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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불뉴스
  • 승인 2020.01.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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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7세 노보살의 스승 이야기

오늘에서 육성을 들을 수 없는 선지식들의 이름은 불자들은 물론 고단한 시대의 대중 모두에게 커다란 그리움이 아닐 수 없다. 그 이름과 동시대를 지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였고 기대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남긴 흔적만으로 그 이름을 기억해야 하는 오늘에서 들을 수 없고 볼 수 없음이 때때로 그 어떤 설법보다도 따뜻하게 다가온다.

1977년 부산 연꽃모임을 만들어 쉼 없이 이끌고, 부산 지역의 불교발전에 앞장서온 이대원성 보살은 오랜 세월 불연속에서 많은 신행의 공덕을 쌓아왔다. 특히 많은 선지식들과의 인연은 그의 공덕 중의 공덕이라고 할 수 있다. 고암 스님을 비롯해 일타ㆍ법정ㆍ운허ㆍ지관 스님 등과 대원성 보살이 주고받은 선식들의 서신을 격주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대원성보살이 선지식들로부터 받은 서신
대원성보살이 선지식들로부터 받은 서신

 

올해 77세를 맞는 나 이대원성은 오랜 세월 불자로 살면서 많은 선지식들을 가까이서 뵐 수 있었다. 법문 속에서 가르침을 받기도 했고, 몸소 실천하는 수행자의 모습에서 가르침을 받기도 했고, 또 모든 경계를 떠난 한 인간의 모습에서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그 중에는 선지식들과 주고받은 서신도 큰 가르침이 되기에 충분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러운 글자에서 전해오는 따뜻한 마음을 받아볼 때면 법회나 친견 자리에서 받을 수 없는 또 다른 감화를 느끼곤 했다. 현대불교신문의 지면을 얻어 그동안 선지식들로부터 받은 서신을 소개하고자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받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불법(佛法)에 마음을 정하고 한 생을 한 생각으로 살아온 선지식들의 일언일구 역시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대중을 마음속에서 그리며 한 글자 한 글자 설법으로 써내려간 그 서신들을 다시 꺼내어 본다. 세월을 머금은 서신들은 빛이 바래고 글자는 무뎌졌지만 그 빛바랜 종이 위에 단단히 새겨진 글자들은 여전히 선지식들의 마음과 영혼을 전한다.

어릴 적 우리 집엔 언제나 일반 손님보다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더 많아보였던 것 같다. 그때 철없던 그 시절엔 스님을 공경하기보다 너무도 예사로이 오신 손님으로만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내가 불자로 살게 되면서부터 내가 너무도 많은 복을 타고 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스무 살이 갓 넘었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어머니의 친구들과 통도사 백운암 기도에 따라가서 3일 기도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때부터 하루에 두 번 아침저녁으로 부처님께 108배 기도를 하게 됐다. 그때 일주일에 두 번 불교청년회 법회 하는 모습을 보아왔지만 아버지의 봉건적인 가르침 때문에 가입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어느 날, 절을 하고 있을 때 당시 동국대학교 서경수 교수님의 법문을 듣게 됐는데, 그때 아버지 몰래 청년회에 가입하게 됐다.

1967년 11월 18일 부산 대각사 청년회는 해인사로 2박 3일 수련회를 가게 됐는데, 수련회에 참가하고 싶어서 처음으로 아버지께 거짓말을 하고 따라 나섰다. 그때 그곳에서 처음 만난 스님이 평소에 아버지께서 자비보살이라며 늘 자랑하시던 고암 스님이었다.

스님이 종정으로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리고 성철 일타 지관 법정 보성 수산 지월 스님께서 주지를 맡고 있던 시절로 그야말로 기라성 같은 많은 선지식들이 한국불교를 이끌고 있을 때였다.

생전 처음 참가했던 수련대회의 기억은 지금도 그 환희심이 생생하게 가슴속에서 일어나게 하는 행복한 추억이다. 3일 째 되는 날 처음으로 5계를 받게 됐는데 우리 모두는 고암 스님께 계를 받고 싶어서 스님을 찾아갔다. 스님께서는 조용하고도 인자하신 모습으로 “나 말고 큰스님들이 많이 계시니 찾아가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허락하실 때까지 절을 하겠다고 했더니 스님께서 벌떡 일어나 “절대로 절을 받지 않겠다”며 수산ㆍ법정ㆍ보성 등 몇몇 스님들을 증명으로 둘러서게 하고 우리 회원들은 계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난생 처음으로 대원성이란 법명을 받고 정식으로 불자가 됐다. 그리고 고암 스님을 나의 첫 스승으로 모시게 되어 가끔 편지로 안부도 주고받게 됐다.

1969년 그해 결혼을 하게 됐을 때에도 결혼식 날짜를 스님께서 정해주었다. 그리고 신혼여행도 스님이 주석하고 있던 해인사로 갔다. 그때 스님께서 손수 장을 보아 불전에 공양을 올리고 불공도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이런 복이 또 어디에 있을까. 지금도 너무나 그리운 큰스님 영정을 집에 모시고 날마다 감사하고 예경하고 있다. 앞으로 소개하는 선지식들의 서신이 많은 대중에게 특별한 설법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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