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태고종 제26대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을 중심으로 촉발된 종단 내홍이 새해를 앞두고 극적으로 수습됐다. 27대 총무원장 호명 스님이 당선된 지 반년 만에 총무원 청사에 정식으로 진입하고, 15대 중앙종회가 구성돼 정기회의를 개원한 날 이뤄진 일이어서 의미가 크다.

태고종은 2015년 폭력이 발생한 분규사태 이후 현재까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15년 당시 폭력에 연루된 스님들은 모두 법적 처벌을 받았고, 2017년 편백운 스님이 총무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대중의 기대를 모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8년부터 태고종 안팎에서 편백운 스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중앙종회와 마찰을 빚었다. 급기야 전국종무원장협의회까지 나서 집행부의 삼보정재 사용처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편백운 스님은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에 등을 돌린 채 올해 신년사에서 종단 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 중앙종회 권력을 축소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종단 내홍은 가속화됐다.

결국 불신임 이후 새 총무원장 호명 스님과도 관계가 악화된 편백운 스님은 뒤늦게 방하착을 택했다.

이제 태고종은 5년간의 내홍을 뒤로 하고 일신에 나설 때다. 5번째로 밀린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의전 순서가 현재 태고종의 위상을 대변한다. 올해 새로 출범한 제27대 총무원 집행부와 제15대 중앙종회가 최전선에 나서 종단 위상을 끌어올리는 데 매진해야 한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새 봄을 맞이한 태고종의 정상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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