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불교 새 얼굴·신행포교 변화상 기대
8개 본사주지 임기 만료 예정
4월 안에 모든 본사 차기 선출

군포교 현장 수계제도 개편과
대한불교청년회 100주년 눈길
전 세계 석학들 국내서 토론도

빛나는 경자년을 기원하며…
짐작만으로도 가슴 벅찬 황룡사지 위로 새로운 햇살이 다가온다. 그 옛날 그랬듯이 살아있는 흔적 분황사 당간지주가 햇살의 첫 그림자를 놓았다. 옛 금당 앞에 놓인 그림자 위로 그 옛날이 다가온다. 빛나던 시절을 미련 없이 들판에 묻어 스스로 설법이 되기까지 깃발 없는 당간지주는 그렇게 아침을 맞았다. 머지않아 부처님 성도지 인도 부다가야에 분황사가 문을 연다. 아쉬운 시절 끝에는 빛나는 시절이 기다리고 그 시절 속에서 법은 성성하게 빛난다. 밝아온 경자년이 빛나는 시절이기를 기원한다. 경주=박재완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9년 기해년이 지나고,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어떤 소식들이 불자들을 기다릴까. 변화가 예상되는 경자년 불교계 소식을 정리했다.

교구본사주지 대폭 교체될까
한국불교 장자종단 조계종에서는 올해 총 25개 교구본사 중 8개 본사의 주지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8개 본사주지 모두 4월까지 임기 만료된다는 점에서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새로 선출된 본사주지들이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총림에서는 조계총림 송광사가 가장 빠르다.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은 2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또한 3일 뒤인 23일엔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 임기가 끝난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47일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각 총림은 총림법에 의거해 총림방장이 차기 주지후보를 결정한다.

총림이 아닌 교구본사에서는 총 5곳이 주지 교체를 앞두고 있다. 가장 먼저 제4교구본사 월정사는 지난달 산중총회를 통해 단독후보로 입후보한 정념 스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당초 정념 스님은 1월 중 임기가 끝나지만 연임에 성공하면서 향후 4년간 본사 운영을 이어간다. 그 뒤로는 제23교구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이 37일 임기 만료된다. 관음사는 현재 121일 차기 주지후보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를 공고한 상태다.

13교구 쌍계사 주지 원정 스님은 315, 18교구 백양사 주지 토진 스님은 44, 5교구 법주사 주지 정도 스님은 418일 임기 만료다. 이 중에서 백양사는 지난해 말 총림에서 해제돼 20여 년 만에 방장 추천이 아닌 산중총회로 주지를 선출할 예정이어서 이목이 쏠린다.

군장병 십선계 수계 보급
새해부터는 군포교 현장에서 5계 대신 10선계가 설해진다. () 실정에서 5계 수지 장병의 현실적 난관을 보완하고, 계율이 일상의 생활에서도 구체적 실천지침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교구장 선묵 혜자)111일 논산 육군훈련소 호국연무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계사로 모시고 첫 삼귀의 10선계 수계법회를 봉행키로 했다.

그동안 군 현실상 5계 수계는 불가피한 음주 상황 등의 난관이 있었다. 이에 군종특별교구는 불음주계는 앞의 네 가지 악행의 원인을 차단하는 성격이란 점에서 3업에 바탕을 둔 악행을 금지하고, 기존 5계에 비하여 구업(口業)과 관련한 계를 4개로 늘린 10선계를 마련했다.

첫 시행에 따라 군종특별교구는 조계종 계단위원회와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수십선계경(受十善戒經)>에 의거 선계상(宣戒相)’ 마련하고 전국 군법당에서 수계법회를 봉행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불교·신도단체 창립 기념
만해 스님이 창립한 조선불교청년회가 모체인 대한불교청년회는 620일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대한불교청년회는 100년 전 3·1운동 이후 31개 본산 대표자와 중앙학림 학생들이 모여 불교를 통한 민족의 각성, 조국광복과 독립을 이룩하자는 만해 스님의 뜻을 이어 각황사서 창립됐다. 현재 대불청은 100주년기념사업회를 결성한 상태로 만해센터 건립을 위한 100만불사 500나한 모연’, <불청100년사> 편찬, 만해유적 바로세우기 사업, 만해유적 발굴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또 국제사업으로 동북아 불교평화우호세력 네트워크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전국 공무원 불자들의 결집체인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도 107일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공불련은 현재 해외성지순례와 합동수계법회, 정기법회 등으로 공무원 신심 증장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20주년 행사 기획단계다. 또한 조계종 포교사단은 312일 창단 20주년을 맞는다. 4700여 포교사들이 전법에 매진하고 있다. 11대 포교사단 선거서 방창덕 포교사단장은 취임 공약으로 광화문에서의 창단 기념 포교전진대회 개최를 선언한 바 있다. 현재 TF팀을 구성해 기념사업을 준비 중이다.

대형 국제학술대회 개최 잇달아
2020년 불교학계는 대형 국제학술행사가 잇달아 열리는 호재를 맞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2017년 서울대가 한국 최초로 유치한 세계불교학회(IABS) 학술대회다.

1976년 창립된 세계불교학회는 유럽, 북미, 아시아의 주요 불교학자들이 참여하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불교학 학술단체로 7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세계불교학회 학술대회는 유럽, 북미, 아시아를 순회하며 3년마다 열린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타이완, 태국에서 열렸으며, 한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816~21일 서울대에서 열리는 세계불교학회 학술대회는 500여 명에 달하는 국내외 불교학자들이 참석하며, 전통 불교학(문헌학)부터 명상·사회문제·윤리학까지 다양한 주제의 논문이 발표된다.

참여하는 주요 해외 학자는 폴 해리슨(스탠포드), 재클린 스톤(프린스턴), 제임스 롭습·김진아(하버드), 아키라 사이토(도쿄대), 하루나가 아이작슨(함부르크대), 로타르 레데로제(하이델베르크대) 등이다.

조은수 서울대 교수는 지난 20년 사이 한국불교학은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높아진 한국불교학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국대가 주최하는 국제불교인식논리학회 제6회 학술대회도 주목할 만하다. 824~28일 부산 신라스테이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세계 20개국 50여 명의 발표자를 비롯해 150여 명의 국내외 학자가 참여한다.

학술대회에서는 불교존재론, 인식론, 논리학을 중심으로 대소승 학파의 교설과 브라만교, 자이나교 등 인접 종교철학을 함께 다룰 예정이다.

대회 관계자는 이번 학회는 한국의 불교학 연구를 세계에 알릴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 불교 연구자들과 세계적인 학자들 사이의 교류 및 공동 연구를 위한 기반을 구축해 원효, 원측 등과 같은 한국불교사상가들을 국제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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