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림박물관 테마전 ‘장엄공덕_고려사경’ 展
12월 16일~내년 2월 22일 제3전시실서
보물 8점 포함 30여 점
신앙 요소 강조 고려사경
원나라, 고려 사경승 요구

성보 중의 성보 고려사경을 만난다.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은 12월 16일부터 2020년 2월 22일까지 신사 분관에서 작은 테마 전시 ‘장엄공덕_고려사경’과 ‘장중보옥_도자소품’을 개최한다.

제3전시실에서 열리는 ‘장엄공덕’전에서는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 권34(보물 751호, 1337년)’을 비롯해 고려시대 사경 12건(8점 보물)의 14점과 조선시대 사경 1건 7점을 전시한다.

사경은 불교경전을 서사(書寫)하는 것을 말한다. 사경의 큰 목적은 전파와 수행 그리고 공덕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그 목적은 시대적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고 할 수 있다.

372년(소수림왕 2)에 불상과 함께 불경이 이 땅에 전해진 이래 사경은 4세기 말부터 불교경전의 보급이라는 목적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경주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의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목판본이 개판된 이후부터 목판본의 유행으로 사경의 목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8세기 중엽부터 10세기를 전후해서 널리 보급된 목판본이 대량 생산되면서 경전 보급의 형태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경의 가장 큰 목적이었던 보급의 문제가 달라지면서 사경의 목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서사의 공덕’이라는 신앙적 불사의 측면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고려시대의 사경은 실용성보다는 신앙적인 면이 강조된 장식경이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사경의 조성은 국왕발원에 의한 금자원ㆍ은자원 등에서 사성됐는데, 국가의 어려움을 불력으로 구원한다는 뜻에서 많이 만들어졌다. 특히 왕실과 귀족들은 번영과 수복을 기원하거나 명복을 비는 불심을 사경공덕에 집중하여 사경을 한층 호화롭고 장엄하게 조성하는 전기를 만들었다.

고려 전기의 사경은 주로 개경의 주요 사찰에서 이루어졌고, 그 후 무신집권기에는 사경을 전담하는 사역원이 설치되어 매우 정교한 사경이 사성됐다. 하지만 고려 말기인 14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신분에 관계없이 사경은 일반화됐다.

고려사경은 일반적으로 경전의 겉표지를 금은니로 보상당초문을 그렸고, 안표지는 경전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묘사한 변상도를 금니로 그렸으며, 경문은 금선으로 가늘게 구획하여 금은자로 쓰거나 묵서되었는데, 모든 경우 변상은 금으로 그렸다.

사경의 형태는 권자본(두루말이 형태의 책)과 절본(접는 책)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절본이 많다. 용지는 감색종이가 많이 쓰였고, 〈화엄경〉과 〈법화경〉을 필두로 〈아미타경〉, 〈금강반야바라밀경〉, 〈부모은중경〉 등이 주로 서사됐다.

충렬왕 이후 원나라에서 사경승과 경지에 대한 요구를 여러 문헌과 비문 등에서 볼 수 있는데, 이는 고려사경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호림박물관은 현재 1만7천여 점에 달하는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국보 8건, 보물 54건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호림박물관은 해마다 두세 차례 특별전을 열고 있다. (02)541-3523.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 권34(보물 제751호, 133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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