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세계문화유산 지정 이후 매년 봉행

불상에 1년간 쌓인 먼지를 터는 스님들. 사진출처=산케이신문

세계문화유산 일본 천년고찰 호류지(法隆寺)에서 특별한 행사가 봉행됐다. 매년 새해를 맞이하기 전 법당의 불상을 청소하는 오미 누구이(身拭)’ 법요다. 129일 일본 아사히신문’ ‘산케이신문’ ‘닛폰 텔레비전등 주요 언론들은 호류지의 오미 누구이를 보도했다.

오미 누구이란 우리말로 몸을 닦아낸다는 뜻이다. 불상에 쌓인 먼지나 때를 털고 닦는 이 행사는 일본의 여러 고찰에서 연례행사로 전해온다. 일반적으로 유명한 오미 누구이는 나라 토다이지(東大寺)의 대불을 청소하는 오미 누구이다. 호류지는 사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다음 해인 1994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12월 중에 봉행하고 있다.

129일 오전 10, 호류지의 대중스님들이 오미 누구이를 위해 사찰의 중심전각인 금당에 모였다. 먼저 호류지를 대표하는 오노 켄묘 관장스님을 법주로 발견식(撥遣式)이 봉행됐다. 청소 중에 신앙의 대상인 불상을 대한 악업을 피하기 위해서, 점안의 반대인 발견의식을 통해 불상을 보통의 조각상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관장스님을 비롯해 9인의 스님들이 독경을 이어가는 가운데 청소가 시작됐다.

길이 3m 가량의 대나무 장대 끝에 부드러운 일본지를 붙여 만든 먼지떨이와 작은 붓 등을 사용해 1년간의 먼지를 공들여 털어냈다. 청소가 끝난 후에는 다시 점안식을 거쳐 여법한 불상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날 오미 누구이는 금당의 본존불을 비롯해 호류지 내의 국보급 불상들이 모셔진 법당에서도 동일하게 진행됐다.

호류지 측은 호류지의 오미 누구이는 새해준비의 첫 시작이라며 본격적으로 새해를 맞이할 준비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멀리 도교근교에서 관광차 왔다가 오미 누구이를 보았다는 한 회사원은 스님들이 정중하게 불상의 먼지를 털어내는 모습을 보니 절로 몸이 시원해지는 듯하다고 감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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