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경〉 부처님 마지막 말씀인
“모두 변하니 끊임없이 정진하라”
‘깨어있는 삶 살라’ 경책 다가와

변화않는 ‘타임캡슐 인생’도 있어
정해진 기준에 머물며 안주하거나
얄팍한 경험으로 모든 것을 규정

모두 독불장군적 독선에 가득 차
무엇 지키고 바꿀지 생각해보길
그리고 게으르지 말고 정진하기를

불자들과 경전을 함께 읽고 공부하는 시간이면 어느 경전인들 가슴에 사무치지 않겠는가만은 특히 열반경을 공부하는 시간이면 석가모니 부처님의 숨결이 정말 가까이 느껴지곤 한다. 경전에서 전해지는 당신의 한 동작 동작들이 눈에 선하고, 법문 한마디 한마디가 귀에 들리는 듯 또렷하다. 온전히 부처님이 실재하시는 법석에 함께하는 듯 가슴 벅찬 감사함에 흠뻑 젖어들곤 한다. 경전공부를 하면서 얻는 큰 기쁨의 하나가 그 법석에 함께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열반경의 부처님 마지막 말씀이신 만들어진 것은 모두 변한다. 게으름 없이 열심히 정진하여 수행을 완성하라는 가르침은 늘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라는 따끔한 경책으로 오랫동안 가슴에 지니고 있는 말씀이다.

깨어있는 삶이란 고정관념이나 틀에 박힌 생활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부처님 당신께서 사시던 시대에도 가장 혁신적인 사상과 종교였고 그 대중들의 수행과 삶의 방식 또한 그러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2500년의 세월이 지난 현대사회에서도 그 혁신적인 면모는 조금도 빛바래지 않고 있다. 인류역사상 최상의 깨달음과 최고의 가르침의 자리는 불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자들을 포함한 적지 않은 현대인들이 불교와 불교의 가르침이 오래 묵은 진부한 종교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시대와 역사를 떠나 언제나 그 혁신성을 잃지 않고 있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불교 의례의식과 오랜 세월 이어온 불교의 역사와 문화는 다소 낡고 새롭지 못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살아 숨 쉬는 삶은 역동적이며 변화와 환경에 잘 대응하고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삶이 불교적인 것이며 깨어있는 것이다. 하지만 타임캡슐(time capsule, 그 시대를 대표하는 기록이나 물건을 담아서 후세에 온전히 전할 목적으로 고안한 용기. 대개 땅속에 묻어 둔다)’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삶에서 어느 순간을 딱 정해서 기준으로 삼고 그 시점에 머물러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은 저는 먹어 본 음식만 먹어요라는 사람이 있다. 미루어 짐작컨대 어머니가 해준 음식이 그 기준이 아닐까 싶다. 평생 그렇게 그런 틀에서 평안하게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 어떤 부류의 사람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며 자신의 얄팍한 경험에 세상 모든 일들을 구겨 넣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도 타임캡슐 인생의 대표적인 부류라고 생각된다.

이에 반해서 개인이나 조직이 쌓아온 경험이나 노하우를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사람들도 있다. 독불장군적인 독선에 빠진 사람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르침으로 열반경에는 쇠망하지 않는 법에 대해 부처님은 설하고 있다.

아난다여! 그와 같이 밧지 족이 이미 정해지지 않은 것을 새로 정하거나, 반대로 이미 정해진 것은 깨뜨리지 않고, 과거에 정해진 옛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아난다여! 밧지 족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원칙과 기준이 되는 계율과 행동지침은 변하지 않도록 반드시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현실의 소소한 일들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원칙에 적응하면 되는 것이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혼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해가 바뀌고 세월이 익을수록 더욱 제대로 보아야 한다.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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