경책적인 의미일수도 있다. 위진 시기는 경전 강설이 유행을 한 시기로 이론적인 면은 풍부한데 실천면에서 약했다. 또 선종에서 정통성을 말할 때 쓰는 핵심 언어 중에는 “나에게 정법안장이 있으니 열반묘심으로 실상무상 미묘법문이다. 불립문자 교외별전으로 마하가섭에게 부촉한다”고 했는데, 혹자는 이 구절을 가리켜서 선종의 기원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사실 ‘오유정법안장, 열반묘심(吾有正法眼藏, 涅槃妙心)’등의 구절은 모두 송대 이후 전적에 나타나고 있다. 또 ‘영산회상 염회시중’을 인도선의 기원으로 중국에서는 말하고 있는데 역시 경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닌, 중국 스님들이 저술한 전적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위에서 살펴본 몇 가지의 사례들은 모두 중국에서 선이 유행을 하면서 생겨나기 시작한 어구들이다.

선(禪)이란 무엇인가? 선은 본인의 체험의 경계(境界)이다. 마치 사람이 물을 마셨을 때 차가운 물인지 뜨거운 물인지 알 수 있듯이(如人?水, 冷暖自知) 자기 체험이 중요하다. 즉 수용(自受用)의 경계로서 자신이 느끼는 경계이기 때문에 타인과 공유할 수 없으며 만져지지도 보이지도 않고 감각적인 경계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다. 법성게에서도 말했듯이 증득한 자만이 아는 경계이고 체험하지 못하면 알 수 없는 경계이다. 그 깨달음의 경지는 현실을 떠나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선은 직관력을 중시하며 직하에 알아차릴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 선은 일종의 생활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을 초월한 자유자재한 삶의 태도는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한다. 특히 선종에서 강조하는 뛰어난 직관력은 선경의 아주 탁월한 지혜를 발휘하게 하며, 그 지혜의 힘은 어디에도 얽매임이 없는 상태에 머물게 한다. 선문화는 이러한 바탕을 토대로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중국역사에서 선문화를 창조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한마디로 선문화는 불변하는 불성청정 자성청정의 진의를 깨달았을 때 각자의 경계에 차이점이 존재 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된다. 때문에 선사들은 이러한 각자의 깨달음의 세계를 때로는 게송으로, 그림으로, 사상으로 행위로서 표현한 다양한 세계를 형성하게 되었고, 그렇게 표현된 세계가 곧 선문화라는 장르를 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다.

〈동국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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