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08해우소 건립 목적...“자비의 마라톤은 수행”
‘한국의 포레스트 검프’로 불리는 자비의 마라토너 진오 스님<사진>이 새해 베트남 전쟁의 참회와 베트남 주민을 돕기 위한 美대륙 횡단에 돌입한다. LA에서 뉴욕까지 스님이 뛰는 거리만 해도 5,130km에 달하는 대장정이다.
결혼이주여성 쉼터인 구미 꿈을이루는사람들(대표 진오)은 “진오 스님이 2020년 2월 3일부터 6월 1일까지 120일간 미국 대륙 횡단 마라톤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2월 3일부터 6월 1일까지
LA에서 뉴욕 5,130km 횡단
준비 위해 올해 순례마라톤도
진오 스님의 마라톤은 단순한 마라톤이 아닌 소외된 우리 이웃을 위한 ‘탁발마라톤’이다. 스님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인권 보호를 알리기 위해 2011년 한반도 308km을 시작으로 베트남, 독일, 일본, 네팔,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에서 300km부터 많게는 1200km까지 탁발마라톤을 전개하고 있다. 스님이 뛰는 1km마다 100원씩 모금돼 국내외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된다.
스님은 이렇게 모연된 기금 중 일부를 2012년부터 현재까지 베트남 농촌학교 54곳의 화장실을 건립하는데 썼다. 왜 베트남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베트남 전쟁 참가국 국민으로서의 참회’다. 전쟁의 참화를 겨우 회복하고 있는 베트남 농촌지역의 경우 학교에도 화장실이 없는 곳이 많다. 위생 상태가 열악해 많은 베트남 학생들이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스님과 후원하는 불자들이 지은 화장실을 이용하는 학생만도 1만 2000명에 달한다.
앞으로 스님은 54곳의 화장실을 더 건립해 108곳의 화장실을 세울 예정이다. 이른바 ‘108 해우소 사업’이다.
스님이 미국에서 베트남 화장실 건립을 골자로 한 횡단 마라톤을 진행하는 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쟁의 당사자인 미국 국민들도 이를 알고 함께 참회·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전쟁의 위험에 처해 있는 한반도의 평화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부수적인 목적도 있다.
스님이 지금까지 뛴 거리가 1만5000여km가 넘지만 한번에 5000km를 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님은 올해 초부터 미국 대륙 횡단 마라톤 기금 모연을 위해 조계종 교구본사 순례 마라톤을 진행해왔다. 매월 한 차례씩 전국사찰 한 곳씩을 정해 5일간 직접 뛰었다. 이런 노력 끝에 불자들의 십시일반 도움을 통해 스님은 120일간 체류할 캠핑차량 임대 및 숙식 등의 제반 비용은 해결했다. 남은 것은 스님의 체력에 달려있다.
출가 후 군법사로 있을 당시 한쪽 눈을 실명한 스님은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돕는 탁발마라톤은 비록 육신의 눈은 잃었지만 마음의 눈을 뜨게 한 계기가 되었다”며 “내가 가진 것은 두 다리밖에 없다. 사람마다 출신 국가는 달라도 행복 추구는 평등하며 다르지 않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길에서 보내는 시간은 수행의 시간”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스님은 끝으로 “세상이 우리에게 준 공덕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회향을 해야한다. 나와 남이 이로운 탁발마라톤은 자비 나눔의 길”이라고 마라톤에 임하는 자세를 전했다.
한편, 스님의 소외계층을 위한 자비의 마라톤 후원 내역은 ‘사단법인 꿈을이루는사람들’(www.maha108.net)에 자세하게 공개된다. (054)454-7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