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상월선원 천막결사 이후 제언
[신년특집] 상월선원 천막결사 이후 제언
  • 노덕현 기자
  • 승인 2019.12.30 15: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단을 대표하는 수좌 스님들과 주요 사찰 소임자 스님 등 아홉 명이 참여하는 동안거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불교계 안거 전통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탈종교화와 탈제도권 종교화라는 변화에 직면한 한국불교는 새로운 고민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 시점에서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새로운 수행포교 전통을 형성하고 현대인들에게 한국불교 가풍을 널리 퍼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상월선원 천막결사 이후에 대한 제언을 불교계 인사들에게 들어보았다. 노덕현 기자


세속에서의 수행, 새 인식 시작

 수행  수행가풍 진작으로서의 가치

백년대계본부 사무총장 일감 스님

상월선원에 9분의 스님들이 특별수행을 용맹정진하고 있다. 수행의 측면에서 보면 여러 가지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본다. 스님들이 3개월간 천막이라는, 편리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설 속에서 정진하고 있다. 겨울 추위에 한 끼 공양과 묵언, 씻지 않고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 혹독한 무문관 수행을 하고 있다.

천막결사는 그동안 불자 대중 모두가 해야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말, 행동 등을 해온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깨끗함을 추구함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도 물론이다.

수행에서 우리는 중도를 통해 이미 여기 안락함이 있음을 느끼지 못했다. 대중 모두가 이미 원만하게 모든 것이 우리에게 구족되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고통에 대한 것은 관리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생기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며 잘 구분해서 하실 것이라 본다.

기대되는 점은 가행정진한 스님들이 느끼신 바를 많은 중생에게 설법하고 이런 점이 포교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남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것으로 교육과 출가열기 진작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수행이라 하면 산중사찰, 그리고 사회와 괴리된 조용한 곳에서 진행한다는 인식이 있다. 천막결사는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 그리고 매일 찾아오는 음악회와 대중들로 다소 시끄러운 환경에서 진행되고 있다. 처음에는 다들 저런 환경에서 어떻게 수행이 될까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우리의 세속 삶 자체가 바로 이런 환경이지 않은가. 이런 환경 속에서도 수행을 이어가는 것, 그리고 대중들이 함께 이런 인식을 갖는 것 자체가 천막결사의 또 다른 의미다.

상월선원 천막결사 현장에서는 재가불자들이 직접 체험하는 문화도 형성되고 있다. 그동안 시민선방 등 재가불자들의 수행이 있지만 천막결사를 체험함으로써 개인의 고통을 절실히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수행 결사가 앞으로 지속 열려 불자들이 수행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94년 종단개혁 이후 20여 년이 흘렀다. 종단적으로 본다면 개혁의 완성을 위해서 그동안 종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지 못한 점을 면밀히 돌아보는 계기도 될 것이다.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했던 것을 이번 차제에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다시 청규나 계율 등 이미 만든 것을 잘 돌아보고, 사회의 고통에 대해 돌아보지 못한 것을 반성하면서 사회 발전을 위해 수행풍토를 형성해야 한다. 이것이 백년대계이고 백만원력 불사의 의미다.

끝으로 걱정하는 마음과 염려하는 마음에서 스님들이 건강 잃지 않고 회향하길 간절히 바란다. 천막결사로 일어난 수행의 풍토가 쭉 이어졌으면 한다.


네트워크 연결된 新포교 방향 제시

 포교 천막결사의 포교적 활용방안

조계종 前 포교부장 가섭 스님

상월선원의 수행 열기가 뜨겁다. 장엄한 법당도 편의시설도 없는 그곳에 하루에 평균 1천명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눈과 비만 피할 수 있는 비닐하우스 법당에 옹기종기 앉아 한마음으로 대다라니를 독송하며 신심과 원력을 빚는 신도들의 얼굴은 사뭇 긴장과 비장함으로 물들어 있다.

450개 사찰의 스님들과 신도들 그리고 신행단체들의 참여가 어느덧 6만을 넘었다. 그야말로 수행과 포교가 함께 어우러지는 도량으로 새로운 신행혁신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상월선원은 도심포교의 새로운 모델로 여러 의미 있는 포교적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9명의 스님들의 신명을 다하는 수행원력과 함께 엄동설한을 녹이는 외호대중들의 뜨거운 신행과 아낌없는 자비실천이 지금의 상월선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상월선원을 찾으면 늘 마주하는 것이 모바일 캠을 들고 분주한 스님과 담당자들의 발걸음이다. 인터넷을 통해 도량 소식을 업로드하고 있다. 유튜브 운영을 통해 전하는 법회소식과 도량을 찾는 이들의 사연은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교는 ‘연결고리’이다. 사찰과 신도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신행전달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요즘 꼭 필요한 사찰의 신행시스템 중의 하나이다. 이는 신도들의 일상에서 전법감수성을 깨우는 일이기도 하다.

1인 미디어시대 사찰의 전법포교의 기제로 유튜브는 이제 필수아이템이다. 우리 종단에 등록된 사찰에서 매일 초하루 법회만이라도 각 사찰에서 주지스님들의 법문을 미디어 콘텐츠로 업로드한다면 생생한 신행콘텐츠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상월선원은 신행생태계가 살아 있는 도량이다.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이후에도 이러한 생생한 신행의 현장이 대중들로 찾아가도록 지속 노력해야 한다.

무문관 입방 전날 봉은사에서 뵙던 자승 스님의 ‘천말결사를 포교에 백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당부가 이제 이해가 된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한 편으로 벅찬 환희의 장이 될 것 같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 염려가 앞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포교의 장으로 자리매김해가는 도량을 보면서 확신을 갖게 되었다. 전법포교는 염려와 걱정보다는 열정적으로 동참하고 실천할 때 희망이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교의 핵심 가치이며 그것을 상월선원으로 보여주고 있다.

상월선원은 화합과 상생으로 공존의 가치를 표방한 수행결사도량이다.

이 시대 우리가 가야할 포교의 가치가 그대로 녹아 있다. 승재가가 함께하는 희망을 만드는 도량으로 마음의 광명당(光明幢)을 세우는 계기로 만들자.


숲속 불교전통의 현대적 전환

 사회 상월선원의 사회적 의의와 전망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황순일

고대 스리랑카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의 마하위하라(Mahvihra)교단이 도시에서 세속화되어갈 때 일단의 스님들이 스리랑카 중부의 산악지역에 모여서 아란니까(raika)라는 숲속불교전통을 세우고 철저한 계행과 명상을 중심으로 수행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후 스리랑카 불교교단을 통합하는 주체가 되었고 동남아시아로 전파되어 오늘날 남방불교의 모태가 되었다.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숲속불교전통의 현대적 전환으로써 도시에서도 철저한 계행과 명상을 중심으로 수행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결사란 이념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먼저 스스로 수행을 하면서 불교교단을 새롭게 개혁하고자 실천한 공동체운동이다. 정혜결사나 봉암사결사 등에서 나타나듯이 주로 이러한 운동은 주로 깊은 산속에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직접적인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이번 천막결사는 패러다임의 전환으로서 숲속에서 고립된 수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에서 모두가 함께하며 수행하는 야단법석을 지향하고 있다. 스님들의 안거가 깊은 산속에서 죽비를 맞으며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시대에 뒤쳐진 고답적인 사고방식일 뿐이다. 인터넷을 통해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들이 즉시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초연결 사회에서 더 이상의 고립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모두가 함께하고 모두가 함께 즐기는 수행이야말로 새로운 시대가 지향하는 밝고 건강한 수행문화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월선원 천막결사에 참여한 스님들이 하루 14시간 이상 정진하는 앞마당에서 야단법석을 연다는 것은 수행에 방해가 될 뿐이라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경전 그 어디에도 스님들의 수행을 위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침묵해야한다는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다. 스님들은 자신들의 본분사에 따라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열심히 수행 정진하면 된다. 그리고 재가자들은 승단의 유지를 위한 거처, 의복, 음식, 약품이란 4가지 조건을 제공하는 사람(ctupaccayadyaka)으로서 열심히 천막결사를 응원하고 보시하여 공덕을 쌓으면 되는 것이다. 이때까지 한국불교에서 서로 분리된 체 평행선을 달렸던 승가의 수행과 재가의 보시와 응원이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앞마당에서 벌어지는 야단법석을 통해 하나가 된 것이다.

이 모든 일들이 인터넷을 통해 우리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어 즉시적이고 직접적인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아마도 이를 통해서 상원선원 천막결사는 불교수행의 현대적 계승으로서 모두가 참여하는 불교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에서도 현대불교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주간베스트2020 5/22 ~ 5/28

순위 도서명 저자 출판사
1 원빈스님의 금강경에 물들다 원빈스님 이층버스
2 요가디피카 (아헹가요가1) 육체의 한계를 넘어 아헹가
현천스님
선요가
3 지금 이 순간이 나의 집입니다 틱낫한
이현주
불광출판사
4 우리는 늘 바라는 대로 이루고 있다 : 선지식의 크신 사랑 김원수 청우당
5 낡은 옷을 벗어라 : 법정스님 미출간 원고 68편 수록 법정스님 불교신문사
6 성자와 범부가 함께 읽는 금강경 김원수 청우당
7 법정스님이 세상에 남긴 맑고 향기로운 이야기 법정스님
김계윤그림
불교신문사
8 수구즉득다라니 불공 금강
석법성
운주사
9 지금 이대로 좋다 법륜스님 정토출판
10 무엇이 너의 본래 면목이냐 (본지풍광 설화) 성철스님 장경각
※ 제공 : 불서총판 운주사 02) 3672-7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