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 채식문화, 선한 에너지 만든다
불자들 채식문화, 선한 에너지 만든다
  • 윤호섭 기자
  • 승인 2020.01.06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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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채식은 방생이다
[명장에게 묻다] 채식문화 확산, 불교계 역할은?
대안 스님(사찰음식 명장)/금당사찰음식연구원 이사장

채식은 방생이다. 채식은 더 이상 취향이 아니라 시대 흐름이다. 그리고 채식문화의 확산은 육식을 경계하는 한국불교에 기회로 다가온다. 이에 발맞춰 한국불교 전통문화인 사찰음식이 해야 할 역할은 없을까? 조계종 사찰음식 명장대안 스님과의 11답 인터뷰에서 채식문화 확산과 사찰음식의 가치, 앞으로 불교계가 고민해야 할 것들을 들어봤다.

조계종 사찰음식 명장 대안 스님.
조계종 사찰음식 명장 대안 스님.

Q.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현대인이 채식에 관심 갖게 된 계기를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하나는 생명에 대한 존중심, 다른 하나는 건강인데요. 현대사회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죽어가는 동물에 대한 배려와 개개인의 식사법 고찰로 채식주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봅니다. 또한 환경문제 등 다양한 정보수집이 이뤄지고, 채식관련 서적이 잇달아 출간되면서 대중의 사고 전환에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비근한 예로 사회심리학자 멜라니 조이의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를 들 수 있겠죠. 인간이 육식주의 스키마(schema, 구조화된 지식)에 빠져 생명을 경시하고, 살아있는 것을 모두 식탁에 올리는 잔인한 오류가 많은 이들에게 경각심을 깨워주지 않았습니까?

Q. 채식은 개인의 건강을 넘어 모든 생명을 살리고, 기후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꼽힙니다. 이를 하나의 방생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채식은 우리가 지켜 나가야할 고유한 전통문화이자 뭇 생명의 평화를 기원하는 비폭력적 식사법입니다. 역사 속에서 깨달은 선지식이 남의 살을 함부로 먹었다는 기록이 있을까요? 우리가 먹은 음식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만듭니다. 보리심을 발현해야 하는 불교도가 자신의 뱃속을 동물의 무덤으로 만들면 되겠습니까. 청정하고 여법한 수행자가 많아져야 불교가 빛이 납니다. 그리고 수행자들의 이 같은 채식은 다른 생명의 방생으로 이어지겠죠.

Q. 일부 불자들은 부처님도 고기 먹었다는 말로 채식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이런 항변에 어떤 대답을 들려주는 게 좋다고 보시는지요?

한국불교, 특히 조계종은 스님들의 독신출가와 육류·오신채를 경계하며 살아온 전통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물론 삼정육을 통해 제한적인 육식을 허용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는 육식을 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철저하게 계행을 따르지 않으면 자신도 망치고, 불교도 물을 흐리게 됩니다. 다만 채식 안에서의 자유로운 식사법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현대사회는 식품공학의 발전으로 대체육을 개발하고, 콩으로 많든 수많은 가공식품으로 편리성까지 더해 질 좋은 식사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제 한국불교는 대중의 입맛을 맞춘 채식공양으로 밖의 음식을 먹지 않는 습관을 키워내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사찰음식은 채식보다 더 엄격한 수행식이다. 불교계가 채식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이유다. 사진제공=한국불교문화사업단/하지권 작가
사찰음식은 채식보다 더 엄격한 수행식이다. 불교계가 채식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이유다. 사진제공=한국불교문화사업단/하지권 작가

Q. 사찰음식도 채식 범주에 들어가 채식문화 확산을 위해 불교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현대사회에서 비거노믹스라는 경제용어가 떠오르고 있죠. 그만큼 채식이 또 하나의 경제를 형성할 만큼 많은 이들에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채식음식점을 비롯해 비건 베이커리가 생겨나고, 편의점에서도 채식메뉴를 선보이고 있죠. 분명 불교계도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찰음식점을 운영하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여기서는 문화의 차원과 사업의 차원에서 잘 선택해야 하죠. 예를 들어 사찰음식을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음식으로 제공할 것인지, 아니면 일반음식점과 겨뤄 사업성을 따져 접근할 것인지 말입니다. 이런 고민을 해소해주기 위해서라도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사업팀이 불교계에 있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Q.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찰음식전문가들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설 무대가 없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있는데요.

사찰음식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든지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 그리고 최고의 권위자 그룹이 많은 것을 선점하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건 다음 세대에 대한 배려와 응원차원에서 함께하는 무대가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사찰음식을 배운 이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가령, 사찰음식점을 하고자 한다면 전문가 그룹을 묶어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겠죠.

이와 함께 채식음식점 등이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에 대중의 접근성이 떨어지니 지역적 안배도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교구본사급 사찰에서 사찰음식점과 문화관을 동시에 운영한다면 현재 배출된 전문가들을 활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불교문화를 더욱 널리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끝으로 채식문화 속 사찰음식 고유의 가치와 불자들이 육식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를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찰음식은 일반식과는 조금 다른 가치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만드는 이의 마음을 가르친다는 점, 그리고 가장 좋은 식재료를 선별하고 조리법은 단순하지만 맛이 좋다는 점인데요. 이런 사찰음식의 가치는 현재 확산되는 채식문화와 함께 더욱 발전하리라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불교계에서는 이를 새로운 기회로 여겨 더욱 발전시켜야겠죠.

불교는 한 생을 통해 종교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고 과거부터 미래까지 연결된 수행과정을 거쳐 중생에서 부처로 거듭나는 종교입니다. 인과와 윤회를 말하며 계율을 지키지 못한다면 부끄러운 일이겠죠. 선한 에너지는 수행의 기본입니다. 바로 나 자신, 그리고 가족, 전 세계와 지구를 위해 우리가 채식을 지향한다면 세상은 보다 선한 에너지로 가득 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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