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6일 8건 지정공고
고양 원각사 성보博 소장본
여백에 한글·한문 주석 빼곡
가장 오래된 한글 필사 자료
고려~조선 불상 일괄 지정예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손글씨 자료를 담은 능엄경이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 제2056호로 지정된 고양 원각사 소장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권1~2'의 모습. 조선시대에 제작된 '수능엄경'에는 한글 초기 사용 용례를 알 수 있는 필사 메모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권12>(이하 수능엄경)을 비롯해 조선 시대 도자기·전적과 가야문화권 출토 유물 등 8건에 대해 보물로 지정했다16일 밝혔다.

보물 제2056호로 지정된 <수능엄경>은 대승불교에서 중요시하는 경전 중 하나로, 보물로 지정된 경전은 총 10권 중 권 1~2에 해당 한다. 현재는 고양 원각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원각사의 <수능엄경>은 태조 이성계가 승려 신총에게 대자(大字, 큰 글씨)로 판하본(板下本)을 쓰게 한 뒤 1401(태종 1)에 판각·간행한 것이다.

특히 원각사 <수능엄경>은 국문학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경전의 여백에 붓으로 정교하게 쓴 한글과 한문 주석과 석독구결(釋讀口訣·우리말의 조사, 어미 등을 나타내는 토를 붙여 한문을 우리말로 풀어 읽는 방법을 표시한 것)이 빼곡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특히 15세기 말까지만 쓰였던 (반치음), (옛이응) 등이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이는 지난 2015년 동국대 불교학술원 ABC사업단의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ABC) 구축 사업을 통해 확인됐다. 당시 조사단은 “1461년 이전에 쓴 현존 최고(最古) 한글 필사 자료다.훈민정음이 창제된 직후 15세기에 한문본을 우리말로 번역한 과정이 확인되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한 바 있다.

문화재청 역시 조선의 독자적인 필체에 의한 판본으로서, 조선 초기 불경 간행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고 중세 국어 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로 판단된다. 보물로 지정해 연구·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지정 이유를 밝혔다

문화재청이 보물로 지정예고한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출토 금동불상 일괄'의 모습.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출토 금동불상 일괄을 보물로 지정예고했다. 1971년 무량사 오층석탑 해체 수리 과정 중 발견된 금동불상들로 당시 금동보살좌상(1)과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3)가 확인됐다.

특히 2층 탑신서 발견된 금동보살좌상은 발견지가 분명한 고려 전기 보살상으로, 자료가 부족한 고려 전·중기 불교조각사 규명에 크게 이바지할 성보로 평가받고 있다.

1층 탑신에서 발견된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3)은 아미타여래좌상과 관음보살좌상, 지장보살좌상으로 구성돼 있다. 이 역시 조선 초기의 뚜렷한 양식적 특징을 갖추고 있어 조선시대 불교 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문화재청은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조형적으로도 조각기법이 우수하다. 당시 불교 신앙 형태의 일면을 밝혀준 준다는 점에서 역사·예술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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