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화 전시가 열린다. 김정은 작가는 12월 18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개인전 ‘물들다(absorb)’를 개최한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옻칠을 이용한 회화 10여 점을 선보인다. 옻칠화는 기원전 1~3세기 전부터 활용됐던 옻칠기법에서 파생된 회화로, 장인의 기술과 재료적 가치를 인정받는 전통공예와 회화를 접목시킨 새로운 장르다.

옻칠은 화학물감과 달리 생명력을 지닌 천연물질로 건조 과정이 화학물감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옻칠의 민감한 반응을 다루고 의지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통한 숙련이 필요하다. 그림을 그린 후 칠장에서 적정 습도와 적정 온도를 유지하면서 섬세하고 까다롭게 작품을 말려야 한다.

색을 얹었을 때에는 앞서 말린 옻칠에 사포를 이용한 수작업이 있어야 새로운 색을 더할 수 있다. 때문에 여러 차례 말리고 갈아내고 색을 입히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옻칠은 여러 차례 칠을 더할수록 맑게 빛나고, 향균, 방습, 방오뿐 아니라 원래의 물질보다 훨씬 단단해지는 성질을 지닌다. 옻칠의 까다로운 제작기법과 옻빛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김정은 작가는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오랜 시간을 수행으로 삼고 있다.

이번 전시의 그림은 운문사 명성 스님의 구순을 기념해 제작된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부분을 장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