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한국인 종교 선호도’ 조사 결과 발표

호감도 높은 종교 ‘불교’
가톨릭 호감도 5% 줄어
젊을수록 종교에 ‘비호감’
제도종교 이탈 현상 확인
“불교계 전반적 인식 부족
계층 니즈 파악해 대응을”

한국 종교 중 국민들에게 가장 높은 호감도를 가진 종교는 불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민 중 절반에 가까운 43%가 호감가는 종교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돼 탈종교·탈제도종교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종교’에 대한 여론 조사를 실시하고 11월 28일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만 13세 이상 국민 1700명에게 종교 유무와 관계없이 호감가는 종교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가장 호감이 가는 종교”에 대해 물은 결과 응답자의 43%가 “없다”고 가장 많이 답했다. 불교에 대해 “호감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6%로 제도 종교 중에는 가장 많다. 개신교는 응답자의 20%, 가톨릭은 11%가 “호감이 있다”고 답했다.

선호 종교를 성별로 보면 불교는 남성 23%, 여성 28%의 호감도를 보였고, 개신교는 남성 16%, 여성 24%로 남성보다 여성이 해당 종교를 더 좋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다만, 가톨릭은  남성 10%, 여성 11%로 남녀 선호도가 비슷했다.

연령별로 보면 불교는 고연령일수록 현저히 호감도가 높았다. 13~18세는 8%, 19~29세는 12%의 호감도를 보였지만, 60대 이상에서는 40%로 나타났다. 반면 개신교와 천주교 선호도는 전 연령대에 걸쳐 비교적 고른 편이였다.

“좋아하는 종교가 없다”고 답한 사람은 여성(37%)보다 남성(50%)에서, 그리고 저연령(13~18세 60%·19~29세 61%)일수록 더 많았다.

2014년과 비교하면 좋아하는 종교로 가톨릭을 답한 사람은 5% 줄었고, “없다”는 응답은 5%가 늘었다. 불교와 개신교는 1% 이내 차이에 그쳐, 5년 전과 거의 변함없는 수준이었다.

현재 믿는 종교별로 보면 불교·개신교·천주교 등 주요 3개 종교를 믿는 사람(종교인) 중 약 90%가 자신의 종교를 가장 좋아하는 종교로 꼽았다. 믿는 종교가 없는 사람(비종교인) 중에서는 불교 12%·천주교 8%·개신교 6%였고, 74%는 특별히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이 같은 조사에 대해 전문가들은 탈종교·탈제도종교화의 단면이라고 분석하고 불교계의 대응을 요구했다.

박수호 중앙승가대 교수는 “탈종교화시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면서도 “단순한 호감의 문제가 아니라 종교에 대한 효용 가치를 현대인들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나이가 어릴수록 더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원론적이지만 불교계는 계층별 니즈(needs)를 파악해 필요한 것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경쟁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잠시 쉬어가라’ 같은 추상적인 위로가 아닌 실질적으로 휴식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도 “예견된 결과”라면서 “쉽게 불교에 접근할 수 있도록 상담과 문화체험 등을 통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는 ‘탈제도종교화’의 측면에서 문제를 볼 것을 주장했다. 그는 “현재 한국사회는 종교 개념이 개편되고 있다”면서 “현대인들의 종교성이 약화되지 않고 있다. 제도권 종교에 대한 거부감에 이탈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불교는 이 같은 사회적 현상에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한 전반적 인식 자체가 전무하다”고 지적하며 “탈제도종교화에 대한 인식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 자체 조사이며, 면접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2.4%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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