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익산박물관 10일 개관
미륵사지 남서편 지하 위치
유적 밀착형 박물관 ‘눈길’

미륵사지 유물 3천점 전시
3월까지 ‘사리장엄’ 특별전
주요 사리장엄구 한자리에

미륵사지 내에 위치한 국립익산박물관의 전경. 미륵사지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지상1층, 지하2층으로 조성된 유물 밀착형 숨은 박물관이라는 특징을 가졌다.

고도(古都) 익산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박물관이 공식 개관했다.

익산 미륵사지에 위치한 국립익산박물관(관장 신상효)는 1월 10일 박물관 개관식을 열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국립익산박물관의 전신은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이며 지난 2015년 7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같은 해 12월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이 국립박물관으로 전환된 지 4년 만에 문을 열게 됐다.

삼국시대 불교사원 중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미륵사지 남서편에 자리한 국립익산박물관은 연면적 7,500㎡, 전시실 면적 2,100㎡의 규모로 만들어졌다.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지하 2층, 지상 1층 규모로 건립한 유적 밀착형 ‘히든(숨은) 박물관’인 것이 특징이다.

국립익산박물관은 현재 미륵사지 출토품 2만3000여 점을 비롯해 전북 서북부의 각종 유적에서 출토된 약 3만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상설전시실에는 국보·보물 3건 11점을 포함한 3000여 점의 전시품을 선보인다.

국립익산박물관에서 전시될 미륵사지석탑 장엄구

상설전시는 모두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됐다. 먼저 1실은 백제의 마지막 왕궁으로 주목받는 익산 왕궁리유적과 백제의 왕실 사원인 제석사지, 백제 최대 규모의 돌방무덤인 쌍릉에서 출토된 자료들을 소개하여 우아하고 완숙한 사비기 익산의 백제문화를 조명한다.

2실에서는 삼국 최대의 불교사원인 미륵사지의 역사와 설화, 토목과 건축, 생산과 경제, 예불과 강경 등 다양한 면모를 소개한다. 특히 미륵사지 석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별도의 전시공간으로 꾸며 관람의 집중도를 높였고, 미륵사지 석탑을 주제로 한 현대미술 작품을 함께 설치했다. 3실은 문화 교류의 촉진자이자 매개자였던 익산문화권의 특성을 부각한다.

국립익산박물관의 상설전시실에는 최초로 공개되는 유물들이 상당하다. 특히, 미륵사지 석탑이 백제 멸망 이후인 통일신라시대에도 보수 정비되었음을 알려주는 ‘백사(伯士)’명 납석제 항아리가 눈길을 끈다.

‘백사’는 통일신라시기 여러 금석문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인에 대한 호칭으로, 이는 백제와 연결된다. 백제에서는 석탑, 기와, 종을 만드는 관리를 와박사(瓦博士)·노반박사(露盤博士)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일반에 확대되며 적용된 것이 ‘백사’다.

국립익산박물관에서 전시될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

‘익산 제석사지 출토 흙으로 빚은 승려상’도 주목할 만하다. 눈을 감고 미간을 찌푸리며 비탄에 빠진 표정의 승려상은 일본 호류지(法隆寺) 서원 5층목탑 내부의 소조상군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탑의 4면 중 북쪽에 배치된 부처의 열반에 슬퍼하는 제자상과 매우 닮았다. 폐기장에서 확인된 여러 점의 승려상들은 목탑 또는 금당 안에서 불교 고사와 관련된 여러 장면을 연출하는데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국립익산박물관은 개관 기념 특별전시 ‘사리장엄-탑 속 또 하나의 세계’를 오는 3월 29일까지 개최한다. 국립익산박물관의 대표 문화재인 백제 왕실 발원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의 의미를 기념하기 위해 국보 제327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장엄, 보물 제1925호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 등 주요 사리장엄 9구를 포함하여 총 15구를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품 중 국보·보물 19건에 이르며, 광주 서오층석탑에서 출토된 30여과의 진신사리도 친견할 수 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따로 전시되어 함께 감상하기 어려웠던 경주 감은사지 서탑 사리장엄 외함(보물 제366호) 과 동탑 사리장엄 외함(보물 제1359호)이 나란히 진열돼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국립익산박물관의 개관으로 미륵사지는 불교와 생태, 문화가 어우르는 복합문화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신상효 국립익산박물관장은 “국립익산박물관은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쌍릉 등 익산문화권 자료를 종합적으로 수집, 보존하며 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복합문화기관을 지향한다”며 “향후 익산시와 협력해 미륵사지 남쪽 108,743㎡ 지역에 전통문화체험관, 자연지형 녹지, 광장, 주차장 등을 마련하고 각종 교육·문화행사를 연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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