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평론 20주년 특집호
‘불교, 이상사회 꿈꾸다’

국가부터 삶·가정·행복까지
불교적 이상향 대해 고찰해
“수행으로 공동체 형성하고
세계 영향 주는 게 곧 평화”

종교나 철학사상에는 바라마지 않는 이상향이 존재한다.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기에 모든 사람들은 이상의 나라를 꿈꾼다. 그렇다면 불교가 꿈꾸는 이상사회는 무엇일까.

불교계 대표 학술계간지 〈불교평론〉은 창간 20주년 특집호로 발간된 통권 80호에서 불교가 꿈꾸는 이상사회의 모습을 고찰했다.

‘불교, 이상사회를 꿈꾸다’를 특집으로 다룬 〈불교평론〉은 세계평화·국가·경제·노동·환경·성평등·가정·삶 등 15개 분야에서의 불교적 이상사회를 살폈다.

허우성 경희대 명예교수는 ‘불교가 꿈꾸는 세계평화’에서 “개인 수행이 완성돼 청정행의 공동체를 수립하고 그것이 국내외 정치까지 영향을 미치면 좋다”면서 “그것이 불교식 평화추구법”이라고 설명했다.

불교적 이상국가에 대해서는 윤세원 인천대 명예교수가 다뤘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불교도들이 건설하고자 했던 세속의 이상사회는 기본적으로 불교라는 종교의 최고 가치인 깨달음의 추구와 이에 파생되는 결과로서 자비실천이 순환될 수 있는 방식으로 조직된 사회구조와 윤리관이 확립된 사회”라며 “이는 오계가 보편적 윤리규범으로 실천되는 도덕적 국가사회를 말한다”고 주장했다.

붓다의 좋은 노동을 이야기한 유승무 교수의 글도 눈길을 끈다. 수행을 노동으로 인정받기 위한 붓다의 인정투쟁을 사례로든 유 교수는 “붓다의 실험은 좋은 노동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과 관련해서 상당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면서 “사회의 각 세력이 각자의 이익추구를 배제하고 좋은 노동을 실현하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진다면 얼마든지 공생·협력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환경에 대해 고찰한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서둘러 살지 말 것’을 강조하면서 “불자에게 익숙한 연기 실상과 욕망의 무상함의 가치는 시대를 넘어 온갖 환경 파괴와 생태 교란이 빚어지고 있는 인류세에 더욱 빛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불교평론〉 80호에는 △월인석보와 훈민정음의 상생관계(정진원) △민중의 삶 공유한 불교소설 두 편(유한근) △고형곤-철학의 세계에 다시 태어나는 선(신규탁) 등의 다양한 논단과 연재도 함께 수록됐다.

홍사성 〈불교평론〉 주간은 권두언에서 “불교가 주창하는 행복, 추구하는 방법은 무명에 눈이 가려진 사람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역류의 길’”이라면서 “부처님이 모범을 보였던 것처럼 더 큰 원력으로 세상을 향해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 어떻게 해야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질지를 설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의 이상을 현실에서 구현하려는 원력은 한마디로 고난의 길”이라면서 “그 길을 함께 가려는 사람에게 〈불교평론〉은 기꺼이 친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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