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찰·복지단체 연말연시 ‘자비 행사’ 잇달아

서울 한파주의보가 내린 11월 25일,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을 비롯한 봉사자들이 손에는 쌀과 전기장판이 들려있었다. 사직동 골목길 속 작은 단칸방에서 나온 허리가 굽은 할머니와 생필품을 전달하는 이들, 모두의 마음은 따뜻해졌다.

소외이웃 필요물품 취합해 전달
김치, 짜장면 등 먹거리 보시도
온라인 기부통한 기부 증가 추세
“새로운 기부 방식 개발” 필요해

연말연시를 맞아 불교계가 진행하는 자비나눔행이 활발하다. 거리에는 한파가 이어지고 있지만 불자들의 오가는 마음 속 자비온도는 뜨겁기만 하다.

꼭 필요한 물품 직접 전달

서울 조계사와 조계사 신도들로 구성된 ‘행복나눔 가피봉사단’은 11월 25일 종로구 산하 17개동에서 차상위계층 및 법정급여자 110가구를 찾아 노후 전기장판을 교체하는 ‘2019 따뜻한 겨울나기’ 행사를 진행했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은 “이번 전기장판 교체는 10년 넘은 오래된 전기장판을 많이 쓰시는데 화재, 화상 위험에 노출됐다는 연락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단순한 생필품뿐만 아니라 필요한 물품을 찾아가서 전달하자는 취지에서 진행하게 됐다”며 “앞으로 어려운 이웃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계사와 같이 최근 불교계 연말연시 자비나눔행은 금전 지원을 넘어 물품을 받는 이들이 필요로 한 것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름다운동행의 연탄나눔이다. 아름다운동행은 11월 27일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아이연탄맨 사전모금홍보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아이연탄맨 나눔행사에 돌입했다. 아이연탄맨은 후원금을 내면 그만큼 연탄을 기부해 전달하는 행사로 12월 12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연탄나눔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장나눔 등 먹거리 후원 확대

불교계의 따뜻한 정은 먹거리 나눔에서도 드러난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11월 25일 영등포 보현의집에서 하나금융나눔재단과 함께 장애인 가정의 겨울나기를 위해 김장 7000kg을 장애인 복지시설 10곳에 전달했다. 이날 김장은 장애인들의 밑반찬용으로 특별히 만들어졌다.

서울 조계사도 사찰 사상 최대인 6500kg에 달하는 김장을 주변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눴다. 서울 조계사는 11월 28일 대웅전 앞에서 김장나눔전을 열고 5kg의 김치통 1300개를 창신동 쪽방촌과 한부모가족쉼터, 종로노인복지관 관리가구, 종로구 17개 주민센터 등에 전달했다. 특히 조계사와 도농교류를 하는 해남군의 후원으로 예년보다 많은 5000포기의 김치를 담갔다.

서울 국제선센터도 12월 4일 다문화 결혼이주여성 30명을 초청해 김장을 담그는 연말행사를 열었다. 한국사회 적응이 필요한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직접 김치를 담그고 함께 지역 경로당 등을 찾아 나눔을 함으로써 한국문화를 익히게 하는 취지다. 서울 남부출입국관리사무소와 함께한 이날 자리서 참가한 100여 대중은 1000여 포기를 담가 지역사회에 전달했다.

국제선센터 주지 법원 스님은 “나눔행사는 한국 고유의 정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기회”라며 “우리 공동체를 함께 구성하는데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밖에 사회 소외 이웃에 따뜻한 식사 한끼를 선물하는 아름다운동행의 찾아가는 짜장공양도 11월 26일 혜명양로원을 찾는 등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서울 봉은사의 경우 12월 7일 봉은사 경내서 봉은사김장축제를 개최한다. 지난해 봉은사는 김장축제를 통해 약 9000여 포기의 김치를 담가 소외계층에 전달한 바 있다.

온라인기부도 활성화 추세

최근에는 CMS·ARS 등 전화 등을 활용한 기부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한 불교계 기부도 늘고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관장 희유)도 2002년부터 ‘나눔의 등축제’를 통해 등을 매개로 온라인 기부 등을 받아 매년 1억여원이 넘는 금액을 모연해 사회 소외계층 돌봄에 사용하고 있으며,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등도 연말을 맞아 해피빈을 통해 쪽방촌 아이들이 읽을 책선물 등을 기부 받고 있다. 아름다운동행 예비 초등학생 책가방 지원사업 ‘책가방 보내기’의 경우 모금글 게시 9일 만에 해피빈으로 270여만 원이 모였으며, 아프리카 탄자니아 아동 청소년 영양지원 ‘해피콘 옥수수죽’ 사업도 매월 평균 후원율 103%를 기록하고 있다.

아름다운동행 관계자는 “각종 캠페인을 접하는 경로 또한 기존에는 사찰에서 접했다만 지금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반응은 모바일 사이트 등을 통해 온다”며 “온라인 기부가 늘고 있는 만큼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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