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공영방송, 비구니 출가 일화 등 소개

이본·사브리나·조아나 스님
캐나다 비구니 연수기관 수행
‘삶의 가치’ ‘타인 위해’ 출가해
스님들 “불교에서 답 찾았다”

왼쪽부터 사브리나·조아나·이본·엘레나 스님. 사진출처=CBC

부모님과 남자친구에겐 충격이었을지 모르지만, 나는 단 한 순간도 내 결정을 후회한 적 없다.” 올해로 출가한 지 15년째인 비구니 이본 스님의 얘기다. 평범하기 그지없던 20대 여대생이 불교에 발을 디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캐나다 공영 방송 CBC가 캐나다의 비구니 연수 기관 ‘Great Wisdom Buddha Institute’에서 수행 중인 비구니 이본·사브리나·조아나·엘레나 스님 등과 인터뷰를 했다.

이본 스님은 대만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성인이 되면서 미국으로 이민, 퍼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때만 해도 남자친구와 풋풋한 사랑을 하는 여느 여대생과 다름없었다.

내 꿈은 현모양처이자 성공한 사업가였다고 밝힌 이본 스님은 출가하는 데 있어 남자친구와 헤어져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관계에 문제가 있어 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고, 그에게 출가에 대해 입을 뗄 때마다 우리는 함께 울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15년이 흐른 지금, 이본 스님은 당시 선택에 대해 단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본 스님에게는 이성에 대한 욕구보다 더 큰 삶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한 가치는 바로 자신의 인생. 그는 퍼듀 대학에 다닐 당시 교수님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라고 물었는데 600명의 학생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순간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나는 출가했다. 그리고 지금도 탐구한다고 했다.

출가한 지 13년이 된 사브리나 스님도 마찬가지다.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성장한 그는 LA다저스와 인기 팝 그룹이었던 백스트리트 보이즈의 열성팬이었다. “아주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가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그다.

그러던 사브리나 스님이 출가한 계기는 바로 타인이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한 것은 아니며, 누구나 인생에서 희()와 고()를 함께 겪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심리학 전공을 선택했고, 이후 동남아시아 불교국가로 불교 유학길에 올랐다.

남다른 에너지의 소유자이자 치장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던 조아나 스님도 어린 시절 가장 친한 친구가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그를 도울 방법을 고심하면서, 세상에는 그 친구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괴로움 속에 허덕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자신보다 타인의 아픔을 어루만지기 위해 고행을 택한 비구니 스님들. 이들은 인간의 고통과 번뇌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지금도 부처님 지혜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항상 여행을 다니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과 같은 행복만 누렸다. 그런데 내가 수행자가 되지 않았다면 사랑하는 그들을 위해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나는 불교에서 그 대답을 찾았다.”(엘레나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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