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행복’ 만족할 공감 포교 나서자

경쟁 아닌 성장에서 행복 찾는 ‘업글인간’
취미·지식 업그레이드 시키는 포교 필요
명상·상담 등 분야별 전문가 양성 우선돼야

그림 박구원

2020년 불교활동가는 맞춤형 활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세대별 욕구와 성향을 파악하고 포교방법에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세대별, 분야별로 전문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세대별 포교 중 2030세대의 포교에 대해 제언해 보고자 한다.

빅데이트로 본 한국인의 세대별 공통관심사는 일자리이며, 나이·돈·시간은 공통 고민거리였다. 2030세대는 일자리에 대해 가장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에게 현재 다니는 직장은 목적지가 아니라 경유지이다. 평생직장이란 생각에서 벗어난 그들은 직장에서도 필요한 노하우를 빨리 전수받고 싶어 하고 시키는 대로 하고 기다리라는 메시지를 거부하며 현재의 직장에서 정보와 얻을 수 있는 노하우를 폭풍 흡입한다. 또한 그들에게는 ‘시간은 돈’이라는 생각으로 ‘칼퇴근과 겸업’을 고민한다.

최근 2030세대의 트렌드를 가리켜 일명 업글인간(Upgrade+인간)이라고 한단다. 그러기에 그들의 삶의 목표, 공통관심사, 삶의 스타일이 무엇인지, 개인은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업글인간은 자신의 몸, 취미, 지식을 업그레이드하는데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이를 격려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동료와 멘토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업글인간에게 다가가려면 그들의 성향을 잘 아는 또 다른 업글인간에게 맡겨야 한다. 즉, 그들의 포교를 위해서는 업글인간 중 포교의 종자역할을 할 수 있는 핵심 포교인력 양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들에게 포교와 세대관심사에 대한 몸건강, 취미, 지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교육체계를 세우고 포교도구를 탐색하고, 시스템화된 포교를 시도해 나가야 한다. 기존 포교는 그런 세대에 대한 욕구사정이나 전문교육도 없이 스님이나 포교사가 진행되어 왔다. 세대별 전문가가 아니어도 스님이나 포교사가 되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대상을 불교인이 되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여 왔다.

업글인간에게 무엇을 전할 것인가는 바로 이런 관점의 변화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들을 바꾸려고 하지 말자. 우리가 바꾸려고 해도 그들이 거부할 것이기에 굳이 수고할 필요가 없지 않는가? 그들은 자신의 삶이라는 밥상이 치워지고 다른 밥상이 놓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밥상에 다른 반찬이 하나 더 놓여 지길 바랄뿐이다. 불교가 그들의 삶을 바꾸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그럴수록 업글인간과의 거리는 멀어질 뿐이다. 잠시 맛볼 수 있는 반찬, 붓다의 말씀을 맛볼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와 프로그램을 그들에게 맞추면 족하다. 그 세대에게 불교는 물질적 충족 대신 정신적 성장을 제공할 수 있는 테마를 마련해야 한다.

그들을 아는 과정이 끝나면 공감능력을 키우고 시간을 투자해 친근해져야 한다. 그들을 불자로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들을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라.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은 그들과 어울리는 것이지 그들을 내 목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자기 인생의 달인이다. 누군가 자신의 삶에 개입하거나 자신의 습관을 바꾸려 하는 것에 불편함을 표하고 적극적으로 방어하는데 능수능란한 사람이다. 도저히 그들을 설득할 수 없다. 설득의 자세를 버리고 그들과 공감하며 그들과 함께 하라. 불교에서는 그 방법을 보시·애어·이행·동사의 사섭법으로 제시하고 있지 않는가?

그들은 누구나 좋아하는 취향보다 자신에게 맞는 취향을 탐색한다. 즉, 생활, 소비, 인간관계, 사회환경의 패턴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재구성 하는 것을 즐긴다. 그러니 불교적 틀을 고집하지 말고 그들이 불교의 주체적 취향을 갖도록 불교환경패턴을 변화하는데 중지를 모아야 한다. 불교, 사찰, 주지스님, 법사, 신도회라는 고정된 프레임을 만들어 그들을 가두지 말자. 그들은 그러한 획일화된 프레임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자신의 스타일이나 트렌드를 만들고 싶어 한다. 그런 세대가 막혀있는 프레임을 과감하게 깨고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요즘 30억뷰 이상을 자랑하는 상어가족 노래가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다. 가족애와 위기탈출이란 내용뿐만 아니라 반복되는 강렬한 후렴구가 있어 재미와 공감 둘 다를 잡았다. 이처럼 업글인간에게도 보기 쉽고 듣기 쉽고, 말하기 쉽고, 가슴에 와 닿고 전하기 쉬고 경험하기 쉬운 포교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사찰이 할 수 없다면 그들이 지내고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공간과 환경자원을 지원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그들은 그곳에서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자신을 계발하고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몸, 취미, 지식을 업그레이드 하고 현재의 행복, 매일의 성장, 삶의 질적 추구에 희망 깃발을 든 업글인간을 위한 아래와 같은 포교실천방법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몸 건강을 위해 각종 체험활동을 유도한다. 먼저 건강한 사찰음식을 제공하고 사찰음식교육을 통해 몸 건강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찰음식관과 레시피, 연습장소를 제공하고 직접 체험하게 한다. 또한 산악회를 구성하여 활용하여야 한다. 산과 산사 초청 자연호흡과 건강 여행 프로그램 이외에 사찰공간 활용을 통한 육체건강 프로그램으로 산행, 걷기 명상, 올레길 체험, 절 운동, 선무도, 바라와 나비무 등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둘째, 정신건강을 위해 수행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인문지식 서비스 사업으로 아카데미를 운영하여 인문학과 교양, 불교고전어, 동양언어, 동양문화, 염불 강좌를 마련한다. 아울러 경전내용을 뽑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제공하여 정신건강에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이를 위해 사찰 이외 지역사회나 직장 프로그램에 지원서비스 공급자로 참여해야 한다. 이처럼 지식 업그레이드를 통한 자기계발에 관심을 둔 이 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사찰에서는 인문학 강좌와 경전읽기 모임, 불교대담, 스님과의 만남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셋째, 취미 업그레이드에 호응하기 위해 불교의례, 불교수행, 각종 불교도구, 웹툰, 만화 등 창작활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길거리 문화공연(공연, 창작, 진로 및 직업과 결혼상담, 행복, 치유, 희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즉문즉설을 포함하는 지역고정 공연과 전국순회공연)을 선도하여 길거리 포교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유튜브와 SNS 등 온라인에 취미 활동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불교적 자원을 제공해야 하며 불교적 취미활동과 관련된 온라인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각종 온라인 활동에 친숙한 업글인간의 특성을 고려하여 몸, 취미, 지식 업그레이드를 위해 스토리텔링, 그림, 행동, 비유, 유튜브, SNS 등 온라인이나 가상공간을 활용해야 한다. 대우(大愚)의 유튜브 상담이나 혜수(慧壽)법사의 유튜브 설법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동영상을 이용할 수 있기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업글인간에게 접근해야 한다.

다섯째, 건강, 취미, 수행, 지식, 명상, 상담 등 분야별 전문가를 양성하고 업글인간에 맞는 전문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업글세대만을 위한 템플스테이 전문사찰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시대는 전문적이고 팀별활동 시대로 회사나 사업장에서 이미 전문가 중심, 팀별 중심으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여 템플스테이도 세대별로 전문화해야 한다.

붓다는 기운 나무는 잘리면 기운 쪽으로 넘어진다고 했다. 그러니 2020년에는 업글인간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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