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7천여 사찰 목판 새로이 기록하다
2만7천여 사찰 목판 새로이 기록하다
  • 신성민 기자
  • 승인 2019.12.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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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화재硏·문화재청 ‘사찰 목판 일제조사’ 완료

114개 사찰·2만 7천여 판
2014년부터 6년 동안 조사
모두 디지털 기록으로 담아
2750판 전통 방식으로 인출
목판 18건 보물 지정 ‘성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12월 13일 열린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 완료를 기념하는 고불식에서 목판 인출작업의 결과물인 영주 부석사 소장 삼본 화엄경 등 인경본 50종 231책 중 일부를 봉정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12월 13일 열린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 완료를 기념하는 고불식에서 목판 인출작업의 결과물인 영주 부석사 소장 삼본 화엄경 등 인경본 50종 231책 중 일부를 봉정하고 있다.

전국 사찰에 소장된 2만 7천여 목판이 6년간의 일제 조사를 통해 모두 디지털로 기록되고 전통 방식으로 인출됐다. 그간 인식 부족으로 보존 위기에 있었던 사찰 소장 목판에 대한 가치가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재)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와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2월 1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사찰 목판 조사·연구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술대회에 앞서 불교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은 목판 인출작업의 결과물인 영주 부석사 소장 삼본 화엄경 등 인경본 50종 231책을 부처님 전에 올리는 고불식을 봉행했다.

이날 고불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치사를 통해 불교경전의 간행은 인천의 큰 스승이신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홍포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오늘은 이러한 의미를 담은 전국사찰 목판 일제 조사 사업을 마무리하고, 결과물인 경판 인경본을 부처님 전에 봉헌하는 뜻 깊은 자리라고 밝혔다.

불교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추진한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사업을 진행했다. 사업의 주요한 성과 중 하나는 조사된 모든 목판을 고화소 디지털 촬영하고 이미지 DB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추진한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사업을 진행했다. 사업의 주요한 성과 중 하나는 조사된 모든 목판을 고화소 디지털 촬영하고 이미지 DB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학술대회에서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추진한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사업의 결과를 정리하고,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과제들을 되짚어보는 연구논문들이 발표됐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불교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은 지난 6년 동안 전국 114개 사찰에서 2만 7735판을 정밀기록화 조사를 완료했다. 무엇보다 조사 목판 전체를 ‘디지털 기록화’한 점이 의미가 크다. 실제 기존 목판 연구는 변상판, 권수판, 권미제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고화소 디지털 촬영을 진행해 이미지 DB를 구축했다. 

이에 대해 리송재 불교문화재연구소 팀장은 “사찰 목판에 대한 현황과 조사내용은 모두 디지털 자료로 구축했으며, 문화재청을 비롯해 목판 소장 사찰에도 자료를 제공해 보존·관리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며 “이 같이 구축된 DB자료는 향후 목판 보존 대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사를 통해 목판의 판종을 분류하고 간행기록을 확인한 점은 이번 조사의 주요 성과다. 실제 조사를 통해 △형태에 의한 판종 분류 △형태에 의한 판각시기 추정 △간행기록 재확인 △판종 재구성 등이 이뤄졌다.

전통 방식으로 제작된 한지와 송연묵으로 인출을 한 것도 눈길을 끈다.
전통 방식으로 제작된 한지와 송연묵으로 인출을 한 것도 눈길을 끈다.

또한, 조사대상 목판 가운데 시기·완결·기록성 등을 기준으로 전국 12개 사찰에서 50종 2,750판을 전통 방법에 따라 제작한 한지와 송연묵 등으로 인출했다. 한지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닥나무와 식물성 점제인 황촉규를 사용해 전통기법으로 제작됐으며, 송연묵은 소나무를 태운 그을음으로 만들어졌다. 인출은 국내 사찰 목판 인견에 인출 경험이 풍부한 전문 장인이 담당했다. 인출된 인경본을 장황해 전체 231책(77책, 각 3부)을 완성한 것도 의미가 크다.

그간 보존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사찰 소장 목판들이 관리 체계 안으로 편입됐다는 점도 이번 조사의 성과다. 그간 사찰 소장 목판은 정확한 수량과 내용 등의 파악이 어려워 문화재 지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조사로 사찰 소장 목판들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해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있게 했다.

실제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18건의 목판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됐으며, 현재에도 서울·경상도 지역 목판 12건이 국가지정문화재 추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불교문화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과제로 남았다. 리송재 팀장은 “일제 조사 사업의 성과로 구축된 목록을 바탕으로 비지정문화재까지 아우르는 모니터링 사업은 필수적”이라며 “목록화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을 구분해 사찰 소장 유물의 보관 현황과 보존 상태를 등급화하면 문화재 관리의 기초 자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 사업’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총 12년간 진행한 ‘전국 사찰 문화재 일제조사’ 사업의 연장선에서 추진됐다. 이를 통해 연구소는 전국 3,417개 사찰 소장 163,367점의 문화재에 대한 현황조사와 목록화를 완료했으며, 108건의 불교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하는 성과를 이뤘다.

향후 불교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 수미단, 천개(天蓋, 사찰 천장 장식) 등 사찰 목공예 문화재의 훼손과 멸실에 대비한 ‘전국 사찰 목공예 일제조사’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불교문화재연구소는 “그동안 수미단과 천개 등은 불상과 불화에 비해 불교건축 일부로 인식돼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했다”면서 “외부 위험에 노출된 수미단 및 불단 장엄용 목공예에 대한 정밀 자료를 조사를 통해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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