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화합’ 문구 사라진 채 안부 인사만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가 최악에 치달은 걸까. 매년 새해가 되면 정성스런 문구로 한국불교계와 서신 인사를 주고받던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의 태도가 돌변했다. 과거 민족’ ‘화합’ ‘연대’ ‘용맹정진등 의미 있는 문구는 사라지고, 건강하길 바란다는 알맹이 없는 인사만을 보내왔다.

조선불교도연맹(위원장 강수린)11일자로 조계종과 천태종에 각각 새해를 축하하는 서신을 발송했다. 조불련은 조계종에 보낸 서신에서 원장스님과 귀 종단의 모든 출가, 재가불자님들에게 인사를 보낸다새해를 맞으며 종단 전체 법우들의 법체건강과 하시는 일에 불은이 충만하길 기원한다고 짤막한 인사만을 남겼다.

조불련은 천태종에도 비슷한 인사를 전하며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2년 전 등 과거에 남북불교계가 주고받은 새해 서신 내용과 큰 차이를 보인다. 조불련은 지난해 뜻깊은 새해를 맞으며 우리 민족끼리의 기치를 높이고, 북남불교도들이 불심화합으로 공동선언들의 이행에 용맹정진함으로써 결실을 이루길 바란다는 내용을, 2년 전에는 희망찬 새해에도 무신불립을 바탕으로 조계종단이 더욱 발전하고 우리 민족끼리의 기치아래 민족의 화해와 단합, 불교도들 사이의 연대가 강화되리라 기대한다는 인사를 전했다.

반면 올해에는 남북불교도의 화합이나 정진을 의미하는 인사조차 담기지 않아 현재 남북관계를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또한 올해 서신은 과거와 달리 위원장 명의조차 명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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